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랜만에 쓰네요. 모 지인의 마감 독촉에 시달려서 지금 거의 떠 있는지 자각도 못할 눈을 비비면서 다시...

8/12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 씻는데 코피가 터졌다. 아 여기 너무 건조하다. 우리 집이 아니니 무슨 세숫대야에 물 떠다 놓을 수도 없고 젖은 수건 걸어 놓을 수도 없고..거기에 평소에 운동이라곤 방에서 방으로 이동하는 정도가 전부이니 온 몸에 알이 배겨서 뒤질 지경이다. 거기에 출근길에 따라나가야 돼서 아침 일찍 눈떠서 후다닥 준비해야 되고..피터 형은 졸라 오래 씻더니 (거의 30분 가량 씻던데 덕분에 먼저 씻으라는 배려심을 보인 나는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 문과 싱크대를 30분동안 번갈아 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늦었댄다. 덕분에 간만에 광속으로 샤워했다.

피터는 늦어서 택시를 타고 슝 떠났고 난 그제서야 여유롭게 걸어서 (다친 발가락 때문에 그와 같이 다닐 때 외에는 천천히 걸어 댕겼다. 최근에 이메일로 '형 나 발가락 부러졌었더라고..'라고 했더니 '아 난 그냥 오래 걸어서 피곤한 줄 알았었는데 죄..죄송..'이라고.....) 지하철역으로 갔다. 간만에 본 가이드북에 메트로 센터 역에 식당가가 많다고 써 있어서 그곳에서 내렸는데 길을 잃은건지 식당은 빌어먹을 개뿔..덕분에 또 한참 헤메다가 스미소니안 역까지 걸어갔다.

지나가다 본 동네 교회(로 추정)

FBI (로 추정(FBI 몇주년 뭐시기 현수막 걸려있었음(정보)))

지나가다 본 건물 (이거 한국말로 뭐였는지 까먹음 (찾기도 귀찮음))

잠시 앉아서 지친 발을 쉬었던 곳

오늘은 여러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천천히 쉬엄쉬엄 둘러봐야 겠다고 생각했기에 우선 자연사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아 겁내 크다. 기냥 뭐..개 넓었다. 마지막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곳을 가본게 2006년에 리움 갔던거인거 같은데..뭐 어쨌든 아주 오래간만에 동심을 가지고 관광객의 혼을 빙의시킨 채 돌아댕겼다. 쉬엄쉬엄 보려고 했는데 개 넓어서 피곤해 뒤지겠더라. 뭐 사실 동물 박제한거나 공룡 뼈 등을 보면서........별 감흥은 못 받았는데 곤충 전시관은 꽤 재미있었다. 우선 살아있는 곤충들을 갔다 놓아서..무슨 '가정의 해충들' 이래서 진드기, 바퀴벌레 이런 것도 있더라..

뭐 이것저것 주문하는 귀찮음이 없어서 워싱턴에서 점심은 거의 요런 곳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떼웠는데 이 빌어먹을 피자 한조각이 무슨 이렇게 큰건지..이따위로 먹어대면서 뭐 그렇게 조깅들을 해대는지 모르겠다. 완전 꼬꼬마 애들도 홍만이형 손바닥 2개만한 피자 '한조각' 먹고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비만 영재교육을 하고 있더라. 난 저 나이때 비지랑 청국장 이런거 먹고 자랐는데..(내츄럴 본 된장남)

자연사 박물관

코와붕가

이런 곳 방문은 실로 오랜만

한국전시관도 있는데 문 안열어놓음..

곤충전시관에 있던 건데 창문 뚫어서 벌을..

윗 사진의 통로가 여기로 연결..

뭐 졸라 큰 다이아라는데 이거 주위에 여성 동무들로 한 3겹..

자연사 박물관을 나와서 들어간 곳은 바로 근처에 있는 국립 미술관이었는데 아 이것도 진짜 개넓드라. 국립 미술관은 서관이랑 동관으로 되어있는데 서관도 다 못보고 시간 다 돼서 쫓겨났다 빌어먹을..물론 걸작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감상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건 아니고 (미술에 대한 안목 : 0) 그냥 말 그대로 개 넓어서..길도 몇번 잃다 보니..

국립 미술관

홀? 이라고 해야되나

정신과 시간의 방

역시 허접이 아는거라곤 고흐정도 ^^ㅋ

공원에 놀러나온 부녀 사진였는데 이렇게 보니 뭐가 뭔지 ^^ㅋ

미술관에서 나온 뒤 공원 벤치에 앉아 또 하염없이 시간을 보냈다. 뭐, 머나먼 미국까지 와서 공원에 앉아 허송세월이냐..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난 여행 가면 이런게 좋더라. 걍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고 명상과 사색의 시간......은 개뿔이고 그냥 뭐 지나가는 여성 동지들 구경도 좀 하고..가끔 케이블에서 VH1인지 뭐시긴지서 뭐 어메리컨 셀레브리티 머시기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그런 누나들도 지나갔는데 옷이 섹스 앤 더 시티야..근데 여긴 워싱턴인데..음....뭐 난 잘 모르니까 ^^ㅋ

그렇게 공원에서 사람 구경 하고 음악도 듣고 하다가 피터 형과의 약속시간이 다 돼서 맥퍼슨 역으로 향했다. 예정된 약속시간 보다 한 20분 일찍 갔는데 먼저 와 있더라. 좀 기다렸다는데 이거 기다리게 해서 뭔가 미안하긴 한데 생각해 보면 또 뭔가 이상하고..빌어먹을 ㅁ나ㅓㅇㄹ 어쨌든 만나서 우선 그의 집으로 가서 (이럴꺼면 걍 집 앞에서 만나자고 하지..) 잠깐 있다가 그의 친구 한을 만나러 나갔다. 한은 이름에서 대충 알 수 있듯이 한국인이었다 (물론 피터가 나를 Nam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뭐 풀네임은 다르겠지만). 아 며칠만에 한국말 좀 쓰겠구나 하고 갔는데 '안녕하세요' 이거 말고 다 영어로..아 뭐 물론 한국말이라곤 태권도 정도밖에 모르는 피터 형을 배려하는 거겠지만 꽤나 신비로운 경험을..고려대라니까 술을 마구 먹였는데 (병맥주 한병 반) 아주 죽는 줄 알았다 (주량 초과). 뭐 그래도 덕분에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기절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