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자작수필) 가성비 인생

웃음·연재 2
유쾌하고 감동적이며 놀라운 이야기, 자작 연재 콘텐츠!

익명
등록일 : 2022-08-14 21:52:28 | 글번호 : 335219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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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자작수필) 가성비 인생

첨부 이미지 : 1개

시작은 초코파이였다.

중학교 3학년 시절 집안 가정 형편은 좋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가정 분위기도 냉랭했다.

너무나도 차가워, 철없는 그조차도 가정의 붕괴를 직감할 정도였다.

그런 그가 가정을 위해 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을 탓하는 것이다; ‘다 내가 잘못한 탓이다.’

‘중세의 고행자가 자신을 채찍질하듯, 오직 자신을 하찮게 여기고 고통을 줄 때에만 그는 존재가치를 갖는다.’

‘부정할 수도, 분노할 수도 없다. 부정과 분노만으로는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 타협해야 한다. (1)  오직 절대 가치에 대한 복종과 희생이 있어야만 비로소 구원에 도달할 수 있다. 난치병 환자의 위험한 소신공양(燒身供養)일 지라도, 안 하는 것 보다 낫다.’

그 이후, 컴퓨터 게임은 타락의 표상이 됐다. 교복은 피부에 붙어버렸다. 김천의 5000원짜리 오므라이스는 죄악이었으며, 2300원짜리 샌드위치는 사치였다. 오직 400원 초코파이와 100원짜리 요구르트만이 유일한 저녁-야식메뉴였다. 초코파이 2개를 먹는 날은 학원 영어 시험이나 수학시험을 100점 맞았을 때였다. 허용 가능한 유일한 위로였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고행은 성공적이었다. 화이트 칼라라는 막연한 목표(2)를 위해 악착같이 유지한 동네 학원생활은 초코파이 2개를 위한 죽음의 달리기를 거치며 괄목한 성과를 냈다. be동사도 제대로 못 쓰던 하급생은 이제 전교 3등의 명실상부한 똑똑이가 되어있었고, 학원에서 그 누구보다 영어단어를 잘 외우는 영단어사전이 되었다.

중3이 지나고 가정사정은 나아졌다. 나도 자연스레 공부도 덜하고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되었지만, 심리기저의 핵심만큼은 바뀌지 않았다; 가성비 고행. ‘사치하고 낭비하는 자는 사회악이며, 오직 최소 소모와 최대 효율만이 선이다. 창조적 파괴와 투자 확장은 적합하지 않으며, 오직 현상 보수와 한 분야에 대한 집중만이 정답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사골국이다; 사골국의 사골은 수 번 고아내도 다시 쓸 수 있고, 깍두기 하나와 밥 한공기만으로도 끼니를 든든히 때울 수 있다.

그는 아직도 대중 문화생활-영화, 연극, 박물관-이 두렵다. 그들은 사골이 아니다. 게임은 공짜로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책은 두고두고 곱씹어 읽으면 또 새로운 맛이 난다. 사골처럼 마음대로 우려낼 수 없는 휘발성 문화생활은 용납할 수 없는 지출이다.

그는 뚜벅이다. 자가용, 비행기를 절대 지양하며 필요할 때에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동 거리 2km안에 있는 거리는 태양이 내리 쬐는 아스팔트든 눈 내리는 영하 날씨든 상관없이 걷는다. 교통비조차 아깝기 때문이다.

그는 고행사제다. 쪄 죽어도 선풍기요, 얼어 죽어도 이불이다. 분진 날리는 폭죽과 요란한 음악, 술과 고기가 흘러 넘쳐 버려지는 쓰레기 축제를 혐오한다. 술과 인간관계에서 도망쳐 방콕족의 성지-집에서 집 예찬 송시를 읊조린다.

그렇다. 소비와 축제로 가득한 세상. 이 세상과 단절되지 않으면, 세상으로부터 멀어지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오직 고립뿐. (3)

그는 오늘도 가성비 인생을 산다.

좋아하는 사람의 카톡 답장만으로,

세상 가장 행복한 웃음짓는,

그리고 기약 없는 답장에 슬퍼하는.

그 어떤 영화를 봐도,

그 어느 놀이동산을 가도,

느끼지 못할 감정의 롤러코스터.

입실렌티에서 중간에 도망쳐 나올 때 느꼈던 그 감정 그대로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합리화하며,

어두운 위광(威光)의 원천인 초코파이 이불의 달콤한 마시멜로우 속으로 들어간다.

가성비 훈장을 끌어안고,

달콤한 방어기제 속으로,

끝없는 가성비 인생이 그러하듯.

