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ㆍ중앙운영위원회의 입장

며칠 전 한 학생이 10여 명의 여학우를 성추행하고 촬영 등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언론 등을 통해 자극적으로 보도되었으며, 총학생회ㆍ중앙운영위원회는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분노와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성추행 사건은 공동체 내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린 행위로서, 앞으로 학생회 차원에서는 피해 학생들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 성폭력 사건에서 특기할만한 점은 학교 당국에서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었던 점과 가해자를 밝혀낸 과정에서 주변의 올바른 신고가 있었던 점입니다. 이는 지난 의대생 사건에서 초기 대응이 미숙하여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미숙했던 점, H교수 사건 때 끊임없이 H교수와 주변 학생들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위협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점과 비교하면 학교 당국의 대응은 높이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재발 방지를 위한 추가 대책과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를 위한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올해 실시되었던 1학년 세미나에는 성인지감수성세미나 등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진행 과정에서 미숙한 부분이 많았으며, 앞으로 학내 반(反)성폭력 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제도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장차 대학뿐만 아니라 초ㆍ중등교육과 사회 전반의 성 문제 의식 개선과 노력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이번 성폭력 사건에 있어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2차 가해 방지입니다. 이미 가해자의 신변이 구속된 상황임에도 학내에서는 “누가 가해자인가”를 두고 소모적인 신상 찾기가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언론에서는 이른바 “특종”을 잡기 위해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학생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변인을 통해 일어난 성추행인 만큼 가해자가 밝혀진다면 그만큼 피해자가 밝혀질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피해자들의 신원을 정서적ㆍ신체적으로 보호하고 사후 처리를 명확히 해야 할 때입니다.

추후 법적으로 유죄가 확정된다면 가해자의 신원은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입니다. 따라서 학내를 돌아다니며 가해자의 신상을 캐고, 자극적인 보도를 지속하는 언론의 행태는 피해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언론은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자극적인 취재 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며, 총학생회ㆍ중앙운영위원회는 언론의 이러한 행위를 규탄합니다.

앞으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ㆍ중앙운영위원회는 사건이 원활하게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고, 피해 학생들의 신원을 보호하는 한편, 학교 당국 및 반성폭력연대회의 등 학내 단체들과 함께 반성폭력 문화의 정착을 위하여 계속해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ㆍ중앙운영위원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19:5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