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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소설) 내가 의학을 포기하도록 만들 뻔 했던 환자 이야기 3
(공포) (소설) 내가 의학을 포기하도록 만들 뻔 했던 환자 이야기 3
PinkPancake
등록일 : 2019-02-01 05:49:05 | 글번호 : 18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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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다음 이야기를 쓰다가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를 망치게 될 거 같길래,



약속했던 것 보다 일찍 돌아왔어.  



일년 중 가장 즐거운 날에 맘에 담아두고 싶은 내용은 아니니까.





내가 이걸 쓰느라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여러분들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  



아직 본론은 나오지도 않았는데도 진득하게 앉아서 이 글을 쓰는데만 술을 얼마나 마셔야 마음이 진정되는지 모르겠다.  



내 아내가 내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데,  지금 쓰고 있는 내용이 뭔지 설명해줬더니 이해해줬어.  



지금까지 내가 이 이야기를 직접  공유한 건 그녀가 처음인데,



사랑의 힘인지 원래 열린 마음을 가졌던 건지, 내 말을 전부 믿어 주었어.  



물론 여기 여러분들도 내 말을 믿어주고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뻐.  



몇몇은 조금씩 이야기의 조각을 맞춰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는 거 같네.  



사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도 이해해.  아직 정보가 부족하니까.





어쨋튼, 바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구.  저번에 Nessie의 자살까지 말했지.  



그때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어.  



솔직히 그럴 수 밖에 없겠지.  



나도 이 병원에 레지던트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Nessie의 죽음은 몇년이 지나도 날 괴롭힐 거라고 느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당시에 나는,그녀의 죽음에 대해 단 한가지 생각 밖에 할 수 없었어.  



(지금은 생각할 때마다 이불을 찰 일이지만…)  





“기회다!”  





이제 Joe에게 투약업무를 수행할 사람을 새로 뽑아야 할텐데,



어느 경력있는 간호사가 미쳤다고 어제 벌어진 일에 대한 소문을 듣고도 자원하겠어.  



난 레지던트니까,그 일을 하겠다고 순진하게 자원하더라도 다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테고,



그러면 아무도 모르게 우리의 미스테리 환자님에게 비밀리에 심리치료를 해 볼 수도 있지 않겠어?  



그렇게 시작해서 일이 잘 풀리면,그의 케이스를 검토해보겠다고 공식적으로 요청할 수도 있겠지.  



나는 즉시 선의의 제스쳐인 양 밤 근무를 자원한 다음에,



이걸 빌미로Joe의 투약업무를 자원해보기로 결심했지.





기자들과 경찰들이 철수하고 병원이 정상근무 체제로 돌아가자 마자, 난 계획을 실행으로 옮겼어.  



설명한 것 처럼,날 담당하는 전문의는 Nessie도 사망한 상황에



밤 근무를 자원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고마워하는 것 같았어.  



하지만, 내가 Nessie가 맡던Joe의 투약업무를 맡고싶다는 이야기를 하자마자,



약간의 미소까지 얼굴에서 증발해버렸어.





“자네, 그 환자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했나?”





그가 물었다.



나는 들었노라고 대답했지.





“Nessie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봤던 환자가 그 환자라는건 알고 있겠지?”





그가 물었다.



그의 말투에서는 떨림을 참기 위한 잠깐의 망설임이 느껴졌다.



난 지나는 소문은 들었지만, 확실히 들은 건 없다고 대답했어.





“그래도 Joe의 방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없다는 정도는 알고 있잖아, 그렇지?”





난 그렇다고 대답하고,Joe의 방에 들어가는 사람이 워낙 적은 걸 보면



특별한 허가를 받아야 출입이 가능 한 줄 알고 있었다고 얘기했지.  



전문의는 웃기 시작했어.





“자네가 그렇게 원내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니 고맙지만,



솔직히 내 환자들 챙기기도 정신이 없는데 다른 의사가 뭘 하는지 어떻게 알겠어.  



자네도 원한다면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었다구.  



다만, 그 방에 기꺼이 들어갈 사람이 거의 없을 뿐이지.  



그 사람들도 우리 병원의 평판을 지키기 위해서 아무리 까다로운 환자도 방치하지 않으려는 노력하는거지.  