(1)   노경선. (2004). <<이혼 가정 자녀의 정신건강>>, <부모의 이혼을 받아들이는 단계>,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9074#home

(2)   신명호. (2019). <<왜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하나?>>, <사회계층 간 학력자본의 격차와 양육관행>, 한울. http://www.yes24.com/Product/Goods/68700547

(3)   Goldmooonday. (2022). 에릭슨의 성격이론, About psychology,

https://goldmoonday.com/entry/%EC%97%90%EB%A6%AD%EC%8A%A8%EC%9D%98-%EC%84%B1%EA%B2%A9%EC%9D%B4%EB%A1%A0.

이전 수필: https://www.koreapas.com/m/view.php?id=gofun&no=328321&back=1
(구) 인스타 글 모음:
https://www.instagram.com/hwalseongseulreoji/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activatedsludge

감사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6 00:31:06:

댓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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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댓글 1 익명 2022-08-15 03:22:19

6/가성비인생은 글도 가성비있게 소비하시는 느낌이네요 ㅠ이 글을 쓸 "필요"가 있냐는 관점이 느껴지는데.. 그건 명명백백하게 증명된 필요가 아니면 돈도 시간도 에너지도 써선 안된다는 강박이 있는게 아닐까요.

24 0

논란의 댓글 익명 2022-08-15 03:12:25

사실 저정도면 그렇게 궁핍한 삶은 아닙니다. 초코파이를 먹을 정도면 먹을건 다 먹었다고 봐야죠.
제가 학생일 때도 학교 학원 집 반복하며 교복만 입고 다녔고 어디 특별히 놀러가는 일도 없었습니다. 김천은 커녕 학교학원 끝나고 몇백원짜리 군것질도 할 돈이 없이 친구들한테 얻어먹기만 했습니다. 정말 어쩌다 가끔 사먹는 길거리 500원짜리 핫도그가 저의 최대 사치였습니다. 저 역시도 생각없이 살았지만 그 와중에도 넉넉치 못한 집안과 내 미래에 대한 불안은 뚜렷이 느꼈고 성적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며 깜지(노트 한줄을 두세줄로 나누며 암기단어로 까맣게 필기해서 덮는 행위)를 쓰는 소심한 모범생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소비 자체가 아니라 주변인이나 사회 평균적인 소비수준과의 차이입니다. 저 역시도 계속 얻어먹기 부담스러워서 인간관계에 자연히 소홀하게 되더군요. 어느 지표로든 아웃라이어는 인간관계의 폭이 많이 줄어들게 되고, 혼자있는걸 더 편히 여기게 됩니다.
그러니 이런 면에서 본인과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가면 됩니다. 고대에 금수저가 많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비율일 뿐 성자님과 같은 교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특히 입실렌티에서 중간에 도망나왔다는 부분은 이해가 잘 가지 않네요. 입실렌티가 그렇게 사치스런 행사가 아닐텐데요. 아무튼 이렇게 수필까지 쓰며 감상에 빠질 상황은 아닌것 같습니다.

4 59

댓글 1 익명 2022-08-14 22:15:49

크... :

댓글 2 익명 2022-08-14 22:25:53

제 이야기 같아서 눈물나요 :

댓글 3 익명 2022-08-14 22:48:36

공감되네요ㅠㅠ :

댓글 4 익명 2022-08-14 23:35:22

사진이 너무 슬퍼요 :

댓글 5 익명 2022-08-15 02:56:49

가장 쉬운 건 자신을 탓하는 일이다. 고행. :

댓글 6 익명 2022-08-15 03:12:25

댓글 7 BEST 익명 2022-08-15 03:22:19

6/가성비인생은 글도 가성비있게 소비하시는 느낌이네요 ㅠ이 글을 쓸 "필요"가 있냐는 관점이 느껴지는데.. 그건 명명백백하게 증명된 필요가 아니면 돈도 시간도 에너지도 써선 안된다는 강박이 있는게 아닐까요. :

댓글 8 익명 2022-08-15 04:01:46

7 그런 강박은 없습니다 ㅎㅎ 이 늦은 새벽에 커뮤니티에서 눈팅이나 하고 있는 사람한테 그런 말씀하시면 오히려 제가 부끄럽지요... 다만 고파스에서 눈팅하다 보면 간혹 올라오는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을 보다보면 정말 상상도 안가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다른 커뮤까지 따지면 훨씬 더 많구요. 대학신입생때부터 가정도움 1도 없이 스스로 학비 생활비 다 해결했다던가, 그것도 여의치 않아서 군대로 도피하는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들... 저조차도 그렇게 어려운 환경은 아니었는데, 그런 삶에서 학점과 취업걱정까지 해야 하는 입장에 복합적으로 느껴야할 그 스트레스가 전 상상도 잘 안되더군요. 그런 경우에 비하면 본문의 글에는 공감이 잘 안가는게 사실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어려움이 있듯이, 그 어려움에 공감하는 정도도 제각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는곳이 신림동인데, 얼마전 폭우로 반지하에서 변을 당한 신림동 거주자 분들이 뉴스나 커뮤글에 많이 올라옵니다. 반지하에서 변을 당할 뻔 하다가 주변 거주자들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한 어린 학생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는 지상층이고 저지대는 아니어서 창틀에 비가 새는것 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지만, 이 누수문제를 집주인한테 말씀드렸고 장마 끝난 후에야 조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저는 다음주 예고된 장마비에 또 누수를 겪어야 하는 짜증나는 상황이지만, 이걸 커뮤에 올린다고 해서 반지하 누수 피해 겪은 분들까지 공감해주길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겠죠. 뭐 그냥 그렇습니다. :

