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작 박하사탕의 주연으로 데뷔하며 평단과 관객의 눈을 강하게 사로잡았단 배우.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영화 '박하사탕'은 설경구의 탄생작임과 동시에 한국 영화사에 다시 없을 신기록이죠.
12월31일 단관개봉하였다가 입소문을 타고 대형 상영관에 올라간 매우 드문 케이스)

그후,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공공의 적', '오아시스', '광복절특사', '실미도', '역도산'...
이름만으로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에 연달아 출연하며 누구보다도 화려한 커리어를 꾸준히 유지하였죠.

특히 '오아시스'와 '공공의 적'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었음에는 누구의 이견도 없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이에 덧붙여 '역도산'과 '열혈남아'에서의 역할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김태희와의 공동주연인 07년작 '싸움'에 출연하면서부터 급격한 이미지 소모를 겪습니다.
강철중 시리즈, 해운대(천만 배우 타이틀과 연기력을 맞바꾼 작품), 용서는 없다와 같은 작품에서
여느 배우 수준의 연기는 보여주지만, 결코 탑배우로서의 위엄을 찾아볼 수 없는,
기존 이미지를 답습하는 수준의 연기력만을 보여주어 보는 이의 실망을 자아내고 있죠.

최근 작품에서 그는 초췌한 모습으로 소리를 지르며 헐레벌떡 뛰어다니는 이미지를 반복하고 있어 자칫 액션배우라는 느낌마저 주고 있는데요,
비슷한 배역, 동일한 이미지의 답습도 문제지만, 그 틀에 갖혀 답답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최근의 그가 배우로서 드러내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요즘의 작품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그가 과연 00년도에 한국 영화계의 돌풍이었던 바로 그 배우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예요.

한때 한국 영화계 남자 배우 트로이카(최민식, 설경구, 송강호)의 한사람으로서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가늠케하였던 그는 왜 요즘 주춤할까요..

(현재 트로이카 중 존재감이 여전한건 송강호 뿐,
최민식은 스크린쿼터 시위에 적극 가담하다 상업배우로서 존재감을 상실하였고,
설경구는 말했다시피 급격한 이미지 소모로 갈피를 못 잡고 있음.)

------------------------------- 여기서부터는 근거없는 제 추측

제 개인적인 추측으로 그의 복잡한 가정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송씨와 염문을 풍기기 시작했던 것이 06년부터였는데 공교롭게도 그때 같은 영화에 출연하였죠.
항간에는 배우 송씨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이미 그전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송씨와의 동반 영화 캐스팅에도 설경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였다..
확인할 수 없는 소문들이 무성하였지만, 결국 얼마전 결혼을 발표하므로써 그같은 루머는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죠.

결혼하여 루머는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었을지 몰라도, 금전적인 문제는 분명히 걸림돌로 남아있을겁니다.
최근 송씨가 작품 활동이 왕성하지 않고, 배우로써의 생명력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기력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송씨와의 결혼과 그 이후 생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압박감..
본인의 과실로 빚어진 이혼에 대한 막대한 위자료,
미래가 불확실한 배우의 인생을 감안할때
기회가 있을때 한편이라도 더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그의 선택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작품이 바로 이 싸움인데요,
김태희도 그렇고, 시나리오도 그렇고, 감독도 그렇고,
어느 하나 검증되지 않은 작품을 도대체 왜! 그와 같이 명성있는 배우가 선택해야 했는지 정말 믿을 수 없습니다.
하여 생각컨데 그가 이와 같은 졸작 예정작에 출연해야했던 것은 급전이 필요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을 던져봅니다.

설경구의 별거설과 송씨와의 염문설이 터져나온게 딱 이 시기죠.
도장만 찍지 않았을뿐이지 전부인과의 관계는 완전히 끝났으며, 송씨와 이미 깊은 관계가 진행중이라는 얘기가 파다했습니다.
확인할순 없지만 만약 그런 루머가 사실이라면 그는 돈이 필요했을겁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설경구는 1년에 2~3작씩 다작을 하면서 기대 이하의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어차피 대중은 문화를 소비할 뿐입니다.
예술적인 배우가 나오든 나오지 않든 대중에게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죠.
허나 그처럼 말년이 기대되었던 배우가 어떤 이유로든 도중에 빛을 잃었다는 점은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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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난건데 한국 영화배우 중에서 노화로 인한 급격한 이미지 변화를 겪고 있는 배우를 꼽자면 저는 최민식을 꼽고 싶습니다.
90년작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꾸숑'역으로 일약 단박에 뜬 최민식은 오로지 아름다운 외모 하나만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원빈, 강동원 급)
디카프리오가 토탈 이클립스에서 수려한 외모와 아름다운 머릿결로 주목받은 것처럼 말이죠 (그러고보니 디카프리오도 지금은 완전 마초 이미지)
그 후로도 한동안 팽팽했던 그였는데, 영화 '올드보이'에 출연하면서 급격히 노화되더니 이후에는 중늙은이가 되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