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순두부이빈다.

한동안 새로운 드레나이 사제를 키우느라 글을 못 쓰고 있었는데 애독자 분들 의 요청 (다섯건 안됨)도 있고, 오늘 41레벨->45레벨의 보람찬 레벨업을 성공해서 다시 몇 개 (몇 개 더 쓰고 와우하러 갈지는 모르지만 (근데 10분 뒤에 황금어장 보러 갈듯(정보))) 쓰려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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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월요일

미국에 와서 처음 맞는 평일이다. 피터형은 직장인이었고, 아파트가 좋은건지 미국의 치안이 그만큼 안 좋은건지 개인 카드키가 아니면 엘리베이터도 안 움직이기 때문에 나는 그와 같이 나가야 했다. 주변 지인들의 공통된 질문이자 추측과는 달리 그는 이성애자였지만 아침에 나갈 준비하고 있는데 그가 침실에서 팬티만 입고 나왔을때는 나도 모르게 순간 한 2초 정도 긴장 하고 말았다. 머리 속에는 왜 갑자기 No pain, no gain이 떠올랐을까.. 

그의 직장은 워싱턴 쪽 (미국 지리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워싱턴 DC하면 생각나는 그 도시) 에 있었고, 예상과는 살짝 다르게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걸음이 빨라서 따라잡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발가락은 부러진 상태였고..지옥의 출근길이었다. 맥퍼슨 스퀘어라는 곳에서 내렸는데 그는 직장이 이 근처랬고 여기서 부터 관광 시작하면 될거라고 말해주었다. 저녁에 집 근처 식당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빠이빠이!

대충 이정표를 보고 백악관 쪽으로 걸어갔다. 근데 뭔 일인지는 몰라도 길을 통제하고 있더라. 덕분에 삐이이잉 돌아서 왔다. 경찰들 잔뜩 서서 통제하니 뭔가 큰 일이라도 난건가 싶기도 했지만 뭐 암 것도 없던데..뭐지... DC는 뉴욕보다 좀 안전? 해 보였다. 수도라서 그런지 거리도 훨씬 깨끗하고 왠지 공기도 더 좋은거 같고..잠깐이었지만 뉴욕에서 뭔가 빌딩 to 빌딩의 답답함? 을 느꼈다면 여기는 뭔가 삶의 여유..휴양..노후....는 아니고 어쨌든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화창한 날씨 속의 조깅쟁이

마..마더 아메리카!!

이정표 보고 지도 보고 걸은거 같은데 어쩌다 보니 조금 헤매었고..저 멀리 워싱턴 기녑탑이 보였다. 멀리서 보니까 작아 보였는데 가까이 가보니까 개 크더라..이놈의 나라가 땅덩이가 넓어서 그런지 널따란 곳에다가 떡 하고 놓으니 좀 있어보였다. 꼭대기 전망대까지 올라가는건 무료라서 한번 올라가 보고 싶었는데 역시 무료라 그런지 오전 9시 좀 넘은 시간이었는데 티켓이 밤 9시 이후로만 남아있는 이 빌어먹을..기념탑 주위의 넓은 풀밭에는 오리같이 생긴 새들이 많이 있어서 '아..이 자연친화적인 모습..' 이러면서 감탄했는데 덕분에 길가에는 새똥들이 곳곳에..홀리쉿....

티켓이 없는걸 확인한 후에 저---쪽 멀리 백악관이 보이기에 또 구경 갔다 (이미 오전부터 인류 역사상 가장 관광객 같은 관광객 빙의됨). 내가 한국에서 청와대 구경은 안 가봤지만 뭐 그다지 보고 싶지도 않은데 백악관 앞에는 관광객들 꽤나 몰려 있더라 (물론 올해에는 전국에서 청와대에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어서 화제였지만 ^^ㅋ). 근데 막상 가보니까 뭐 이거 그냥 한 3분 보고 있으니까 할게 있어야..그래서 또 다른 쪽으로 주욱 걷다 보니 2차대전 위령...위령비는 아니고 위령 공원같은게 있었다. 삐까뻔쩍하니 역시나 있어보이게 만들어놨더라. 거기 있는 사람중에 내가 제일 양아치 같아서 (왠지 이런 장소에서 하면 안될거 같은 모자/선글라스/이어폰 3악 동시착용) 좀 찝찝하긴 했지만 뭐....와서 멱살 붙잡고 '니놈 새끼는 예의범절을 모르는 놈이다' 라면서 귓방맹이 날리는 사람이 없는 걸 보니 이정도는 뭐 괜찮은 갑다 싶었다. 그곳에서 링컨 기념관으로 가는 길에는 그 영화에도 많이 나온 reflecting pool이 있었는데 영화에서 종종 본 모습과는 다르게 물은 개 드럽고 물가에는 새똥천국..홀리쉿....

