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바르토크 - 만다린 모음곡
쇼스타코비치 - 피아노 협주곡 2번
닐센 - 교향곡 3번(소프라노 양지영, 바리톤 공병우)

지휘 - 스테판 애즈버리, 피아노 - 반 덴 버르켄

서곡인 만다린 교향곡은 유튜브로 들었을 때는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금관 소리들이 상당히 난잡하게 들렸고 시끄러울 것 같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들었을 때는 상당히 인상적인 이 날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곡입니다. 애즈버리의 지휘는 손끝 하나, 숨소리부터 시작해서 그의 어깨 등 온몸을 활용한 지휘에서 그가 원하는 아이디어를 저조차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시향도 지휘자가 원하는 그대로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합창석에서 보이는 너무 비어버린 객석은 이 곳이 서울시향 공연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쉬웠습니다.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은 좋았다 좋지 않았다를 떠나 합창석을 예매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었습니다. 피아노 협주곡인데 합창석이라니 왜 그랬을까요. 왜 이런 미친 짓을 한건지... 위치 때문에 오케 소리에 피아노 협연자의 소리도 상당히 묻히는 데 들려오는 페시지조차도 제가 생각하는 쇼스타코비치와는 살짝 거리가 멀어 아쉬웠습니다.  귀엽고 익살스러운 파트 몇 구간과 2악장의 감성적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조금 더 몰아쳐도 되지 않았을까 하네요.

닐센 교향곡은 많은 분들이 닐센을 잘 몰라서 놀랐습니다. 인터미션때도 주변에서 대화가 "닐센이 누구야 그 플룻 협주곡?" 이라는 주된 걸 보며 조금 놀랐습니다. 애즈버리와 서울시향은 닐센은 모범적이었습니다. 모범적이란 것이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군더더기 없고 호흡도 잘 맞고, 이 날 목관 솔로도 그렇고 금관도 정명훈은 나갔지만 역시 서울시향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습니다. 이 곡은 특이하게 성악가들이 하나의 악기처럼 등장하는 데 소프라노 분이 합창석에서 듣기엔 음량 편차가 꽤 컸던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평론들도 서울시향에게 정명훈 이후를 추스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들 이야기하는 데 제가 본 공연이면 많이 추스리지 않았나 그리고 서곡 수준 때면 패시지 연결도 그렇고 모음곡이라 흐트러질 수 있지만 하나의 맥락으로 잡아가는 애즈버리와 시향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3월 공연도 예매했는데 기대해봄직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0 12:5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