얘기하는 걸 보아하니,뭔가 꿍꿍이가 있구만.  무슨 생각인가?”





난 아무 속셈 없이,  단순히 돕고 싶었던 것 뿐이라 했다.  



그는 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이 양반아,내가 너처럼 잘나가는 의대를 졸업한 건 아니지만 멍청하진 않아.



자네는 이곳에서 일하기 과분한 스펙을 갖고 있어.  



아마 자네 커리어의 최 하점이 바로 이곳이 될꺼요.  



아니 그런데,나한테 와서 환자 치료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간호사가 하는 업무를 자처한다?  



이래놓고 아무런 꿍꿍이가 없다고?  솔직히 말씀하시지 그래.”





아무래도 빠져나갈 방법이 없겠더라고, 그래서 멍청한 척 하는게 솔직하지 못하게 보이는 것 보다는 낫겠다 싶었지.  



난 그에게, 솔직히 내 심리치료 실력을 Joe에게 한번 테스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했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화를 내지도,웃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지친 듯 슬픈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볼 뿐이었다.





“내 그럴 줄 알았어.  Joe가 어떻게 살았는지 직접 봤으면 절대 그런 생각 안할텐데.”





난 그에게 다 읽어봤다고 말해버릴까 생각했다가,이내 관두고



내가 Joe를 잘 관찰하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어.  



이 이야기는 그를 웃게 했지만, 그의 웃음은 어딘가 쓴 탄식같은 것이 섞여있는 듯 했어.





“아무리 관찰해봐야 소용없다니까.  



우린 지난 20년간 Joe를 관찰해왔지만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몰라요.  



그냥 가둬놓는게 최선이라는 거 만큼은 확실하지만.”





그는 의자를 뒤로 젖혀앉으며 길게 한숨을 쉬었어.





“사실 자네가 날 속이고 환자를 치료하려고 했다는 것 만으로도 자네를 징계해야겠는데.  



아니 해고해버려야되나?  자네가 다른 평범한 레지던트였다면 해고해버렸을꺼야.  



하지만 내가 얘기한 것처럼 자네는 여기서 끝나기 아까운 인재인데다,



다른 의사들한테 들은 바에 따르면 자네는 의대를 이제 막 졸업한 주제에 거의 전문의의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지.  



그러니 징계는 관두도록 합시다.  아 해고도 안할테니까.  



그래도 그.. 그 놈을 치료하는 일 만큼은 내 능력 밖의 일이야.  



자네가 Joe를 치료해보고 싶다면, 더 윗선으로 가야되네.  



아주 아주 윗선.  자네가 아주 운이 좋아야 안된다는 말이라도 들을 수 있을거야.  그래도 해보겠나?”





난 지체없이 고개를 끄덕였어.  



그는 다시 한숨을 쉬고, 의자에서 일어나 나에게 따라오라는 제스쳐를 보였어.





난 그를 따라서 엘리베이터에 타고 나서야 윗선을 만나러 간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했어.  



그는 엘리베이터에 타자 마자 병원의 최상층 버튼을 눌렀는데, 거긴 최고 책임자들의 오피스만 있는 층이었거든.  



그리고 그가 날 데려간 오피스 문 앞에 도착해 명패를 보고 나서야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이해할 수 있었지.





그는 날 병원장인 Dr. G의 오피스로 데려온 거야.



가벼운 노크가 울리자마자,Dr. G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문을 열고 날 데려온 의사를 쳐다봤어.





“네 Bruce, 무슨 일인가요?”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빈틈없이 재단된 정장처럼 딱 부러지는 느낌이었어.  



날 데려온 의사는 날 가리키며 말했지.





“Rose, 이 사람은 Parker H씨 입니다.”





그가 말했다.





“우리 병원 레지던트 중 한 명인데,그 환자를 치료하고 싶답니다.  



당신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알려줬어요.”





Dr. G는 내게 시선을 옮겼는데, 전혀 깊은 인상을 받지 못한 것처럼 보였어.





“수고했어요, Bruce,”





그녀는 내 눈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말했어.





“여기서부턴 제가 알아서 하지요.”





오피스로 들어오라는 그녀의 몸짓에, 난 오피스로 들어와 그녀의 책상 앞에 있는 부드러운 가죽 안락의자에 앉았어.



