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학우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의 일방적 학과 구조조정 및 통폐합을 학생들의 힘으로 저지해 냈습니다.

  이번 학과 구조조정은 정보통신대학과 정보보호학부를 폐지하고, 컴퓨터통신공학부와 정보보호학부를 통합하여 IT 특화 단과대학(가칭 소프트웨어 대학)을 만듦과 동시에, 보건과학대학의 학과 명을 개칭하고, 인원 수를 조정하는 안이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되어 온 이러한 학과 구조조정안은 6월 5일(수) 교수오찬에서 합의된 후, 6월 7일(금) ICT 추진위원회에서 공식화되었습니다. 이 안건들은 6월 20일(목) 이사회에서 상정되어 최종 의결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사회가 눈앞으로 다가온 6월 중순까지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않았고, 어떠한 의견 수렴의 노력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러한 소식을 접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대표자들은 6월 10일(월) 학생지원부에 항의 방문을 하였습니다. 그 면담에서 소문만 무성하던 학과 구조조정안이 사실임을 확인하였습니다. 6월 10일(월)~12일(수) 3일 간 구조조정 대상이 된 보건과학대학과 정보통신대학에서는 학우들의 의견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보건과학대학 학생회는 학생 총회를 열고, 학과장과의 면담을 진행하였습니다. 6월 13일 종합된 의견 수렴 결과는 ‘구조조정 안에 찬성할 수 없다’라는 것이었고, 이에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의견에 따라 학과 구조조정 안건에 반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틀 간의 준비를 걸쳐 총학생회는 6월 15일 기자회견 및 항의 집회를 열고, 학교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냄과 동시에 학교 본관 교무처에 항의 공문을 전달하였습니다. 학교는 이에 ‘학생처를 통해 면담 일정을 알려주겠다’고 학생 대표자들을 돌려보냈으나, 오히려 6월 15일 저녁 EKU를 통해 정보통신대학과 컴퓨터공학과의 명칭을 소프트웨어 대학 소프트웨어 학과를 개칭한다는 일방적 공지를 게시했습니다.
이에 총학생회는 6월 15일 저녁 전파학과 학우들과 면담을 진행함과 동시에 정보통신대학 학생회장을 만나 상황을 공유하고 대처를 논의했습니다. 이후 6월 17일 일요일에 열린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사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모든 단과대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결의했습니다. 이튿날인 월요일에 정보통신대학 총회에 총학생회장이 참석하여, 정보통신대학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6월 18일 화요일 이사회에 올릴 안건이 최종 결정된다는 소식을 들은 정보통신대학 학생회와 정보보호학부 학생회, 그리고 총학생회는 교무처에 방문하여 구조조정 안건을 이사회에 올리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6월 19일 수요일,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는 학교에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대규모 항의집회를 가졌습니다. 시험기간임에도 불구, 200 여명의 학우들이 모여 학과 구조조정을 위한 행동에 동참해주셨습니다. 항의집회를 마무리하고 정보통신대학 학장실, 정보보호대학원 원장실, 본관 교무지원부를 항의방문 하였으며, 안건 상정을 철회해달라는 공문을 전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과 구조조정안이 다루어진다고 하는 2시 교무회의에 맞추어, 처장님들에게 들리도록 저희들의 목소리를 전달하였습니다.

그리고 교무회의에서 학과 구조조정 안건에 대한 논의가 끝난 후, 총학생회장과 정보통신대학 학생회장과 정보보호학부 학생회장이 함께 학생처장님과 면담을 하였습니다. (보건과학대학 학생회장은 본관 앞 집회까지 모두 참여하셨으나, 사정상 면담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학생처장께서 전달해주신 사항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6월 20일 이사회 소집은 취소되었다.
2. 논의과정을 처음으로 되돌리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안을 진행하겠다.
3. 이후 진행될 논의과정을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총장님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것과 구성원들 간의 논의가 선행되었어야 한다는 문제를 인정하셨기에 이와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이번 학과 구조조정 규탄 사건은 학생 사회에서의 큰 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로 학교를 움직인 사례였으며, 학교의 주인은 학생임을 증명한 예시였습니다. 학내 민주주의를 학생들의 손으로 지켜낸 것입니다.

  학교의 일방적인 학사행정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학우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 사안이 학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되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물론 여기서 그쳐서는 안될 것입니다. 학교가 약속한대로 논의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압박함과 동시에 학생들의 의견 수렴에 협조하여,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은 학사 행정이 학교에서 사라지길 바라는 바이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22: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