댓글 10 익명 2022-08-15 04:46:47

9 저는 성자님과는 비슷한 사람이 아닌것이죠. 비슷한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입니다. 성자님이 사회와의 단절이 아닌 연결을 원하시는것인지, 어떤 종류의 연결을 원하시는것인지 그것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

댓글 12 익명 2022-08-15 05:55:34

11 제 요지는 단순히 '수필 내용에 공감가지 않는다' 입니다. 제가 수필내용에 공감하지 않듯 님도 제 감상이 마음에 안들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을 '각박한 인생' 이라며 '창작할 여유도 소비할 여유도 없'고 '덜 각박한 사람'들의 창작을 혐오한다는 식으로 매도해도 되는건 아닙니다. '진짜 심연은 침묵' 이라면서 제 감상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심한 모순이군요. 침묵보다 더 심한 심연을 보는것 같습니다.
작품이 있으면 감상평이 있는 것입니다. 둘은 작용반작용과 같은 관계죠. 작품이라는 작용에 대해 수많은 독자들은 저마다의 감상평이라는 반작용을 내는데, 그쪽은 저한테 그 반작용을 내지 말라고 하고 있네요. '각박한 인생'은 그럴 '여유'도 없을거라고 하면서요. 작품이라는 것을 마치 가진자들의 전유물인 것마냥 말하는 그 모습에서 저는 어쩐지 이 사회와 세상의 근원적인 '심연'을 보는 느낌입니다. 불쾌한 감정(아마도 그렇게 의도하신것 같지만)이 너무 크게 느껴지고 이어지는 댓글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서 그냥 차단하는게 서로한테 좋을것 같습니다. 그쪽도 저를 차단하시기 바랍니다. :

댓글 13 익명 2022-08-15 09:55:00

12/ 거 말 ㅈㄹ 많은 고립된 인간을 보는 것 같네요 :

댓글 15 익명 2022-08-15 11:28:57

어우 귀아파 :

댓글 16 익명 2022-08-15 15:34:29

6/ 어우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외향적인 면이 조금 있으셨군요... 저는 그것마저 잘 없어서 그랬는지 비슷한 동기들도 많이 못만났고, 친구 사귄 몇 없는 동기도 다 군대에 간지라.... 하하하 이거 참 부끄럽게도 입실에 혼자 가서 춤도 못추고 공연도 못즐기고 그랬지 뭡니까! 그저 그때의 맑은 하늘과 저처럼 뜨문뜨문 망부석처럼 앉아있던 비슷한 학우분들을 찬찬히 바라보다가, 감정에 북받쳐 집에 와버렸죠 ㅎㅎ. 누구는 3~4시간 기다리면서까지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 멋진 축제를 저는 고문 받듣이 듣고 있었으니, 만원이나 지출하고 울고 있는 제가 참 불쌍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그래서 이런 글을 쓰게 되지 않았나 합니다. 그 뜨문 뜨문 앉아 혼자 외로이, 축제에서 유리된 체 앉아있는, 실례일 지도 모르지만, 저와 같이 정서적으로 궁핍한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서요. '나도 그렇다. 나는 이런 느낌이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의견을 들으니 웃게에도 올린 보람이 있습니다 ㅎㅎ
저보다 어려운 사정의 가정이 고려대학교에 존재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감정적으로 궁핍하게 살지는 않죠. 과외를 하든, 알바를 하든, 일정량의 돈을 벌어 동기들과 각종 축제와 대학생활을 신나게 즐기기도 하고 멀리 놀러가기도 합니다. 대학생이라면 응당 즐길 각종 정서 충족 활동을 통해 고립주의를 탈피하고 세계를 통해 진취적으로 나아가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는 그러지 않았고, 때문에 이런 어두운 정신의 글을 썼네요 ㅎㅎ. 저는 북마크스미스님보다도 감정적으로 더 고립되고 궁핍한 거 같아 이런 글을 쓰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새로운 의견 감사합니다! 왜 이렇게 느끼게 되었고, 어쩌다 이런 글을 쓰게 됐는지 좀 더 고민해봐야겠네요! :