Dr. G는 내 건너편에 앉아 내 얼굴을 쳐다봤는데,



그녀의 시선은 마치 내 얼굴을 뚫고 지나 내 머리 속 생각을 읽는 듯 했어.



당시 Dr. G를 바라보던 나는,



저런 여자가 어떻게 정신과 전문의로서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녀가 정신이 망가진 환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그들을 치료한다고?  



내가 보기에 그녀는 공감의 “공”자도 이해하지 못할 것처럼 보였는데.





그 뿐 아니라,정신과 전문의는 보통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풍기기 마련인데,그녀는 차갑고 무서워 보였어.  



파일에서 봤던 기록에 의하면, 그녀는 적어도 50대 초반이어야 했는데,40살도 안되어 보였지.  



그녀의 적갈색 머리는 어깨까지 내려왔고, 둥글지만 여윈 얼굴에 번쩍이는 녹색 눈을 가지고 있었어.  



또 그녀는 굉장히 키가 크고–정장 스타일의 힐을 신어서 나보다도 키가 컸어 –



마치 올림픽 선수마냥 깡마르고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었지.  



내가 조금만 더 나이가 있었다면 그녀를 매력적이라고 생각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날 노려보는 그녀의 매의 눈은 당시 내가 얼마나 어리고 경험없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 뿐이었어.  



마치 엑스레이 앞에 벌거벗겨져 있는 느낌이었지.



잠시 날 관찰하던 그녀는, 마침내 말했어.





“자, 그럼 쉬운 질문부터 시작해봅시다.  의대 졸업하고 바로 여기서 일하기 시작하셨다고?”





그렇다고 대답했어.





“어느 의대인가요?”





내 대답을 들은 그녀의 눈썹이 올라갔다.





“그런데 그런 의대를 졸업하신 분이 왜 여기서 일하고 있습니까?”





난 내 약혼녀 이야기를 했어.  



그녀의 표정이 약간 풀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의심을 풀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지.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가 되려고 레지던트 중이라고 했죠?”





난 그렇다고 대답했어.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날 다시 잠시 뚫어보다 말했어.





“그런데 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를 치료해보겠다고 하는 겁니까?”



“그게,” 난 대답했지,“제 생각엔 치료하지 못할 거 같지 않은데요?”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Joe와 얘기해본 적 있나요?”



“아니요.”



“그의 파일을 열람해 봤나요?”



“아뇨,”





난 재빨리 대답했지만, 내 말투에서 거짓이 느껴졌는지, 그녀는 눈에서 불을 뿜기 시작했지.





“마지막입니다.  한번만 더 거짓말하면 쫓아내버릴테니.”



난 숨을 삼키고“알겠습니다,” 대답했어. “봤습니다.”



“좀 낫네요,” 그녀는 대답했어.





“그래, 그 파일을 보고도 Joe를 치료하고 싶다니, 생각해 둔 진단명이라도 있겠군요.  



날 포함해서 이 병원 의사들이 지난 20년동안 놓친게 뭔지 한번 가르쳐줘 보시죠”





그런 유도심문에 넘어갈 순 없지.  



난 심기를 거스르지 않을 대답을 줘야한다고 생각했지.





“아무것도 놓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난 빠르게 대답했다,





“그냥 기록상Joe가 마지막으로 치료를  받은 게 90년대로 나오더라구요.  



아시다시피, 그 후로 DSM이 상당히 많이 개정됐잖아요.”





“잘난 체는 그만하고 용건부터 말하세요.”





침을 삼키고 말했어.





“내 생각에,Joe가 아주 복잡한 사이코패스의 한 종류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첫 진단이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80년대 기준으로 이해하기엔 너무 복잡했겠죠.  



거기에 가학성 성격장애도 있어 보이고, 일종의 정신적 조로증도 있어 그 나이보다 더 어른같이 보입니다.  



가장 특이한 것은,주변 사람들에게 환영을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인데, 드물긴 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제 생각엔 오히려 그가 타인의 감정을 그대로 흉내내는 정신병이 있는지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





그녀는 손을 들어 내 말을 가로막았다.





“틀렸습니다,”





그녀가 말했어.





“시도는 좋았지만, 여전히 틀렸어요.  



그래도 정답을 말할 수 있을거라고 예상은 하지 않았어요.  파일을 보지 못했으니까.”





