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학내 성폭력을 근절해내자!


  H교수 사건이 공론화된 지 어느새 한 달여가 지났다. H교수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다른 학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학내 성폭력 사건이 단지 고려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사고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중앙대에서는 A교수가 수년간 지속적으로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한 혐의로 현재 학내 기관에 의해 징계가 내려질 예정이다. A교수는 상습적으로 여학생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할 만한 신체접촉을 일삼았다고 한다. 가천대에서도 한 교수가 해당 과 학생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술에 취한 여학생을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택시에 태운 뒤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 모두 가해자 교수는 혐의를 부인했으며 피해 학생과 가해 교수의 진술이 엇갈려 조사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고 한다. 이 두 사건의 가해자가 보인 양상은 매우 전형적인 성폭력 가해자의 대응 방식이며, 이는 현재 H교수 사건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두 사건과 H교수 사건의 다른 점은, 앞의 두 사건은 학교에서 해당 교수의 성폭력 사실이 인정되자 공정한 사건 조사를 위해 해당 교수의 보직 수행을 정지시킨 것이다. 고려대 양성평등센터에 따르면, 성폭력 가해 교수의 성폭력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해당 교수의 징계가 결정되기 전까지 보직 수행 정지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징계 전까지 성폭력 가해 교수는 버젓이 학교에서 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피해자들은 가해 교수의 2차 가해 위협 속에서 학교생활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H교수 사건이 대학원의 지도교수와 지도 학생사이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지도 학생의 졸업을 위한 제반 요건을 틀어쥐고 있는 지도교수의 권력은 지도 학생들에게 항시적 위협이다.  
  최근 발생한 H교수 사건과 유사한 학내 성폭력 사건이 하나 더 있다. 2011년 6월, 부산대학교에서는 국민윤리학과 대학원 원우회가 해당 학과의 Y교수의 성희롱, 교수 임용과정, 수업 태만, 입학시험문제 사전 유출 등을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후 공청회 등을 통해 Y교수에게 소명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Y교수는 증거를 가져와라, 피해자 나오라고 하라는 등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해당 학교의 성폭력상담센터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Y교수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 감봉 처분이라는 솜방망이식 처벌만 이루어졌으며 여전히 당당하게 해당 학교에 출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대학교 학생들은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은 Y교수의 태도와 미온적인 학교의 처분에 반발하여 Y교수 수업 폐강운동을 벌였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상황이다.
  학내 성폭력 사건이 처음 공론화되었던 서울대학교 신 교수 사건 이후 20년이 지났다. 그 이후로 반성폭력 학칙제정운동, 강의실 성폭력 추방 운동 등 학내 성폭력을 추방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내 성폭력은 유사한 패턴으로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학내 성폭력을 근본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성폭력 사건 처리 구조를 피해자 중심적으로 다시 구성해야하고, 성폭력 예방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이 학내에서 행해져야 할 것이다. H교수 사건을 계기로 고려대 내에서도 학내 성폭력의 현실을 다시 점검하고 성폭력 없는 학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고려대학교 반성폭력연대/ 여학생위원회/ 문과대 학생회/ 사범대 학생회/ 생활도서관/ 다함께 고려대모임/ 고대문화/ 석순/ 정경대 학생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2 23:4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