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포럼 6
리뷰전용 게시판입니다. 안암 맛집 후기는 sofo에 올려주세요!
새로고침 | 로그인
[장문주의] 킹수제만두 마파두부 덮밥 후기
[장문주의] 킹수제만두 마파두부 덮밥 후기
샤일록
후기(추천) | 등록일 : 2019-06-11 12:16:54 | 글번호 : 42633
3210명이 읽었어요 모바일화면

첨부 이미지 : 4개

어제 여느때처럼 점심메뉴 고민을 하던 차에, 불현듯 언니네반점이 떠올랐습니다. 저번에 후기를 남기기도 했던 신메뉴의 맛이 잊혀지지 않고 있었거든요. 급하게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려 요리를 시켜도 양심에 찔리지 않을만한 인원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헌데 식욕센서라는게 참 묘한것이, 방금까지만 해도 신메뉴가 먹고 싶어 언니네반점으로 행선지를 정했는데 갑자기 마파두부가 땡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결국 돌고 돌아 마파두부덮밥을 주문했습니다. 언니네에서 파는 덮밥은 어떤 것이든 항상 평타 이상은 쳐주기 때문에 마파두부덮밥도 기대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이거 마파두부덮밥인지, 마파두부나베인지 모를 음식이 서빙됐습니다. 묽었습니다. 그것도 무척이나. 다행히 맛까지 밍밍하진 않았지만 제가 기대한 그 맛이 아니었습니다. 두부도 너무 적었습니다. 물론 언니네 특유의 큰 깍뚝썰기였습니다만 그래도 마파두부덮밥에 두부가 10개 남짓이었던 건 좀 심한 것 같았습니다.

언니네에서 느끼기 힘든 굉장히 불만족스러운 경험에 고파스에 짧은 글을 남겼습니다. 넋두리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이번처럼 한 메뉴에 운명처럼 꽂히는 건 정말 오랜만에 겪는 일이었는데, 언니네반점의 마파두부덮밥은 그 욕구를 해소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안달나게 했거든요. 내 이 마음을 누가 달래줄까. 성불하지 못하고 정처없이 떠도는 마파두부귀신을 누가 달래줄까. 그때 달린 댓글이 킹수제만두 추천이었습니다.

고파스, 특히 소비자포럼 죽돌이로서 킹수제만두에 관한 글을 몇번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두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다 위치도 신설동역에 있다길래 한번도 자세히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마파두부 귀신에 씌인 저는 비주얼이나 보자, 하고 킹수제만두를 검색했습니다. 그 결과는 경이로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마파두부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색깔, 질감, 두부의 크기, 플레이팅 모두 만화속에서나 나올법한 마파두부였습니다. 바로 그 순간 다음날 메뉴가 정해졌습니다. 위치는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마파두부귀신이 절 킹수제만두로 이끌었습니다.

그래서 방금 먹고오는 길입니다. 가게가 오전 10시 오픈인데, 제가 2교시가 있어서 9시 45분쯤 미리 도착했습니다. 역시나 근본있는 가게답게 일찍 문을 열었더군요. 문 밖에서는 남자사장님이 만두 소에 들어갈 채소를 손질하고 계셨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마파두부덮밥을 주문하고 기다렸습니다. 조금 경박한 가게이름과는 달리 내부는 중국풍으로 잘 꾸며져 있더군요. (사실 저는 킹수제만두, 킹수제만두하길래 갓니네반점, 킹플랜비 같이 별칭인줄 알았습니다; 킹수제만두가 진짜 이름이었을줄은..) 5분쯤 지났을까요, 영롱한 빛깔의 마파두부덮밥이 나왔습니다. 제가 본 바로 그 마파두부였습니다. 귀신에 홀린듯 수저를 들었습니다.

