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그 어떤 맛집을 가더라도 눈팅만 했었는데 사장님의 친절이 저의 소심력을 무너뜨렸어요.
이건 꼭 써야만 할 것 같아서 난생 최초로 글을 남겨봅니다.
오늘따라 유독 추웠고 목감기 기운이 있어 따뜻한 차를 사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Coffee Zip(이하 '커피집')의 과일청이 맛있더라는 기억이 스쳐지나갔고 아픈 와중에도 맛있는 걸 먹고 싶은 돼지 같은 욕망으로 커피집을 들렀습니다.
저는 무식하게도 유자차나 과일청이나 그게 그거겠지 싶어 자신있게 사장님께 감기에 좋은 과일청을 추천해달라 했더니..
사장님께서 과일청은 감기에 안 좋다며 사지 말라고 하시는 겁니다. (여기서 1차 놀람.. 너무 너무 양심적..)
대충 따뜻하면 다 좋은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사장님께서는 거듭하여 과일청은 감기에 안 좋다며 사지 말라고 하시더니 조그마한 컵에 어떤 차를 타서 주시는 거예요. (여기서 2차 놀람..) 목감기에 좋다며 약 같은 차? (이름은 까먹었어요.)를 타서 주셨습니다.
매우 이상한 맛이고 쓴 맛이긴 했지만 진짜 몸에 좋은 느낌의 약 같은 차를 주셨어요! 
작은 차 한잔 얻어먹고만 가기 죄송스럽기도 하고 갈 길이 멀기도 해서 생강차 같은 것으로 테이크아웃해서 사가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이번에는 아예 대놓고 큰 컵에다 따뜻한 꿀물을 타주시는 거예요..ㅜㅜ (3차 놀람.. 천사신가요?ㅜㅜ) 
파는 메뉴도 아니라고 그냥 무료로 가져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너무 죄송스러워서 소정의 금액이라도 제발 받아주시라고 했지만 그것도 거절하시고..ㅜㅜ 비루한 사탕이라도 드리려 했으나 다음에 자주 와달라고 웃으시기만 하시고..ㅜㅜ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여기다가 이런 양심적이고 인정 많으신 사장님의 가게를 홍보해드리는 것밖에 없을 것 같아 인생 최초로 글을 남겨봅니다.
나와서 보니 꿀물만 있는 게 아니고 또 예쁜 꽃송이도 띄워주셨더라구요. 이런 세심한 친절까지 베푸시고.. 너무 감격스럽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네요..ㅜㅜ
저 사진에 있는 양은 제가 오다가 반쯤 먹고 남은 양이에요. 한마디로 엄청 많이 타주셨던 거죠.. 그러면서 저 부담갖지 말라고 조금 주는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배려 of 배려ㅜㅜ
여기 넘넘 좋은 곳 같아서 이런 곳이 꼭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그리고 이제 곧 날이 추워져서 따뜻한 몸에 좋은 음료도 파신다고 하셨어요. 약재? 같은 걸 준비하실 예정이시래요.
그때 저 꼭 가서 또 먹으려구요. 약재라니.. 몸에 좋은 거 좋아해서 기대중입니다.ㅋㅋ
오늘 내어주신 음료들도 다 건강한 것들이었는데 사장님께서 아무래도 양심적으로 정말 질 좋은 음료들만 파시는 것 같아요. 음료도 괜찮은 곳 같으니 부디 많은 분들께서 들러봐주시면 좋겠어요.
품질이 좋지 않은 것을 권하는 것도 소포게 이용자 분들에게 실례되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이곳은 정말 음료도 괜찮은 곳 같아서 홍보해드려도 모두가 좋은 일일 것 같아 꼭꼭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아, 위치는 우신향병원 근처인데요. 쿠이도라쿠 라멘집 맞은편이에요. 영철버거 골목 끝에 있어요.
첨 쓰다보니 글이 넘 길어졌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끝마무리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
그리고 알바 그런 거 아닙니다. 저도 여기 오늘 처음 가봤거든요.. 여기 좋은 곳이었어..크흡..ㅜㅜ   


+ 오늘 후기
와.. 글이 많이 달렸네요. 호응도 많고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오늘 후기도 들려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어제 마음의 빚을 지고 간 게 걸려서 오늘 마실 걸 사러 다시 커피집에 들렀어요.
그런데 사장님께서 알아봐주시고 병원 갔냐고 안부도 물어봐주시더라구요.
저는 당연히 게으름뱅이라 병원을 안 갔거든요. 그러자 사장님께서 무언가 또 준비를 하시더니 이번에는 단백질 음료라며 작은 컵에 또 건강음료를 주시는 거예요..ㅜㅜ 저는 이렇게 퍼주시면 뭐 남냐고 그랬는데.. 괜찮다면서 웃으시기만 하시더라구요.
제가 따뜻한 오렌지 종류?(죄송해요.. 이름 또 까먹었어요..ㅜㅜ)의 음료를 주문했는데, 사장님께서 제게 단 거 좋아하고 물 많이 안 마시고 그러지 않냐고 하시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아픈 거 같다고 쉬어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신경도 써주시더라구요. (여기 약국인가여.. 병원인가여.. 마음의 병이 치유되는 곳인 가봐요.ㅜㅜ) 
결국 그래서 오늘은 그래도 음료를 사긴 했는데.. 나오는 길에 작은 초코렛도 나눠주시고.. 휴.. 이렇게 다 퍼주시니..
마음의 짐을 덜러 갔다가 오늘도 마음의 빚만 잔뜩 지고 돌아왔습니다. 넘 감사한 곳이네요..ㅠㅠ (이렇게 커피집 무한루프 타게 되는 걸지도..)
그리고 사장님은 원래 되게 주변 사람들에게도 친절하신 분이신가봐요. 제가 있을 때 어떤 아주머니께서도 오셨는데 원래 아시던 사이인지 스스럼 없이 친절하게 대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그 커피집 옆에 있는 초록색 집? 여러가지 물품 파는 곳도 사장님 가게인지 확실지는 않지만 왠지 그런 것 같았어요. 아주머니께서 그 옆집 구경하게 문 열어달라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은 제가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알지 못해서.. 불확실한 정보긴 한데요. 혹시 옆집 아기자기한 물품 사실 분들은 커피집 사장님께 한 번 문의드려봐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 가서 보니까 메뉴가 대체로 저렴했어요! 제가 마신 음료는 (이름 까먹어서 죄송합니다..) 3500원과 4000원 사이였구요. 아메리카노는 무려 1,800원이었어요! 그 외에 커피들도 2500원에서 4000원 사이였던 것 같은데..
사실 메뉴판 사진 찍어서 올려드리고 싶었는데.. 또 소심해져가지고.. 카메라를 못 들이댔어요. 죄송해요..
가격은 대략 이랬던 것 같아요. 정확하진 않지만 그래도 저렴한 편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인데.. 이렇게 많이 베풀어 주시는 건 사장님께서 친절하셔서 호의로 그냥 더 주신 건데.. 혹시 이 글 때문에 왜 서비스 더 안 주냐고 하시는 분들은 안 계시겠죠? 문득 괜히 제 글이 역으로 사장님께 폐를 끼치게 만드는 건 아닐지 걱정이 드네요. 괜한 저의 어리석은 기우이기를 바라봅니다.
많은 분들께서 제 마음을 호의적으로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글이 더 길어지고 말았네요.. 우리 모두 다 함께 따뜻한 겨울 보낼 수 있기를 바라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5 19:3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