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오늘의 BGM은 골든 카무이 2기 오프닝입니다.

1.  전날 편의점에서 산 빵과 커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우고 출발합니다.
낮의 오오도리 공원은 또다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분수 수압이 너무 세서 안경이 다 젖었다는 점...

2. 삿포로역 바로 뒤에 있는 홋카이도대학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대학 캠퍼스가 오래된 건물도 많고 가로수가 많아 하나의 공원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학교가 넓은데다 평지라 그런지 학생들이 자전거를 많이들 타더라고요.
우리 학교에서 자전거 타면 허벅지가 아주 탄탄해지겠군요 ㅎㅎ 정후 길냥이들도 자주 치고...
여담이지만 홋카이도대학 - 삿포로역 - 오오도리 공원 - 스스키노 이렇게 다들 붙어 있어서 삿포로 지하철 탈 일이 많이 없습니다.

3. 'Boys be ambitious'라는 격언으로 유명한 윌리엄 클라크 박사입니다.
홋카이도대학의 초대 총장(당시에는 교두라는 단어를 썼습니다)으로, 홋카이도대학뿐만 아니라 일본의 북해도 개척 전반에 큰 도움을 준 인물이라고 합니다.

4. 다음 목적지는 홋카이도 박물관입니다.
볼거리는 많기는 한데 대중교통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북해도 다른 지역에 비하면 좋은 편이긴 합니다.
저는 갈 때는 전철역에서 내려서 걸어갔고 올 때는 버스 탔습니다.
박물관은 5개의 전시실로 되어 있는데 1전시실부터 차례로 자연사, 아이누족의 역사, 근대 개척사, 전쟁사, 그리고 전후 복구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국제학생증 지참시 입장권이 할인되며, 박물관 옆에 있는 홋카이도 개척촌과 공동입장권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5. 조선인 강제노역에 대해 의외로 자세히 다루고 있어서 상당히 놀라웠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강제노역'이 아니라 '노무동원'이라는 간접적인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언급이라도 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6. 이 땅의 주인인 아이누족은 내지에서 밀려드는 와진(和人,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본인)에 밀려 생활고로 죽기도 하고,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와진에 동화되기도 했습니다.
내 나라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7. 박물관에서 나와서 10분 정도 숲길을 따라 걸어가면 홋카이도 개척촌이 나옵니다.
개척시대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들을 옮겨 놓은 곳입니다.
일본에 편입된 역사 자체가 짧아서 느낌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일종의 민속촌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8. 구경을 마치고 삿포로역으로 돌아오니 오후 2시 30분이 되었습니다.
늦은 시간에도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삿포로역 옆 ESTA 빌딩 식당가에서 스프카레를 먹었습니다.
스프카레는 처음이었는데 다행히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뭐랄까... 마라탕 맛이 나는 카레 느낌이었습니다.

9. 점심을 먹고 마루야마 공원에 갔습니다.
전날 나카지마에 갔다 와서였는지 솔직히 별 감흥은 없었습니다.
옆에 마루야마 동물원도 있는데, 나중에 아사히카와 동물원에 갈 예정이라 굳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10. 공원 안에 있는 홋카이도신궁이나 구경하러 갔습니다.
4명의 신이 모셔져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메이지 덴노라 하여 참배는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옆에 도호쿠 대지진과 구마모토 지진 성금 모금함이 있었는데, 각각 100엔씩 넣고 왔습니다.

11. 재미로 뽑은 오미쿠지지만... 대길을 뽑으면 기분이 좋죠 ㅎㅎ

12. 이날의 마지막 목적지는 오타루였습니다. 오타루에 왔으니 운하를 구경해 줍니다.

13. 오타루는 오르골이나 유리공예, 각종 수공예품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특별히 흥미가 없어 주로 구경만 했는데, 그래도 일본에 간 기념으로 유리로 된 복고양이(마네키네코) 한 마리 사 왔습니다.
어느 여행지나 다 그렇지만, 오타루는 개인 취향이 많이 탈 것 같습니다.
반나절, 혹은 하루종일 계시는 분도 있다는데 저는 쓰윽 돌아보고 1시간만에 돌아왔습니다... ㅋㅋㅋ

14. 저녁은 아이누 요리를 파는 이자카야가 있다길래 찾아가서 도전해 봤습니다.
사진은 생선국인 오하우, 그리고 우리나라 막걸리 비슷한 카무이톤도라는 술입니다.
엄청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누 문화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은 색다른 체험으로 먹어 볼 만 할 것 같습니다.
사전예약을 하면 아이누 요리 세트를 아이누식 방에서 먹을 수도 있다네요.
아 물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본 요리도 많이 파는 곳입니다.

15. 저녁을 먹고 목욕탕에 갔는데 로비에 뜬금없이 에반게리온 피규어가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16.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삿포로를 연고로 하는 야구팀인 니혼햄 파이터스 도색이 된 지하철이 신기해서 사진으로 남겨두었습니다.
얘네는 더운 동네가 아니라서 그런지 지하철 에어컨을 안 틀고 그냥 창문을 열어버리더라고요...
참고로 삿포로 지하철 기본요금은 200엔인데 1일권이 830엔입니다.
지하철을 탈 일은 마루야마 공원 갈 때 말고는 딱히 없으므로 그때그때 표를 끊어서 타시거나 교통카드를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일차 여행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0 07: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