내 눈썹 하나가 움찔했어.





“저, 그건 제가 봤다고 자백했지 않았던가요?”  난 물었어.





“당신이 본 건 전체 파일이 아니란 말입니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몇 년에 한번씩은 기록보관실에 있는 자료를 몰래 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오는데.  



그러니 일부러 파일을 완전히 치우지 않고,열람한 사람이 겁먹고 더 이상 호기심을 갖지 않을 정도만 남겨뒀죠.  



당신은 딱 내가 보여주고 싶은 만큼만 본 겁니다.”

난 멍청하게 눈을 껌벅였다. “얼마나 더 있는데요?”  난 물었어.



그녀는 책상 서랍안으로 손을 뻗어 커다란 파일 하나와 작은 사각형의 상자 두개를 꺼냈어.  



그녀는 허공에 그 자료들을 잠시 휘두르고는 다시 서랍안에 넣어두었지.





“많지는 않아요,”





그녀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어





.“여기엔 자료실에 있는 것보다 좀 더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이 들었습니다.  



물론, 오디오 테이프 두개도 있지요.  사실 그 오디오 테이프 때문에 당신 거짓말을 바로 꿰뚫어 볼 수 있었지만.  



기록행정원한테, 누구든 이 관리 번호를 대면 바로 나에게 알리도록 얘기를 해뒀거든.  



기록행정원들은 왜 그런 지시가 필요한지 모르겠지만,당신같이 똑똑한 사람은 눈치챌 수 있겠죠?”





“그 관리 번호를 아는 사람은 파일을 몰래 훔쳐본 사람 밖에 없을테니까,”  





난 낙담한 목소리로 대답했어.  



그녀는 의기양양한 듯 고개를 끄덕혔다.





“즉, 난 당신이 내 오피스에 들어오기 전부터 당신이 Joe의 파일을 봤다는 걸 알고 있었지.”





그녀는 의자에 편하게 앉아 만족한 듯한 얼굴로, 다시 뚫어보는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어.  



고양이 앞의 쥐의 기분이란게 바로 이런 거겠지.





“자,” 그녀가 차갑게 말했어.





“여기서 정보의 우위를 가진 사람은 바로 나라는 걸 확실히 했으니, 한 번 들어봅시다.  



이번에는 우리가 DSM에 기재된 내용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들이라던가,



지난 20년간 이 병원 의사 중 아무도 Joe가 여러가지 드문 정신병을 복합적으로 앓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 거라는



헛소리는 집어치우시고.  



내가 다른 사람들로 부터 격리시킨 환자를 왜 당신한테 맡겨야하나요?  



아 그리고 이번엔 좀 영리한 대답을 기대할께요.  



이 병원에서 똑똑한 사람이 당신밖에 없는게 아니니까.”





그녀는 고개짓을 따라간 내 눈에 그녀의 의대 졸업장이 보였어.  



내가 졸업한 의대보다 순위가 높은 몇 안되는 의대의 졸업장이었다.  



난 잠시 멈칫했어.





“전…”





난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말을 멈췄어.





“그럼 이제와서 Joe를 격리시킨 진짜 이유를 물어봐도 소용이 없겠죠?”



“좋은 질문이군요,”





그녀는 말하며, 놀랍게도 웃음을 보였어.





“일단은 소용이 없다고 해둡니다.  



그래도 급하게 대답을 찾으려 하지 않고 질문으로 대신한 것은 아주 좋았어요.  



1점 만회했군요.  하지만 우선 당신의 대답을 들어보고,괜찮았다고 생각하면 얘기해주겠어요.”





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시간을 벌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얘기했어.





“일단,” 난 대답했어,





“그의 치료 기록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몇군데 있습니다.  



제 생각에 그건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그렇게 디자인했다고 보이는데, 거기서 시작해 보도록 하지요.”





그녀는 아무 말도 안했지만,얼굴에 미소는 그대로였어.  



내 이야기가 아주 틀리진 않았거나, 아예 감도 못잡아서 웃기기 때문이겠지.  



뭐, 제대로 된 정보도 없는데 이제 와서 재고할 것도 없었지.  



난 계속했어.





“일단 제 담당 전문의가 한 말 중에,



‘아무나 Joe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아무도 그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난 말했어.  





