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학과통폐합에 붙여,

사립학교법에 따라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하고
학생들과 함께 학교의 중요사항을 논의하라!

        지난주 고려대학교는 보건과학대학 임상병리학과, 방사선학과, 물리치료학과, 치기공학과의 학사개편과 정보통신대학 컴퓨터공학과, 사범대학 컴퓨터교육학과, 정보보호학부 사이버국방학과의 학과통폐합을 해당 단위의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다. 학과 변동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학생들의 찬반여부나 요구사항은 철저히 무시된 독단이었다.

        총학생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공과대학 학생회, 사범대학 학생회, 정보보호학부 학생회, 문과대학 학생회와 함께 학생처를 방문해 항의했다. 그러나 학과통폐합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6월 20일 재단 이사회의 결정과 교육부에 최종 보고만을 앞두고 있었다. 학교가 그동안 학과구조조정을 계속 진행하면서 이를 학생들에게 숨겨왔던 것이다. 고려대학교의 비민주적 의사결정 관행이 또다시 반복됐다.

        소통이 결여된 고려대학교의 비민주적 의사결정 및 통보는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되어 온 악습이다. 총학생회가 당선 직후부터 요구해 온 대학평의원회 설립도 이러한 악습에서 지연되고 있다. 대한민국 사립학교법에서는 대학 운영의 민주성, 합리성,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학생들이 대학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대학평의원회 제도가 명시돼 있다. 대학평의원회에서 다양한 학내 사안에 대한 정보를 학생, 학교, 교우, 노조가 함께 공유하며, 의견 수렴을 통해 학교의 독단적인 결정을 견제함으로써 민주적인 학내 자치 실현이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대학평의원회에는 재단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사학재단을 감시하는 기능도 한다.

        이처럼 대학평의원회의 필요성이 너무도 뚜렷하지만 고려대학교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대학평의원회가 구성된 적이 없다. 대학평의원회를 설립하지 않은 전국의 대학교는 7곳에 불과하다. 대학평의원회의 부재는 곧 학생들과 학교의 소통 창구의 부재를 의미한다. 대학평의원회가 없다면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감해야 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재단의 비리에도 학생은 아무런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대학평의원회가 없다면 학과의 존폐여부가 결정될 때에도, 학생들이 더 이상 국가고시를 응시할 수 없도록 학과명이 변경될 때에도, 재단이 친인척 인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때에도,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없다.

        이에 민족고대 제46대 총학생회는 고려대학교의 비민주적 의사결정과 일방적 통보를 비판하며, 이로 인해 초래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사립학교법과 고려대학교 정관에 의거해 대학평의원회를 즉각 구성하라.
1. 적극적인 자세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학교 운영에 관한 모든 계획을 학생들과 함께 대학평의원회에서 결정하라.
1. 학생들을 배재하고 몰래 추진하는 학사개편을 당장 중단하라.


<사립학교법 제26조>

교육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대학평의원회를 두고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의한다.
① 대학의 발전계획에 관한 사항
② 대학의 헌장 및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③ 대학 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
④ 개방이사 및 감사의 추천에 관한 사항
⑤ 임시이사가 선임된 학교법인의 정이사의 추천에 관한 사항
⑥ 그 밖에 교육에 관한 중요사항

<고려대학교 정관 제10장 제139조 대학평의원회의 기능>

① 대학의 발전계획에 관한 사항
② 학칙의 제정 또는 개정에 고나한 사항
③ 대학헌장의 제정 또는 개정에 관한 사항
④ 대학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
⑤ 대학의 예산 및 결산에 관한 사항
⑥ 개방이사추천위원회 위원 추천에 관한 사항
⑦ 그 밖의 교육에 관한 중요사항으로서 학교의 장이 부의하는 사항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22:3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