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썸머 워즈의 초반 5분(듣보잡 해외 동영상 사이트임 ㄳ)

이거이 무라카미 타카시의 슈퍼플랫 모노그램(물론 루이비똥 그런거 본적 없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를 대신해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감독이 될 '뻔' 했던 남자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브리에서 메가폰을 잡지 못했고 그로부터 몇년 후
지브리의 신작과 정면으로...는 아니고 어정쩡하긴 했지만 맞서 겨뤄 압승을 거두게 된다

그거시 바로 백주년 기념관 이층 멀티미디어 열람실에서 몇개월간 대여순위 상위권을
항상 차지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였던 것이다(이하 시달소)

그리고 그로부터 삼년 후 시달소의 감독은 썸머워즈라는 오리지널 작품을 새로이 선보이게 된다
그런데 얼레얼레? 이거 심상치가 않다 내츄럴 본 오덕으로 살아온지 어언 20년 남짓
어린 시절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단지 동시간대에 만화영화를 했다는 이유로 전화선을 뽑아버려
항상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는 집 자체를 통화불능지역으로 만들어 버렸던 내가
이렇게나 보고난 뒤에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리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 애니메이션(로봇물 제외)은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근사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제낀 남자의 이름은 호소다 마모루
지브리에서 연출을 맡기려 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재능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여름날 아스팔트
김 올라오듯이 뭉게뭉게 피어난다 하지만 혹시 알고 있었는가?
그는 이 업계에선 디지몬의 극장판 감독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것을

사실 디지몬이라는 애니메이션 자체가 임천당의 괴물(아직도 모씨는 플레이할 게임따위 사라진
느드슽을 부여잡고 포켓몬의 도감을 올클리어하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들을 카피해서
적당히 점프식 우정 노력 승리를 버무리고 거기에 다가오는 21세기의 다가와버린 21세기에도
적당히 간지나 보이는 싸이버의 개념을  입힌 어찌보면 오리지널리티라곤 찾아보기 힘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벗 그러나 이 우민당의 만죠메 인슈를 연상케하는 작자는
어찌보면 HOT아래의 젝스키스같고 돌려보면 SES아래의 핑클 같은 절대 순수성이라는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작품의 극장판으로 그 재능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것도 당당히

디지몬의 극장판으로 이름값을 천천히 알리기 시작하던 즈음 그는 또 한번의 새로운 카피의
대상물을 찾는다 그것은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슈퍼플랫의 무라카미 타카시(궁금하신 분은 검색여)
타카시와의 작업을 통해 아마도 그는 이전에 디지몬을 통해 가지고 있던 현실이 아닌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의 주인인 크리쳐들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번 확고히 했으리라(두번째 동영상 참조)
동영상 속에서 무라카미 타카시의 작업물에 등장하는 모노그램 세계의 거대한 지배자는
마치 이번 작 썸머워즈에서 가상공간 OZ의 중심부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한다
그리고 주인공을 따라 다니며 모노그램의 세계를 여행하게 해주는 크리처의 모습이나
시시각각 변해가는 총천연색의 모노그램의 세계 역시
썸머워즈의 공간에서 살고있는 아바타들의 모습이나 그 세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중간중간의 킹 카즈마와 러브머신과의 격투신이나 마지막 나츠키와의 고스톱씬은
아마도 이십대 초반의 사람들이라면 익숙할 디지몬의 그것(싸움이라던가 진화라던가)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타임슬립을 위해 거쳐야 했던 이공간의 모습의 확장 변형에 가까운
썸머워즈의 oz는 오시이 마모루로부터 본격적으로 제시되기 시작했던 가상공간의 모습을
지금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어림 짐작했을때 가장 가까운 형태를 제시해 주는 것은 아닐까
왠지 냄새나는 밀덕들에 온몸을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야하는 신체가
아니면 들어갈수 없을 것 같은 오시이 감독의 전뇌공간에 비해
호소다 감독이 표현해내는 oz는 모통신사의 서비스 만큼이나 친숙한 이름에 핸드폰이나
느드슽, 담달폰등으로도 자유로이 접속이 가능한 친숙한 접근경로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자아와 영혼의 본질 고찰보다는 오히려 실생활의 쇼핑, 금융,
공공서비스, 잉여생활등 현실의 우리가 온라인에서 실제로 행하고 있는 일상과 자신의
취향대로 8비트 재믹스 그래픽부터 츤데레무녀복장의2D미소녀의 모습까지 재현해내는
자유도높고 확장성이 뛰어난 그래픽 인터페이스까지 제공을 해주니 이것이야 말로
싸이를 꾸미기위해 묵으로 만들어 먹지도 못하는 도토리를 한달에 얼마씩 결제하는
우리네들의 일상이 나아가고 본받아야할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외견과 그 안에 내재된 소재나 발상까지 찬찬히 살펴보면 모든 것이
검증된 것들의 재구성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보는 제대로된 센서를 탑재한 지성인이라면 누구나 예상할수 있는 스토리 라인까지 말이다
(극중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장면은 솔직히 좀 놀라긴 했으나 그러한 중요인물의 사망으로
전개를 극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예를 찾아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렌라간이라던가
그렌라간이라던가 그렌라간이라던가...)