“그래 놓고는,제가 Joe를 치료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더니 절 여기로 끌고 왔죠.  



심리치료라는게 원래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끝나기 마련인데,



Joe와의 이야기는 금지되어 있지 않지만 치료는 금지되어있다는 건



당신이 Joe의 치료에는 구술 심리치료 외에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뭔지는 몰라도 의사의 상담 이상의 무언가가요.”





“감을 잘못 잡았군요,”





그녀는 눈길을 돌리며 이야기했어.



쫄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다시 시작했지.





“좋아요, Joe를 치료하는데는 구술 심리치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해둡시다,”





난 이번에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더 천천히 말하며 대답했어.





“그런데도 불구하고, 당신은 사람들이 Joe와 말을 섞는 것을 말리고 있지요.  



Joe와 이야기하는 그 행위 자체 만으로도 위험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Joe와 잠깐 이야기를 하는 정도는 괜찮다고 하더라도,아무나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심리치료가 될 수는 없지요.  



내가 긴장성분열증 환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고 해서 그가 내 환자가 되진 않아요.



내가 그와 얘기를 했다는 것 만으로 그를 책임질 필요는 없지요.  



하지만 그가 내 환자로 배정된다면, 그의 치료와 안위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되겠죠.  



뭔가 잘못되면 그의 가족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그녀는 갑자기 내 말을 끊으려 들었는데,이건 내 마지막 단어가 지금까지 어떤 말 보다 효과적이었다는 의미였겠지.  



그녀는 침묵하고 계속 들었어.  



나는 천천히 숨을 내쉬며 말했어.





“그게 아니라면,”난 계속했어,





“당신은 옛날부터 그가 치료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겠죠.  



그렇다면 다른 의사들이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해봤을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Joe가 아직 이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의 가족의 심기는 처음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군요.  



그렇다면 당신이 다른 누군가를 보호하려 하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군요.”





갑자기 내 머리속으로 한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그럴 수 밖에 없지!  파일에 있던 전임 병원장 편지,



Joe의 가족이 더 이상 병원비를 내지 않더라도 병원 비용으로 Joe를 계속 입원시켜



Joe로부터 바깥 세상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던 그 편지.  



그건 바로 당신에게 썼던 편지였어요.  



그래도 그건 다른 의사들이 Joe의 담당 의사가 되지 않도록 그렇게 노력하는 이유는 아니죠.  



의사라는 직업이 원래 다른 사람들에게 꺼림칙한 일을 다루는 일이니까.”





이제 말이 제멋대로 나오고 있었고, 그녀가 하려고 해도 날 막을 수 없었을꺼야.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만만해 보였지.





“하지만 거꾸로, 만약 위험한게 바로 우리 의사들 쪽이라면,”





난 신이 나서 말했어,





“정신과 환자를 치료할 때는 매우 드문 경우긴 하지만,



전염성이 높은 병에 걸려 격리치료를 받는 환자를 상대할 때는 자주 있을 수 있는 일이죠.  



전염성 환자들은 치료에 필요한 사람들 외에는



엄격히 접촉을 금하고 의료진도 총 접촉 시간을 제한하기 위해 적절한 절차를 따르도록 되어있죠.  



에볼라 환자의 병실에 몇 분 같이 있었다 해서 병이 옮진 않지만,



적절한 절차 없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반복해서 접촉하게 된다면,



결국 장기간에 걸친 노출에 의한 사형선고를 받게 되겠죠.”





“마찬가지로, 지금 상황을 보아하니, 이 환자에게 몇 분 정도 얘기를 나누는건 크게 위험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마지막 간호사에게 일어난 일을 보면, 그녀는 매일 밤 Joe와 접촉을 했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결국 당신이 염려하는 것은 Joe를 담당하는 의사가Joe에게 장기간 노출되서



Nessie와 같은 행동을 할까봐 걱정하는 거군요.”





난 갑자기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소름을 느끼고 이야기를 중단했다.  





“Dr. G, Joe를 치료했던 의사들… 그 사람들 어떻게 됐는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그녀는 손을 들어 천천히 박수를 쳤다.





“그 질문 만큼은 내가 대답해줄수 있죠,”





그녀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변해서 깜짝 놀랐어.



그녀의 목소리는 더 이상 날카롭지 않고, 오히려 연약하거나 슬픈 느낌이 들었거든.



