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에너지 절약인가?
전기 절약을 위해 폐쇄해야 하는 것은 열람실이 아니라 그린캠퍼스 정책이다

고려대학교는 2012년 4월 ‘친환경캠퍼스 (Green Campus)’를 선언하며 지난
1년간 46억을 투자해 △ 공용공간 LED 조명설치 △ 화장실 조명제어 △ 에너지 통합
센터 구축 등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추진했다. 또한 열람실과 강의실의 냉/난방을
제어하기 위해 종합상황실에서 전기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는 학교라는 장소의 정체성을 망각한 정책으로 보인다. 학문을 탐구하고
진리를 논하기엔 지금 고려대학교는 너무나도 덥다. 냉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공간은 불쾌지수를 현저하게 높이고, 학업을 비롯한 학교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기말고사를 2주 앞두고  날이 점점 더 더워지는데도 불구하고, 열람실
과 강의실의 냉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공부에 방해가 될 정도라는 학우들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민족고대 제46대 총학생회는 기말고사 시험기간 동안 열람실 환경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학교 측에 실내 적정 온도 조정을 요구하였고 담당 부서인 그린캠퍼스 에너
지위기관리대응팀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학교 측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운운하며, 학생들의 의식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이번 여름방학에는 열람실을 일부 폐쇄하여
에너지 절약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컨을 작동시키지 않고 전기를 아껴
봤자 효과는 별로 없지만 상징적 / 심리적 / 양심적으로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민족고대 제46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면학 환경에 방해가 될 정도로 과도
하게 추진하는 고려대학교 그린캠퍼스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바이다. 지나친
냉방 억제와 에너지 관리로 개인 냉방기기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수업 진행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무엇보다도 냉방시설 작동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열람실을 폐쇄하겠다는 계획은 학교의 본분을 망각한 발상이며 즉각 철회되어야만
한다. 냉방시설의 작동을 중단함으로써 얻는 전기 절약의 효과가 미미함을 인정하면
서도, 훨씬 더 많은 가치를 희생하며 이를 계속 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고려대학교는 단순히 이윤창출과 비용절감만을 생각하는 기업의 모습이 아닌,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사학으로서 학문 연구를 장려하고 학생의 편의와 복지를
개선하는 교육기관의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민족고대 제46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16:0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