이렇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썸머워즈는 사실 제대로 된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흥행이라는 게임을 시작하지 않는다 어쩌면 굳이 전체 스탭중에서 가장 코스트가 나갈 것 같은
사다모토 요시유키를 캐릭터 디자인으로 다시 사용한 것도 이전에 시달소로 확립한
호소다표 십대감성 애니메이션의 잔영을 확고히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골방에서의 냄새나는 음모론이 맞는 말인지 아닌지를 제쳐두고서라도
썸머워즈는 시달소 그 이상으로 몰입감있게 극을 진행시킨다
마치 재난영화도 개그영화로 만들고 감동드라마도 개그영화로 만들고 조폭영화도 개그영화로 만들고
삼라만상의 모든 .avi를 개그영화로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것 같은 한국의 일부 영화인들에 비해 소소하고 디테일한 모습에서 되려 영화보다
현실감있는 웃음과 감동을 맛볼수 있다(처음 그 대가족이 전원 모여 식사를 하면 씬에서 전율이 돋을 정도로
간결하게 정립되는 캐릭터의 성격 캐릭터간의 관계를 보면서 그 뛰어난 재능에 환타에 남아있는 얼음을 와그작)

이 시대에 애니메이션은 차고 넘친다 한주에도 몇십개의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왠만한 덕후들은 자기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만 보는데도 타이트한 일정에 하악거리고 산다
하지만 DVD니 관련상품이니 만들기만 하면 돈이 될것 같았고 그래서 한때의 부동산 같이
고도성장을 이루는 애니메이션계는 선두국가인 일본에서부터 그 버블의 거품이 점점
빠져가는 기분이다(막강한 장면 제작으로 유명했던 곤조등의 존ㅋ망ㅋ은 그러한 버블 붕괴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성공이 보장되는 작품은 인기 원작의 애니메이션화나 절대적인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일부 장르물로 한정되어 지고 예전 같이 매미급의 다이내믹한 파장을 몰고 오는
오리지널(여기서는 단순히 애니메이션이 원작으로 제작된다는 표현)인 애니메이션 자체는
그 기획이 굉장히 많이 줄었고 특히나 극장판의 경우에는 지브리를 제외하곤 일본에서 조차도
많은 수를 차지한다고 보기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카피의 카피건 디지몬의 청소년판이건 보루네오섬 직송 원목가구이건
호소다 마모루의 재미있는 작품인 썸머 워즈는 꿀같은 소중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의 연타석 홈런이 어디까지나 계속될런지 과연 지브리 밖의 지브리의 대안이
될수 있을지 추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똥꼬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게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편집이 잦같이 되어있어서 무슨 내용인지 도저히 종잡을 수 없게 만들어 놓은(고도의 전략인가)썸머워즈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