천천히, 그녀는 책상 안에서 두꺼운 파일을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Dr. A가 Joe의 첫 진단을 했죠. 아니 시도했다고 해야 되나, 어쨋튼,”





그녀는 말했다.





“기록에서 4년간의 공백이 있는 걸 봤겠죠.  



믿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그를 내버려둔게 아니에요.  치료하려고 노력해봤습니다.  사실…”





그는 침을 크게 삼켰다.





“내가 첫 타자였어요.  내가 레지던트를 끝내자 마자, Dr. A가 ‘자네가 여기서 제일 똑똑하니 한번 해보라’고 하셨죠.  



나도 내가 여기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Joe를 치료한 지 4개월쯤 되는 날, 약제실로 쳐들어가 약 한 통을 통채로 삼켰습니다.  



그 뒤로 Dr. A는 날 근무에서 제외시키고, 심리치료를 받고 복귀할 때까지 기간을 유급병가 처리해주었지요.  



난 개인병원에서 몇 달간 치료를 받고서 돌아왔지만, 그 뒤로 다시는 Joe의 담당으로 배정된 적이 없어요.  



내 다음으로 배정된 Joe의 담당의는1년 버텼네요.  



그러다 어느 날 아무런 말도 없이 출근하지 않았어요.  



그는 이틀 후, 우리가 실종신고를 하면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어요.  



경찰에 따르면 그는 자기 집에서 숨어있었다는데,



우리가 수습한 바에 따르면, 신경쇠약의 여파로 고생했던 걸로 보였죠.  



왜 “수습”이라는 표현을 썼냐면, 경찰이 그의 집으로 진입했을 때,



그가 칼을 들고 경찰을 공격해 경찰의 총격에 사살되어버렸기 때문이에요.”





말을 잠시 멈춘 그녀는 나를 한번 바라보고 계속 말했다.  





“다음 담당의는 겨우 6개월 버티다가 신경증을 앓게되어 우리 병원에 입원했네요.  



당신이 여기서 일을 시작하기 한 달 전쯤에 그녀가 날카로운 흉기로 자기 목을 스스로 긋지 않았더라면,



당신도 직접 만나 봤을수도 있었을텐데 안타깝군요.  



어쨋튼 그녀 다음으로는 좀 더 터프한 사람을 담당으로 배정했어요.  



그 사람은 군인으로 복무한 경험도 있었고,정신이상 범죄자들을 수감하는 병원 출신이었지.  



그는 18개월 버티고는 한 문장짜리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기 머리에다 총알을 박아버렸지요.”





그녀는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는 아주 깊은 한숨을 쉬었어.  





“그 후에,Thomas가, 아니 내 말은 전임 원장인 Dr. A가 직접Joe를 담당하기로 결정했어요.  



Dr. A는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8개월 간 Joe를 담당한 후에 다시는 Joe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러고 몇 년 후 병원장의 자리에서 물러날 때, 후임 병원장들은 모두 임명되기 전에,



Joe의 담당의는 직접 인터뷰를 통해서 자격을 확인한 사람만 배정하겠다고 동의해야 한다는 조항을 은퇴 계약에 추가했어요.  



내 다른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그 조항에 동의했고,  



직접 걸러내지 않은 사람은 Joe의 담당으로 배정한 적이 없어요.



그 이유는 당신 말대로입니다.  



그의 정신병에는 전염성이 있어요.



난 내 주변 사람들이 무너지는 걸 이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그 중에는 날 이끌어주던 멘토도 있었어요.  나도 거의 망가질 뻔 했죠.”





그녀의 눈이 내 눈을 바라보았을때,



짧은 순간이나마 차갑고 날카로운 여인 너머에 그녀의 눈 속에 있는 또 다른 그녀의 존재를 볼 수 있었어.



그녀의 눈 속엔, 한 때 나처럼 자신감 넘치던,



그러다 한 환자에 의해 파멸시킨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 무너지고 분노하는 한 젊은 의사가 있었지.





“Dr. G, Joe는 대체 주변 사람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난 부드럽게 물었어.





“그의 정신병이 그렇게 전염성이 강하다면,



뭘 조심해야 하는지 알아야 제가 미리 준비하고 방어할 수 있을거 아닙니까.”





