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무분별한 웹서비스 런칭 남발에 대해 다루었던 제 글, “정부가 스타트업 삥뜯고 세금 낭비하는 방법” 이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우선 공유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정감사 시즌이다 보니 국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주셨고, 몇 의원실을 통해 문광부로도 질의가 갔던 모양입니다. 문광부는 ‘관련이 없다’ 라고 답했다고 하네요. 그럴리가요. 그래서 찾아보았습니다. 정부가 사업을 발주해서 어딘가에 외주를 주었다면 사업발주 공고가 나와있기 마련입니다. 해당 기관 역시 7월 경 저와 협의를 마친 뒤 사업공고를 내서 ‘인디스트릿과 함께 이런 사이트를 만들겁니다’ 라고 적어두었을거라 예상했습니다. 대충 검색엔진으로 찾아보니 사업 공고 HWP 파일이 문광부 산하기관 공지에 버젓이 떠 있더군요.
이제서야 찾아본 사업공고 문서를 보니 제가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철학도 뭐도 없이 주먹구구로 일단 사이트 이것 저것 만들어온 게 아니라, 뒤틀린 정부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뜯기는 건 인디스트릿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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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인디 문화문화창작자들의 공연/전시전시 온라인 홍보페이지 구축’ 이라는 과업이 보이네요. 인디스트릿 서비스와 동일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민간에 그런 서비스가 없어서 정부가 직접 구축하겠다는 거라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몰랐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있더라 협력하자! 라고 제안한다면 그 또한 좋은일이라 생각했을겁니다.
헌데, 그게 아니라 처음부터 아래에 대놓고 참고하라고 인디스트릿 스크린샷까지 공고에 넣어두었네요. 다시 말해 ‘동일한 서비스가 운영되는건 알지만 그래도 정부가 직접 운영하겠다’라는 이야기입니다. ‘협조를 구하겠다’거나 ‘상생협력하겠다’는 언급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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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샷에 찍혀있는 날짜는 2014년 6월 1일, 지금은 공연이 뜸한 재머스의 공연소식이 보입니다.
– 사업 공고일자는 2014년 6월 13일
– “수집하려합니다”고 ‘정부사이트 운영담당자(센터 책임)’가 저에게 메일이 온건 2014년 6월 17일
사업공고에 포함시킨 지 16일이 지나, 사업공고를 발표한 뒤 4일이나 지나서야 인디스트릿에 ‘데이터 수집하겠다’며 협조하라고 ‘통보’를 한거였네요. 당사자들과 상의도 없이 대놓고 ‘저 민간 사이트 참고하라’ 사업공고에 적어두는 배짱은 역시 정부사업이라서인걸까요. 꽤나 불쾌해졌지만 정부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 하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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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이벤트 예약 접수 서비스로 무척 유명한 중견 스타트업 온오프믹스(onoffmix.com) 같은 서비스를 정부사이트 서비스로 직접 개발하겠다는군요. 온오프믹스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줄 몰랐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참고] 는 [여기 베껴라]의 동의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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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 만드는 걸 나무라지는 않습니다. 카피캣 서비스는 민간에서도 워낙 많으니까요. 카피캣 서비스의 등장은 그만큼 베낌당한 서비스가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당한 입장에선 반발하기보단 “잘됐다 어디 한번 경쟁해보자” 라고 반기기도 합니다.
물론 민간에서도 카피캣 서비스에 대해 무척 많은 비난이 쏟아집니다.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 원더 서비스가 스타트업 스타일쉐어를 베꼈다는 지적에 ‘골목상권 침해’로 비난받아 결국 서비스를 접기도 했습니다.
하물며 민간도 그러한데 정부예산으로 스타트업과 싸우자고 덤벼드는건 어떻게 봐야할까요? 정부가 민간과 경쟁해서 이길 자신이 있다면 그리 해도 좋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절대 이길리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예산낭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형 유투브 K-플랫폼이요? 아이고 말도 마세요 … 명텐도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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