워싱턴 기녑탑 (의역(정보))

요것도

이런 생명체들이..

니놈들은 밥먹고 똥만드는 기계일뿐이지

저 멀리 보이는 링컨 기념관

백악관 (갑자기 촛불시위 생각이 났는데 촛불 꺼내서 불 붙이기 전에 머리에 바람구멍 날 가능성 99%)

아 이게 직접 가보면 진짜..한강은 1급수...아리수..

링컨 기념관에 도착하기 직전에 한국전쟁 위령비가 있더라. 고 앞에 뭐라고 문구도 새겨져 있고 생각보다 사람들도 참 많았고..자기 자식한테 뭐라뭐라 설명하는 사람도 있었고..갑자기 한국 초딩들 개떼로 지나가고 (이 개 부러운 놈들)..이동네 사람들이 여기 와서 뭔 생각을 하고 갈지 쪼금 궁금했다. 몇발짝 걸어가보니 대망의 링컨 기념관이 나오더라. 아 이게 사진으로 봤을때랑, 또 멀리서 봤을때는 몰랐는데 와보니까 또 생각보다 크다. 이놈의 나라는 뭐 햄버거부터 시작해서 다 커..(지금 생각해보니 기업 파산 규모도 참 크고..역시 땅덩이 넓은 나라는 뭔가 다르다 (미침)) 안에 들어가보니 영화, 책 등등에서 보았던 그 링컨 형이 거기 있더라. 아 형..반가워요..형 상도 생각보다 크더라..근데 뭔가 경건해야 할거 같은데 링컨 석상을 보고 있자니 자꾸 electric 6의 gay bar 뮤직비디오가 생각나서 자꾸 웃음이....링컨 형 미안해요..

컹

링컨 기념관

저--기서부터 걸어왔다.

횽..횽아! (저 누나 실제로 봤을땐 참 이뻤는데(주객전도))

연설문도 새겨져있고..

링컨 기념관을 나와서 걷다보니 뭔 강이 하나 나오더라. 이름은 까먹었다. 옆에 있는 다리를 건너서 주욱 가면 제퍼슨 기념관 등등이 있었는데 이미 발가락엔 감각이 없고 너무 피곤해서 그냥 강가에 좀 앉아있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발길을 옮겼다. 왠지 저쪽으로 가면 될거 같아서 저쪽으로 걸어갔는데 한참을 걸어도 뭐 나오는건 없고, 갑자기 떡 하니 워싱턴 대학이 나오더라 (확실하진 않은데 워싱턴 유니버시티라고 써 있었으니 맞겠지 뭐). 건물에 서브웨이가 있길래 들어갔는데..한국에서도 안 가본 곳을 들어간 내가 잘못이지..메뉴 봐도 뭐가 뭔지는 하나도 모르겠고 뭐 계속 물어봐 대고..그냥 나왔다....또 주린 배를 욺켜쥐고 (약 오후 2시경, 아침 안 먹은 상태)그냥 막 걷다 보니까 다운타운에 도착했더라. 주위에 뭐 음식점이 많았는데 갑자기 아시아 음식이 땡겨서 아시아 음식점에 들어갔다. 뭐 에스닉 뭐시기에 또 뭐 벤또 뭐시기..가 있어서 그냥 그거 시켰는데 그냥 불고기 백반이더만 에스닉은 무슨 개똥의 에스닉이야..

