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센터

총학생회의 학내 성소수자, 성평등 관련 시리즈 3탄. 석순의 대자보.

<총학생회의 질문에 답합니다
: 양성평등센터의 영문명 개칭, 이제는 Equity를 이야기해야 할 때>

양성평등센터의 영문명은 Center for Gender Equality입니다. 오늘 우리는 Equality, 평등으로 해석되는 이 단어가 진정 학내에 평등을 가져올 수 있는지 묻고자 합니다.

Equality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나누어 주는 것’을 말합니다. 물리적이고 산술적인 분배를 뜻하지요. 그러나 이런 Equality 개념에는 결함이 있습니다. 균등 분배가 종종 우리로 하여금 도리어 정의에서 멀어지도록 만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그림에서는 세 사람 모두 균등하게 상자 하나씩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두 번째 사람은 경기를 관람할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그림은 여전히 온전한 정의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세 번째 사람입니다. 사람이 가진 조건과 환경을 무시하고 평등만을 좇을 때, 여전히 누군가는 소외당하고 배제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실질적으로 같도록 나누어 준다’는 개념의 Equity입니다. 두 번째 그림에서는 세 사람 각자에게 맞는 분배, 즉 차등을 두었습니다. 이처럼 모두가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각자에게 맞는 분배가 필요합니다.

양성평등센터의 개칭은 곧 해당 단위가 어디에서부터 출발해서 어디를 향해 갈 것인가를 다시 규정하는 출발점입니다. 언뜻 동어반복으로만 들리는 Equality와 Equity는 생김새는 비슷해도 자못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Equality와 Equity의 사이에 선 우리는 또다시 사소하지만, 전혀 사소하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양성평등센터는 2001년 ‘성희롱 및 성폭력 상담소’로 출발해 성희롱 및 성차별 예방업무, 서포터즈 모집 등 활동 범주를 늘려 왔습니다. 학내 구성원들이 성별, 성적 정체성, 성적 지향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이러한 양성평등센터가 차별을 금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학내 구성원 모두가 같은 눈높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이제는 Equity를 이야기해야 할 때입니다.

2014.10.16. 고려대학교 여성주의 교지편집위원회 석순

내일은 고려대학교 성소수자 중앙동아리 '사람과사람'의 대자보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2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