댓글 17 익명 2022-08-15 15:44:49

8/ 그래도 마지막 문장은 이해하기 어렵군요. 저는 분명 이 수필을 제 감상, 의지로 썼습니다.
하루 하루 힘들게 벌며 먹고사는 일용직 노동자도 회한과 성공의 시를 읊을 수 있듯, 성공한 사업가도 안풀리는 경기에 낮아지는 수익률을 보고 한탄의 수필을 쓸 수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응당 느낄 감정이니까요. 물론 독자의 상황인식에 따라 공감하기 어려울 수는 있지만, 그 문학이 존재하는 한, 그 존재 자체로서 그 작품의 주제와 제재 또한 의미를 갖는다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필의 제재인 입실렌티나 첫사랑과의 카톡, 어려웠던 과거나, 주제인 가성비, 고립의 정서에 공감하시기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감상에 젖을 수 없는 경험이나 주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활동 자체로써 의미가 있으니까요. 제가 자발적으로, 가성비의 늪에 빠지기 싫어서, 나를 위해 만들었으니까요. :

댓글 18 익명 2022-08-15 15:50:05

1/
2/
3/
4/
5/
7/
13/ 댓글 감사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15/ :

댓글 19 익명 2022-08-15 19:05:26

13 저의 말은 글로 되어 있으니 굳이 '말 ㅈㄹ 많'다고 불평할 필요 없이 글의 첫문장이나 마지막문장을 보면 됩니다. 할말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자유롭게 적으라고 있는 칸입니다. '말 ㅈㄹ 많'다고 비아냥대는 당신의 모습은 사실 불만 'ㅈㄹ 많'은 스스로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겠죠.
사실 13플의 짧은 문장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습니다. '고립된 인간' 이라는 표현에서 댓글러가 두려워하는 바를 알 수 있고, 또 종합적인 수준도 알 수 있습니다.(비꼬는거 아닙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를 고립시키세요. 당신이 두려워하는 그 상태로 저를 몰아넣으시기 바랍니다. 말많다고 불평하셨던 제 리플의 마지막문장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고립된 인간이라면 자꾸 말을 걸어 연결시키려 하지말고 당신이 말한 것처럼 저를 당신에게서 철저히 고립시키세요. 고립(차단)된 인간에게서 알림이 뜨는 것을 클릭하는 것은 꽤나 불쾌하고 귀찮은 일이거든요. 14플처럼 말이죠. :

댓글 20 익명 2022-08-15 19:36:43

16 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글이라는 것은 작성자의 전체가 아닌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본문의 글에 그간의 사정을 모두 담을 수는 없고 그래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감상평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자신의 감상과 판단이 부적절할 수 있다는것을 인정하고 있고, 이것은 또한 모든 감상평을 쓰는 사람들이 가져야할 덕목이겠습니다. 공감이 안된다고 하여 대상 창작물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으며, 창작물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공감 이상의 이유가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비공감과는 별개로 저는 본문글에 담긴 표현들과 감성에는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작가의 감성이 이와 같이 담기고 표현된 글들을 항상 볼수 있다면 그 사람은 친구가 없어도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성자님은 감정의 궁핍을 겪는다고 하셨지만,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습니다. 이 학교에서 만나는 대개의 사람들의 감정과 성자님의 감정에 차이가 있어서 교감이 잘 되지 않은 것으로 저에겐 보입니다. 북돋는 감정에 모두가 웃고 떠드는 입실렌티에서 자리를 떴다는 것은 성자님에겐 대다수 고대인들에겐 없는 섬세한 감정이 있다는 뜻이지 그게 결핍이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제가 쓴 감상평에 몇몇 사람들이 불쾌감을 드러냈듯이, 일반인이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것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지닌 독특함이나 특별함, 귀중함의 특성이고, 공감이나 공유되지 못한다고 해서 평가절하될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제 글은 차가운 편이고, 그다지 인간적이지도 않고 저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자님의 글은 감정의 결핍을 말하고 있지만, 글에 담긴 감성과 표현들은 따뜻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의 글과 달리 성자님의 글은 교류와 교감과 위로 등 따뜻한 특성들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공감되는 주제가 아닐지라도 성자님의 글은 나중에 또 보고싶게 될 것 같습니다. :

댓글 21 익명 2022-08-17 01:18:50

20/ 몇번 욕먹고나서야 드디어 성자를 존중할 수 있게 되었군요 ㅎㅎ

님의 감상이

"아무튼 이렇게 수필까지 쓰며 감상에 빠질 상황은 아닌것 같습니다"

에서 발전되서 보기 좋네요 :

댓글 22 익명 2022-12-28 23:54:31

와.... 글 너무 좋습니다 선생님 :

댓글 23 익명 2022-12-28 23:54:47

특히 카톡 이야기 있는 문단 참 좋네요 :

댓글 24 익명 2022-12-29 12:58:51

23/ 좋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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