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너무나 이상한 하루였다

하루종일 몸이 찌뿌둥하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매일 하나스퀘어 열람실에서

아침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수업-공부-수업-공부의 반복

너무나도 식상하고 너무나도 숨이 막혔다.

원래는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는데

그 날은......

그래서 나는 장소를 옮겨보기로 결심했다.

고팟 유저님들이 많다는 중광

그곳에 가보리라 결심한 나는 가방을 대충 둘러메고 학교를 나섰다.

그날따라...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간간히 코끝을 자극하는 봄내음이

나의 가슴을 좀 더.... 어지럽히는듯 하였다.

흐드러지게 핀 벛꽃을 지나

다람쥐 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나는...

갑자기... 무언가.....

왠지 모를 서러움과 슬픔과 두려움이 온 몸을 엄습하기 시작했다.

'이건 대체... 어째서..' 라는 생각과 함께

앞을 보았다가

그녀를 보았다.

심장이 터질것 같았다.

머리속이 새하얗게 변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그녀를 나도 모르게 뒤따라가기 시작했다.

그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아얏~!'

모퉁이를 도는 순간

그녀가 누군가와 부딪혀서 그 분 몸에 커피를 쏟은 것을 보았다.

어쩔줄 몰라하는 그녀...

내가 도와줘야겠다는 찰나..

"이런 개나리를 봤나.. 눈은 어따달고 다니는거냐 이 ㅅㅂㄹㅁ~!~!@!@#!@# "

라는.. 걸죽한 그녀의 입담에 정신이 번쩍 들고 말았다.

'젠장... 낚였다...'

갑자기.. 원래의 목적이 생각났다.

허겁지겁 중광 열람실에 자리를 잡은 나는...

앞에서 왠 기묘한 사내가

노트북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도... 온 몸에서 익숙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하고 말았다.

"앗!! 안녕하세요 놀쌈님~!!!!"

뒤는.. 놀쌈님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