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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까지만 해도 학교 앞에 지하철역이 없었기 때문에 버스가 고대생들의 주요 교통 수단이었습니다.
어떤 게시물에 댓글 달다가 학교 앞을 지났던 옛날 버스 노선의 추억들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2 : 좌석 버스. 서울역 가는 유일한 버스. 명절에 기차 타러 갈 때 주로 이용.
7-1 : 청계천-신촌. 대학 입학 후 첫 번째 가투 나갈 때 탔던 기억. 세 명(선배 1명, 여자 동기 1명, 나)이 한조를 이뤄 청계 7가에서 내리라는 택(tac. 택틱의 준말. 가투 나갈 때 받는 지령)을 받고 잠바 속에 P(유인물. 전단지) 한뭉치 숨기고 셋이 함께 탑승. 최루탄 터지고 길바닥엔 지랄탄 왱왱 거리고 백골단에게 잡히면 죽을 것 같아서 여자 동기 내팽겨치고 혼자 도망감. 얼마 후 가투에서 명지대생이 백골단 몽둥이에 맞아 사망. ㅜㅜ
7-2 : 7-1과 거의 같은 노선
11 : 개포동 - 압구정. 90년대 초반에 신설된 노선. 압구정동 갈 때 딱 한 번 타봤음.
19 : 도봉산 - 동대문 운동장
28 : 우이동 - 동대문 운동장 - 강남역. 우이동 엠티 갈 때 학생들이 많이 이용.
30 : 여의도-종로. 종로에 영화 보러 갈 때 많이 이용. 당시 종로 일대는 영화의 메카였음.
30-1
34 : 상계 - 명동 - 이대. 명동 마실 나갈 때 이용. 입학하고 첨 본 영화가 <늑대와 춤을>이었는데 이 버스 타고 명동에서 내려서 명동칼국수 먹고 감동하고(지금 명동칼국수는 그 때 맛이 아님) 대한극장 가서 70미리 초대형 스크린에 또 감동 먹고, 도토루 가서 셀프 서비스 커피에 놀라고 '와. 이래서 사람은 서울로 가라는 거구나' 했던 그 날의 기억.
34-1 : 34번과 거의 동일 노선
38 : 석계 - 청량리. 엠티 갈 때 떼로 탑승. 청량리역 광장에 우루루 모여 앉아 신발 한짝 들고 땅바닥 치면서 응원가 부르고 놀았음. 통일호 타고 대성리, 청평, 가평 이런데로 엠티 많이 갔음. 요즘도 그 쪽으로 많이 가나요?
38-1
154-1 : 정릉 - 종로. 첫 하숙집이 정릉이어서 자주 이용.
154-2
333 : 하계 - 종로. 그 유명한 시내 버스 333. 은하철도 999 가사를 개사해서 불렀음.
버스가 종암동 지나서 고대 앞에 닿으면
술 취한 고대생이 버스에 올라타네
돈 못 받은 운전사의 눈동자는 불타 오르고
자리 뺏긴 할머니의 두 눈엔 눈물이 솟아 오르네.
힘차게 달려라 시내 버스 333
힘차게 달려라 시내 버스 333
803 : 태릉 - 외대. 입학 후 첫 미팅을 서울여대랑 했는데 축제에 초대 받아 이 버스 타고 갔던 기억.
혹시 빠뜨린 노선 있나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18 20: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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