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는 무덤덤하게 보다가, 중-후반에는 매우 불쾌했고, 결말은 불안하게 보았습니다.
3D로, 7시 30분 조조로(그래도 8천원이라니;;;) 강변 cgv에서 보고 왔습니다.
4D는 안 봤으니 평할 수 없지만, 어릴 적 봤던 입체영화 느낌이었습니다.
큰 놀라움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돈 많이 썼구나’ 정도.
'원하는 것을 갖고 있는 쪽을 적으로 간주하고 어떻게든 뺏는다'
(말로 협상(인지 협박인지)하던지, 총칼로 윽박지르던지)는 지구인 수뇌부의 생각이 역겨웠습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동, 남미의 이권을 탐낸 ‘강대국’들과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자막에는 직역되지 않았지만 savage, blue monkey 등의 단어를 들으면서
‘저 녀석들은 옛날에 우리를 yellow monkey로 불렀었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비족들은 미국 원주민('인디언')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원주민을 잔혹하게 몰아내면서 새 땅을 '개척'한 미국의 자화상을 생각했습니다.
결말, 과연 좋게 끝난 걸까요.
지구인은 '일단' 물러갔고 나비족은 어딘가 다른 곳에서 살겠지만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알 수 없는 큰 나무와 고향은 파괴된 채로 있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나비족 사람들을 보며, 미국 배를 불태우고 오랑캐를 물리쳤다고 기뻐했던 조선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지구인이 원하는 고가의 금속은 여전히 나비족이 사는 별에 있고,
지금은 금속이 묻힌 지역의 큰 나무가 없어지고 황폐해져서 개발하기에는 더 좋아졌습니다.
‘어차피 지금은 너희 사는 데도 아니니까 개발해도 되잖아’하고 파헤치지 않을까.
과연 지구인들이 그 별을 관심 대상에서 제외할까요.
원주민들이 또 대항하면 핵무기라도 가져와서 화끈하게 날려 버리지 않을까, 그렇게 삐딱하게 생각해 봤습니다.
후속편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내용이 2편이라면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천만 관객이 본 영화는 봐 줘야 한다’라는 말을 종종 듣지만, 남들이 봤다고 해서 나도 봐야 한다는 생각이 싫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안 보고 다른 영화를 보는 편입니다.
나중에 TV에서 볼지언정, 영화관에서는 ‘천만 관객’이란 수식어가 없는 영화를 일부러 골라 봅니다.
안보려고 미루다가 매우 오랜만에 본 ‘천만 관객’ 영화이지만, 역시나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재미있고 없고의 문제를 떠나서 불쾌감을 느꼈고, 이런 사람이 저 이외에도 혹시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써 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3 21:3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