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캠퍼스 정책에 대한 총학생회의 입장문
- 냉방 문제 해결을 위한 <그린캠퍼스 반대 운동> 전개        

        고려대학교는 지난 2011년 겨울방학부터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엘레베이터 운영 제한 및 학내 건물 냉/난방 제어를 시작하였다. 학교는 여러 방법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시도하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더 다양해진 그 방법에는 열람실 폐쇄와 연구실 냉/난방 중지 등 학교에서 시행하기에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수단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2012학년도와 2013학년도 하계방학 기간에는 열람실 폐쇄마저 계획하였다.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명목 하에 학교의 본질은 뒤로 밀리고 있었다. 다행히 방학 중 열람실 폐쇄는 총학생회의 강력한 반대와 지속적인 면담으로 전면 무산되었고, 현재 열람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냉방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그린데이’로 지정된 매주 금요일의 에너지 절약 방법은 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그린데이마다 교직원들은 출근하지 않고, 교수님들과 학생들은 냉방도 되지 않는 학교에서 학문에 매진한다. 총학생회는 매주 반복되는 이 모순된 상황에 대해 항의 방문을 했으나 학교는“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연구실은 따로 냉방을 운영하고 있다”며 연구의 중요도에 따라 차등으로 냉방 제한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냉방 요청으로 학사지원부에 사전 신청하는 연구실에 한해 그린데이에도 냉방을 운영하기로 조치하였지만 교육기관에서 정상적인 실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별도의 신청 절차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학문의 전당이자 연구의 중심지여야 할 대학에서 그 본질을 망각한 방법과 어처구니없는 기준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겠다는 고려대학교의 그린캠퍼스 정책은 참으로 모순적이다. 총학생회의 지속적인 항의에 학교는 대외적인 평가를 위한 그린캠퍼스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학교 도서관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정한 냉방온도 제한 예외구역이지만 향후 대학 평가에서는 에너지 절약 정도를 참고해 ‘그린 지수’를 도입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열람실의 냉방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는 고려대학교의 이러한 근시안적 판단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민족고대 제46대 총학생회는 냉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학교의 여러 부서와 수차례 면담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수단과 방법을 논의하는 담당자는 무수히 많은 반면, 그 결과를 책임지고 시정해 나갈 책임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당황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실내 적정 온도를 조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각 부처에서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해당 부서의 관할이 아니라는 답변만을 반복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의 수많은 구성원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그린캠퍼스 정책은 끊임없이 강화되어 왔는데 정작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고려대학교 열람실과 연구실에 대한 냉방 규제 정책이 수정될 때까지 <그린캠퍼스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에너지 절약의 취지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연구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강요되는 에너지 절약은 즉각 중지되어야만 한다.

        고려대학교는 대학의 본질을 자각하고, 올바른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외부 평가에 좌지우지되기 이전에 쾌적한 환경에서 학업적 성취를 도모할 내부 구성원의 권리부터 보장해야 하는 것이다. 총학생회는 학교 당국이 학생들의 면학 환경을 최우선시하길 촉구하며, 앞으로 다양한 항의 행동을통해 열람실과 연구실의 냉방시설이 정상화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17: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