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회의 비판은 정당하다! 대학평의원회를 ‘정상화’하라!>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대학평의원회가 도입될 당시 헌법소원을 불사하며 반발했던 고려대학교가 패소하자 사립학교법 개정 후 ‘9년 만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대학평의원회를 도입하였다. 대학평의원회는 대학발전에 대한 계획, 학칙의 제정 및 개정, 개방형이사제 추천에 관한 심의를 하고 대학교육과정의 운영과 예결산에 관해 자문하는 권한을 갖는다. 3월 5일 고려대본부가 공표한 운영규정에 따르면 대학평의원회는 교원 : 5명, 직원 : 2명, 학생 : 2명, 교우 : 2명, 대학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 : 2명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현재 대학평의원회의 구성과 관련하여 학내외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우선 지난 27대 ‘서로-이음’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2014년 1학기 평의원회 위촉식에 앞서 (1) 교원, 학생, 직원 3주체의 동수구성 (2) 비정규노동자 및 비정규교수의 평의원회 참여 (3) 대학평의원회에 대한 총장 및 대학본부의 영향력 제한을 요구하며 정관병견을 촉구했으나 묵살된 바 있다. 한편 고려대학교의 공식적인 교수자치기구인 교수의회에서 일찍이 교원 평의원의 선출방식을 두고 이의를 제기했으며 현재도 대학평의원회 보이콧을 불사하고 있다.

  교수 평의원은 5명으로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데, 현행 ‘대학평의원회 운영규정’에 따르면 총장이 임명하는 1명의 교수 그리고 학장들이 캠퍼스 별로 각각 1명씩 추천한 4명의 교수로 구성된다. 한편 학장은 대학본부 교문위원회에도 참여하는데 이렇게 되면 대학본부가 결정한 사항을 평의원회에서 그대로 추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실제로 이화여대에서도 대학평의원 선거에서 학장들이 스스로를 ‘셀프추천’해서 대거 평의원으로 선출된 바 있다.

  고려대학교는 대학평의원회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교수 평의원을 사실상 친재단, 학교측 인사로 채우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지금이 아니라면 나중에라도 그러겠다는 속셈이다. 현재 대학본부가 교수의회가 추천한 인사를 위촉함으로써 한 발 물러난 것처럼 ‘생색을 내면서’도 현행의 선출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학생 평의원도 총학생회의 대표가 들어가는 마당에 ‘굳이’ 공식적인 교수의 자치기구인 교수의회를 우회해서 교수 평의원을 위촉하려는 것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대학평의원회의 본질은 대학자치의 발전을 도모하는 자치기구이자, 이사회의 독단과 전횡을 감시하는 견제기구이다. 그러나 총장이 자의적으로 위촉할 수 있거나 친재단/학교측 인사로 채울 가능성이 높은 평의원이 다수인 현재의 모습은 대학평의원회의 본래의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

  우리는 교수의회의 지극히 ‘상식적’인 비판을 지지한다!

  아울러 우리는 (1) “교원, 직원, 학생의 평의원회 동수구성” (2) “비정규 노동자 및 교수의 평의원회 참여” (3) “자치의 원칙에 입각한 평의원 위촉” 이 세 가지를 실현하기 위한 정관변경을 요구한다. 또한 ‘대학발전에 도움이 된 자’와 ‘교우’ 평의원은 학생, 교원, 직원과 달리 사립학교법상 대학평의원회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을 굳이 평의원으로 위촉하겠다면 고대민주동우회와 교우회에서 ‘자치적으로’ 평의원을 선출 및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대학평의원회에는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의견이 균등하게 반영되어야 하며, 비정규 노동자 및 교수 등 ‘아래에서부터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 양대 총학생회는 교수의회와 뜻을 모아 대학평의원회 ‘정상화’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

2014.9.29.
제47대 민족고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
제28대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새로고침”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5 02:3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