점심을 먹고 배가 부르니 갑자기 마음이 여유로워져서 커피를 한잔 사먹었다. 아 나도 된장남.......은 아니고 물 사먹기는 좀 그렇고 편의점 같은건 안 보이고 모험은 하기 싫어서 걍 ^^ㅋ 한국에서도 스타벅스 내 돈 주고 사먹어본적 없는데 미국에 와서 다 사먹는다. 한국 가격은 잘 모르지만 대충 보니 미국이 더 싼거 같다 (가격이 잘 기억 안나는데 아이스 카페 라떼 venti 가 택스 포함해서 4.33 달라덩가..). 잔돈 없애야징 우왕 ^^ 하고 있었는데 택스 붙고 잔돈 계산 어렵고 뒤에는 줄이 있고..그래서 결국 잔돈만 더 만들었다. 이 빌어먹을 나라는 잔돈 시스템이 왜 이래..이래서 다들 신용카드 쓰나보다 (억측).

건너가 보고 싶었지만 다리가 아파서..(한편 하단에 조깅쟁이 또 있음)

된..된장남!

요런 곳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무슨 써클인가 그랬는데..청담 써클...(미침)

잠시 쉬다가 가지고 있던 가이드 북에 있던 지도를 열심히 연구해 극적으로 지하철역을 발견해 스미소니안 역으로 이동하였다. 스미소니안은 뭔가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빵 큰 협회고 박물관 이런걸 짱 많이 지어놨다. 좋은 단체인갑다. 지도에는 스미소니안 역 근처에 미술관 박물관 등등이 있길래 뭔가 안암역 주변에 이공캠 안암병원 등등..을 생각했는데 막상 나와보니까 개 넓어서 멀리멀리 떨어져 있더라. 하루조옹일 걸었는데 더 걸을 자신이 없어서 역 바로 앞에 있던 Freer Gallery란 곳에 들어갔다 (다리 아파서 가까운 곳 들어갔는데 결국 미술관 안에서 또 개 걸음(정보)). 뭐 사실 미술..이런거에 대해서는 개뿔도 모르지만 뭐..이것 저것 보는 재미도 있고 또 뭐 이런저런 이유로..미술관을 주욱 둘러보고 나와서 뭐 정원 꾸며놓은 것도 구경하며 마음의 평화를 얻고 (아이팟으로는 개때려부수는 그라인드 코어 재생중) 바로 옆에 뭐 협회건물..그런 비스무리한 것도 구경하고 조각 정원 (의역) 이었나도 구경하였다. 조각 정원인가 뭐시기에는 오노 요코가 기증한거..라고 써있던걸로 기억하는 소원 걸어 놓는 나무가 있었는데 재밌는 것도 있고 한심한 것도 있고 개 슬픈 것도 있더라 t.t

국회의사당이 보이더라. 공원에는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논다.

요기에 들어갔었다.

띠용

윗 사진 건물 뒤 정원

이거이..조각 정원이었나..

문제의 나무

크흑 t.t

대충 피터형이랑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가와서 지하철을 타고 로슬린으로 돌아왔다. 약속장소에 한 10분 전에 도착했는데..30분이 지나도록 안 온다. 전화해보니 집에 있단다....형 뭐야..여기서 만나자고 했잖아..뭐 어쨌든 집에 들어가니 저녁을 만들어 주더라. 뭐 무슨 죽같은거에 당근 콩 등등이 들어가 있고 닭다리 하나 있었다. 노 시즈닝이랬는데 음..진짜 말 그대로 전혀 조미료가 첨부되지 않은 재료 그대로의 맛..bad taste가 아니라 no taste...(콩글리쉬 작렬) 뭐 어쨌든 먹을만 했다. 밥을 먹고 나니 오렌지 쥬스에 과일까지 씻어 줘서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된 주제는 CNN에서 나오는 뉴스 거리들....원래는 밤에 그가 자주 간다던 살사 클럽에 가자고 했었는데 밤 10시가 되서야 '아차!' 이러더라. 지금이라도 가겠냐고 물어봤지만 나도 피곤했고 그도 피곤해 보여서 괜찮다고 하였다. 피터형은 뭔가 계속 바빠 보였는데 너무너무 피곤해서 먼저 잠들었다.

요것이 워싱턴에서 묵던 그의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