첫 술에 제 느낌은, 윽?! 이었습니다. '이게 마파두부여, 마라두부여??' 제가 아는 마파두부의 맛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랑마라탕에서 먹었던 마라샹궈의 맛과 비슷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마라에 아주 약합니다. 사랑마라탕 마라샹궈도 먹기 힘들었다고 하면 감이 오실까요. 저는 정후 탕화쿵푸 1단계 마라탕이 적당할 정도로 마라에 있어서는 미취학아동 수준입니다. 하지만 킹수제만두의 마파두부덮밥은 고등수학이었습니다. 직감했습니다. '아, 이거 다 못 먹겠다.'

결과는 마지막 사진과 같습니다. 못 먹겠다, 못 먹겠다 하면서 한술씩 넣다보니 어느새 빈 그릇을 긁고 있는 절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벡터값은 달랐지만 스칼라값은 같았다고나 할까요. 맛의 방향이 제가 기대한 바는 아니었지만, 맛의 정도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단무지로 입 안을 진화하면서 결국 완식에 성공했습니다. 왜 다들 킹수제만두, 킹수제만두 하시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 이름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맛입니다. 추천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 안에 마파두부귀신도 성불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포럼 추천 가게는 믿고 가겠습니다. 다음에는 만두도 먹어봐야 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수 18
새로고침 | 목록보기 | 댓글쓰기

댓글 1 마라탕와구와구 2019-06-11 12:23:53
마라두부 인정.. 너무 좋아요ㅠ


댓글 2 Nafla 2019-06-11 12:28:17
.


댓글 3 너는내가 2019-06-11 12:29:37
향신료 느낌이 많이 나서 뭔가 먹고나면 되게 만족스러워요!
군만두도 좋아하지만 마파두부가 진짜 한번씩 되게 생각나는 집
/ 필력에 감탄해서 추천 누르고 갑니다 ㅎㅎ


댓글 4 일일일엽떡 2019-06-11 12:42:29
..????이과


댓글 5 블래키 2019-06-11 12:48:12
뿌듯하네여


댓글 6 やみのま 2019-06-11 12:54:59
예전에 미각 마파두부가 굉장히 괜찮았는데 리뉴얼하고나서 ㅠㅠ


댓글 7 kisetu 2019-06-11 13:13:19
여기 만두도 괜찮아요~~ 저번에 먹었을 때 육즙이 엄청 맛있었어요!! 학교에서 조금 멀지만 가볼말 합니다


댓글 8 호랑이수염 2019-06-11 13:52:33
여기 만두도 맛있고 꿔바로우도 맛있어요!!


댓글 9 라쿠카라차 2019-06-11 13:53:31
ㅋㅋㅋㅋ재밌게잘읽었어요


댓글 10 diskurs 2019-06-11 14:18:38
가게이름이 만두인만큼 진짜 만두가 너무 맛있어요
담에 기회되시면 꼭 만두 드셔보세여


댓글 11 뜨거운안암의밤 2019-06-11 15:11:42
필력에 추천드리고 갑니다


댓글 12 세계대존맛 2019-06-11 15:12:09
그래서 만둣국은 안 드신거죠? ㅠ


댓글 13 커-피 2019-06-11 15:13:15
필력 인정합니다ㅋㅋㅋㅋ


댓글 14 샤일록 2019-06-11 16:10:01
7/ 8/ 10/ 다음에는 꼭 친구들 데려가서 먹어보겠습니다!
12/ 만둣국은 생각도 못했는데.. 맛있나요?


댓글 15 세계대존맛 2019-06-11 18:05:50
14/ 다음번에 한 번 드셔보세요~~


댓글 16 킹수제만두 2019-06-12 02:00:31



댓글 17 kOREPAS 2019-06-12 13:47:18
14/ 만둣국 국물이 진한것이 아주 좋습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거 시켜놓고도 3~4병은 드실것 같아요


댓글 18 yourmom 2019-06-14 21:18:40



댓글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권한이 없는 회원레벨)
목록보기 
고파스 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문의 | FAQ | 서버 부하 : 96%
KOREAPAS.COM ⓒ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