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총에 대한 대학원장의 비판을 적극 환영합니다
- 7월 31일 대학원장 면담 보고


27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퇴임 인사에도 불구하고, 늦은 오후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후에 있었던 대학원장과 일반대학원 총학생회(27대 회장단과 내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28대 회장단)의 면담 내용을 원우 여러분들에게 보고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27대 학생회는 한시적으로 시행된 면학장학금(KU희망장학금) 정례화 건, 수료연구등록금 제도에 관한 원총의 입장, 이미 구두로 노력하겠다 약속한 바 있는 연구공간 확충 문제 진행 상황, 총학생회 집행부 장학금 증액 등의 안건을 포함한 요구안을 사전에 제출하고 면담 자리에 나갔습니다.

면학장학금 이야기에 대학원장은 '계획에 없다' 한 마디만 하였습니다. 이유를 묻자, 너희들이 자꾸 내 말을 곡해하니 나는 할 말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원장은 원총이 만든 연구환경개선투쟁 보고서를 보았는데 호응이 없었다며 격 있게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원총의 지난 활동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톤으로 말하였습니다. 호응이 없었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 대학원생들도 반기고 있으며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하자, (교수들로 구성된) 대학원위원회에서 호응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료연구등록금 제도를 만든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너희들은 오히려 원우들에게 홍보하고 다녔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등록금이든 장학금이든 너희들은 돈 드는 이야기밖에 할 줄 모르느냐, 그것 외에도 얼마든지 많은데 하지 않고 있다고 하였으며, 학생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등의 질책을 받아야 했습니다. 대학원장은 과연 원총의 세세한 활동들에 얼마나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기에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일까요.

격 있게 행동하라는 대학원장의 한 마디에, 27대 일반대학원 학생회는 순식간에 저질 학생회가 된 것 같았습니다. 대학원장은 자신이 맡고 있는 대학원의 학생회가 어디 가서 우리 학생회 잘해요 하고 자랑스럽게 말했으면 좋겠다며, 부끄럽게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27대 학생회는 대학원장을 부끄럽게 만든 학생회가 되었습니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날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어 처음에는 매우 불쾌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대학원장께 고맙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하게 말하진 않았지만, 대학원장은 원총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학생회의 역할이 학교의 제도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원우들에게 홍보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는 대학원장을 부끄럽게 한 학생회라는 것을 우리는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1년, 헛되이 보내지만은 않았구나, 생각했습니다. 연구환경개선투쟁 보고서가 교수들에게 좋은 반응이 없었다고 하니 정말 다행인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사건건 학교를 견제하고 건의하는 학생회가 된 것은, 학생회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다한 학생회라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감사히 여기려 합니다.

대학원장이 모르고 있는 사실은, 학생회의 존재 이유 중 하나가, 말하자면 대학원장을 '부끄럽게' 하는 데에 있다는 것입니다. 부끄러운 학생회였다는 것이 저희는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28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도 부디 대학원장이 보기에 부끄러운 학생회가 되길 바랍니다.

대학원생 여러분 건승하세요!

제27대 서로-이음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 이평화 드림.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20:3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