그녀는 눈을 크게 치켜뜨곤, 이내 쓴 웃음을 지었어.





“Parker, 그 질문은 내가 대답해줄 수가 없어요,”





그녀는 말했다.





“안타깝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신 자신만이 알고 있어요.  



또 다른 사람을 위험으로 밀어넣는 거 같아 마음이 무겁지만, 당신은 자격이 있는 거 같군요.  



오늘 얘길 해보니,당신이 뭔가 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마지막으로 물어보죠 – 당신을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음.”





난 최선을 다해 생각했지만, 내가 무서워 하는게 무엇인지 도통 생각할 수가 없었어.  





“잘… 모르겠는데요?”



“미안하지만, 그걸론 안되요,”





그녀는 말했다.





“Joe를 상대하려면, 그 질문에 대한 답부터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게 첫번째 방어선이에요.  게다가 당신이 Joe를 치료한다면, 그건 나에게도 아주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른다면,당신이 첫번째 심리치료 세션을 시작할 때부터



난 이 병원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눈 뜬 장님이 될테니까.  



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시간은 걱정말고.”





한줄기 한기가 등을 타고 지나갔다.  





“그럼 Joe가 그걸 바로 알아낼 거란 말씀—.”



“질문에. 대답부터. 하세요.”





그건 내가 마무리 못한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어.  



그래서 나는 열심히 생각했지.  



몇 분동안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생각했고, Dr. G도 날 방해하지 않았어.  



내가 미동도 하지 않고 생각하는 동안, Dr. G는 그 대답을 흥미롭게 기다리는 듯 했지.  



난 평범한 답부터 생각해봤어 – 익사, 곤충, 불 – 하지만 내 머리 속에 계속 떠오르는 장면은 하나 밖에 없었어:



강바닥으로 끌려가지 않으려 전력을 다해 허우적 대던 Marty 의 모습.  



이거 말고 다른 답은 있을 수 없었어.





“전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돕지 못하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난 마침내 말했지.





“난 다른 사람을 도울 능력이 없게 되는 것이 무서워요.”





Dr. G는 진짜로 놀란 듯 눈썹을 치켜 올렸다.





“흥미롭네요,” 그녀는 말했어.





“그럼 지금,병원 직원들 중에 죽게 된다면 상처를 받을 정도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예의 차리지 말고 대답하세요.”





좀 안타깝게 생각은 들었지만, 난 고개를 가로 저었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녀는 말했어.





“당분간 그런 애착은 형성하지 않도록 하세요.”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녀는 책상에서 빈 종이를 꺼내 뭔가를 적은 후, 자신의 사인을 한 후에 이내 나에게 건내줬어.







“지금 이 순간부터,당신이 Joe의 담당의 입니다,”





그녀가 말했어.





“당신이 관두고 싶어진다면, 조건이 있습니다.  



나와 면담을 신청하고,그와 무슨 일이 있었고 왜 더이상 본인이 담당의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아주 자세하고 상세하게 보고해야만 합니다.”





그녀는 책상 서랍으로 손을 넣어 두 개의 오디오 테이프를 꺼내 파일과 함께 내 손에 쥐어주었다.





“오 그리고 Parker?”





그녀가 눈을 맞추며 말했다.





“부디 자살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뭐, 날 Dr. G의 오피스로 끌고 간 의사의 사무실로 가 그 종이를 보여줬을 때



그가 얼마나 놀랐을지 다들 예상할 수 있겠지.  



마치 가까운 친척이 살해되는 장면을 본 것 처럼 충격에 빠진 것 처럼 보이더라구.  



그래도 별 말 없이 Joe를 내 담당 환자 리스트에 넣어준 후,



새로운 케이스 때문에 다른 직무에 소홀히 하지 말라는 관례적인 주의를 주었어.  



문서 작업이 끝나자마자, 그는 내게 아주 피곤한 듯한 표정을 하고 말했어.





“Joe 병실이 어디인지는 굳이 안내해주지 않아도 되지?”





그는 약간 비꼬듯 물어봤어.



나는 머리를 가로 저었어.





저자 주: 미안, 여기까지 쓰는게 최선이네.  



다음 글은 오는 화요일 전에 올리도록 할께.  



크리스마스 연휴의 여파가 얼마나 심한지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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