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 일요일

그렇게 지옥같이 달리다가 8월 10일이 되었고 거의 새벽 1시가 되 가려는 중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와..진짜 고3수험 시절, 대학 와서 공모전 할때 등..이후로 진짜 오랜만에 이렇게 졸음 참아본다. 멍하니 앉아있는데 피터가 갑자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절대로 먹이를 바라보는 매의 눈빛이 아님). 갑자기 Atalantic City에 가잔다. 뭐야 거기가 어디야 난 거기 어딘지도 몰라....하지만 잠결에 '으...응?' 이라고 대답을 하였고 그는 출발하였다. 그렇게 나는 워싱턴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미국 3대 카지노 도시중 하나라는 Atlantic City로 가게 되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왠 번쩍 번쩍 거리는 도시가 멀리서 보이더라. 거의 새벽 2시가 가까웠는데 도시가 번쩍 번쩍 거려..도시로 들어가 둘러 보니 오 세상에..지구에는 이런 곳도 있구나 싶더라. 돈냄새와 온갖 페로몬 냄새가 가득한 거리였다. 차를 타고 구석 구석 돌아댕기다 주차를 하고 아무 카지노에나 한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아쉽게도 여기서는 정신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하였다)

카지노에 들어갔는데 음..아 이런 곳이 카지노구나. 내 머리속의 도박장은 뭔가 일본 만화에 나오는 개막장 파칭고..강원랜드....그것이 알고 싶다...돌아오지 않는 주부들 편....뭐 대충 이런거였는데 아 간지 나더라. 뭐 사실 구석구석에서 담배 빨면서 슬롯머신 땡기고 뭐 카드 후리고 있고 그런거야 비슷한데 왠지 뭔가 간지가..영화에서 종종 보던 셔츠에 블루진 간지나게 입어준 금발의 백인 미남들..뭔가 작아지는 나.... 이동하다 보니 무슨 2층에 있는 클럽이랑 바로 올라가는 원형 계단이 있는 공간이 나왔는데 벽에는 왠 유리통 속에 누나들이 냉방이 안되는지 헐벗고 춤을..아..여기가 어디지..역시 동화 파랑새가 맞았어..행복은 가까운 곳에....(정신 나감) 클럽에 들어가 볼까 했는데 덩치가 산만한 흑인 형들이 스치기만 해도 총 쏠 표정으로 서 있어서 그냥 밖에서 슬쩍 보기만 했다 오 헬.... 그냥 목이 말라서 바에서 소다나 한잔 했는데 (또 얻어먹음) 옆에 바 앞에선 거의 무슨 에로비디오 찍고 있고..사방 팔방에 누님들이....여긴 어디지..왜 나 혼자 황인이지..내가 여기 있는 남자 중에 키 제일 작은거 같아..

대충 구경 하다 나와서 쪼까 걷다가 다시 차를 타고 지옥의 드라이빙을 떠났다. 중간에 한 4초씩 졸아주고 옆에선 깨우고 잠 깨려고 음악만 개 시끄럽게 틀고 진짜 정말로 피곤했다. 거기다 중간에 갑자기 자기도 한숨 자야겠다고 한시간 있다 깨워달라는데 아니 형..나 한시간 동안 뭐하고 있으라고 안돼 ㅁㄴㅇㄹ

형이 자는 동안 한컷. 들르는 휴게소마다 스타벅스가 있더라.

한 시간 뒤에 겨우 형을 깨우고 조금 더 달리다가 휴게소 스타벅스에서 아침을 먹었다. 그 말로만 듣던 커피에 베이글..된장남.......은 무슨 개소리 그냥 개 가난하게 생긴 사람들도 다 사먹더라. 얻어먹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이번엔 내가 쏠께! 했는데 총 가격이 점심에 얻어먹은 햄버거 한개 가격보다 싸서 좀 민망했다. 이게 내가 여행 기간 동안 유일하게 쏜 거였다..

그렇게 아침을 때우고 다시 우리는 워싱턴을 향해 떠났다. 뭔가 관광은 안했지만 뉴저지서부터 패터슨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델러웨이 뭐 여기저기 다 지나갔다. 나중에 누가 미국 어디 가봤냐고 물어보면 '뉴욕이랑 워싱턴이랑요~ 필라델피아 등등도 지나가 (매우 작은 목소리로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봤어요' 라고 말해야겠다.

달려라

달려라

해저 터널도 지나고

무슨 종교 사원이랬는데 대빵 크더라.

멀리 보이는 목적지 버지니아 로슬린..

이곳에도 역시 있는 조깅쟁이들

아 지옥같은 드라이브를 마치고 드디어 나의 워싱턴 숙소이자 그의 집인 버지니아 로슬린인가 하는 곳의 아파트에 도착하였다. 난 무슨 프렌즈에 나오는 그런 곳 생각했는데 뭐 졸라 좋아보이더라..들어가자마자 씻고 바로 기절해 주었다.

한참을 유체이탈 상태에 있는데 그가 날 급하게 깨우더라. 빨리 나가잔다. 정신 없이 옷 입고 정신 없이 따라 나가 차에 탔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이런 식으로 팔려 가던데). 차에 타 설명을 들으니 뭐 항공박물관에 가잔다. 여기서 차타고 밖에 못가니까 데려다 주겠다고..아 이 친절함..도착했는데 좀 있으면 입장 못한다고 발 아파 뒤지겠는데 뛰라고 해서 뛰었다..이 당시에는 몰랐지만 발가락이 부러진 채로 뛰었다. 항공박물관은 말 그대로 항공박물관이더라 온갖 전투기에 비행기에 등등....스페이스 셔틀 진땡을 갔다 놨는데 오 개짱 크더라. 사실 잘 몰라서 좀 어버버 했지만 한때 기계공학인가..도 전공하신 피터형의 친절한 설명으로 지루하지 않게 구경하였다.

항공 박물관

스페이스 셔틀!

요렇게 생긴 곳이었다.

항공박물관을 나와서 다시 돌아와 조지타운 이라는 곳에 갔다. 뭐 조지 타운 대학 근처고 이쁜 여학생들이 아주 많고 기타 등등 설명을 들어보니 뭐 대충 대학로라고 하면 되려나? 싶었다. 그의 말대로 아리따운 여성분들이 아주 많아서 피로가 절로 풀리는 듯 했다. 차를 타고 대충 둘러보다가 둘 다 지옥의 배고픔을 느껴서 그가 안다는 인도 음식점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또 얻어먹음). 저녁을 먹으면서 자기 사생활 이야기를 이것 저것 해주더라. 여자친구 이야기 등등..참 원래 성격이 이런건지 내가 그만큼 더 친하게 느껴진건지 왠지 더 친근해진 느낌이었다. 저녁을 먹고서는 근처 강가를 따라 산책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돌아댕겼다. 매우 좋았지만 극도로 피곤한 관계로 일찍 돌아와서 그냥 바로 뻗어버렸다. 도착했다 워싱턴!

조지 타운

근처의 강가.

윗 사진 거의 바로 옆 (미친 무성의)

요런 곳도 있고

침대가 하나라서 나는 바닥에 무슨 공기로 채우는 매트리스 깔고..얼마 전에 이사와서 짐도 못풀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