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군대가는 녀석 환송회가 있었다.
결국 저녁밥을 같이 먹고, 덤으로 영화까지 봤다.
맙소사.
하필이면
`벼랑위의 포뇨` 라닠ㅋㅋㅋㅋㅋ

중간에 졸다가 깨 보니까 난장판이 돼 있었다.

집 빼도 다 물에 잠겨 있을 건 또 뭐야 .....
물안에서 움직이는 건 태고의 생명체.

....

뭐 별거 없이 끝난 동화에 별 평가를 해보자면....

1.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관의 뒤틀림

미야자키, 즉 지브리의 작품들이 항상 따르는 규칙이 몇가지 있다.

1) 어른- 중년 세대의 부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미야자키의 작품 대부분에서 주인공은 고아 이거나, 부모를 떠나거나, 편부모 이다.
그래서 `어버이 세대` 가 잘 나오지 않는다. 나오더라도 그것은 지브리가 늘 그리고자 하는
`인간` 과 `자연` 의 부딫침에서 `인간`의 side를 지탱하는 축으로서의 `적` 그 자체 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작품에서 주인공은 중반까지 어머니와 붙어있다. 있으나 마나 했던 예전의 부모와 달리 `리카` 는
강인하고 쾌활한 성격을 보여준다. 이는 원령공주의 `산`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의 `나우시카`로 댜표되는 여전사 이미지의 차용이라 하...
는건 약간 억지겠지?
`하여튼 어린시절 늘 침대에만 누워있어 미야자키의 성장에 영향을 주지못한 어머니` 를 둔 미아자키의 작품에 전혀 부각되지 않던, `어머니`의 역할은 이번작품에서 확실히 비중을 크게 차지했다.  이는 미야자키의 자식들이 `어버이` 가 되는 시점에서 미야쟈키의 `부모세대` 에 대한 평가가 다시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애초에 포뇨가 저지른 일을 처리하는건 포뇨의 아버지 (이름 기억 안난다. 불쌍한 녀석) 를 비롯한 중년세대 이다.
이것이 첫번째 변화다.

2) 여주인공이 달라!!
자 지브릴의 작품들을 살펴보자. 자..... 보이는 가? 여성들의, 그것도 14~15세의 소녀들의 `용감함` 이 주요 소재중 하나이다.
나우시카 라든가, 산 이라든가 키키 라든가, 센-치히로 라던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의 소피 라던가 게드전기의 테하누....는 원작이
있는 작품이니 빼려고 해도 그녀들도 이 법칙을 그리 벗어나지 않는다.

다들 뭔가 자기 힘으로 무언가 하는 아이들 이다. 그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하나같이 생각이 깊다.

하지만 이번주인공은 뭔가 다르다.

철없고 생각없고 계산없는 여 주인공 포뇨는 다섯 살 이다. 무려 다섯 살 이다.
.....이 로리콘 영감탱이. 커버 범위를 늘렸군...
[응?]
아 이건 그냥 한번 해본 소리고... 그동안의 생각많고 사려깊은 주인공들과 달리 포뇨는 개념이 없다.
덕분에 세상이 망가졌고, 그걸 해결하는 건 전적으로 어른들의 몫이다.

그런의미에서 포뇨는 지금까지의 지브릴 애니메이션의 여주인공들과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존재이다. 이 사실을 기억하라.

ps. 미야쟈키에게 다섯 살 난 손녀가 없다면 나는 이 영감이 로리콘으로서의 자기 영역을 확장했다고 확신할 수 밖에 없다.

뭐 이정도 이다. 이번에는 산 이 아니라 `바다` 였으며, 뭔가 철학과 과학 사이에 걸쳐진 `있는 척` 하는 대사가 늘어났으며,
(전에는 `뭔가가 있는` 대사 가 더 많았다. 왜냐면 그 대사들은 미야쟈키 자신의 감성이 담긴 것 이었으니까. 대표적인 것이 원령공주와 라퓨타.
하지만 -포뇨-의 대사들은 듣기에 어색한 것들이 있다. 당연하지, 미야쟈키는 자신의 상상력의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보여줬으니까.)

슬슬...죽음에 대한 모티프를 집어넣기 시작했다는 것.

아마 미야쟈키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근원으로의 회귀`
-포뇨-의 심층에는 이것이 짙게 깔려있다.
몇명이나 알아차리려나....

글쎄.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뭐라 한마디 해주고 싶지만...
그러기에 나는 원령공주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각설하고,
솔직히 포뇨는 어린 사촌동생, 조카들의 비위를 맞춰주기 딱 좋으니 애들과 같이가서 보자.

여자친구랑 같이보다가는
애먼놈의 이 좋다는 여자친구를 보게될지도 모른다.
[소스케 다이스키 - ! ] 라고 말이지. (헐)

그리고....

무엇보다

탄탄함이 없어!
긴장감이 없어!

하여튼 그렇다고....
당장 지구가 박살나게 생겼는데 다들 웃으면서 뛰어다니질 않나....

하여튼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 익숙한 사람에겐

`영감이 제정신이 아니거나 내가 동심을 잃어버리거나 둘중 하나군`

이라는 결론을 가지게 하는 작품이며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세계에 나름 고찰을 해본 이 라면

`영감이 죽을 때가 됐군` 하는 걸 알아채게 하는 작품이며

미풍왕에겐

`어째서 미야자키 가 네셔널 지오그래픽 스러운 이야기를 만든걸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

참 데본기 스러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