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대학평의원회의 개최를 환영하며,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1. 대학평의원회란?

  대학평의원회는 사립학교법에 의해 설치된 자치적인 심의·자문기구로서 “사립학교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설립된 기구입니다. 학생, 직원, 교수 그리고 동문 등으로 구성되며 학칙 및 예결산에 대한 심의와 개방형이사 추천권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2006년 사립대학의 부실 및 부패를 방지하고 “사립학교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 및 공공성을 제고”하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입니다.

2. 반년의 보이콧 끝에 정상화된 대학평의원회

  지난날 고려대학교는 대학평의원회를 눈엣가시로 여기며 위헌소송을 불사하다가, 결국 패소한 후 2014년 1학기에 평의원 위촉식을 마쳤습니다. 사립대학평의원회 설립이 의무화된지 9년만의 일입니다. 하지만 평의원 위촉 이후에도 교수평의원 선출에 학교도 관여하겠다는 뜻을 비쳐 파행을 겪다가 평의원 위촉 후 1년 만에 겨우 교수의회가 복귀하여 ‘정상화’가 되었습니다.

  지난 학기 고려대학교 28대 ‘새로고침’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고대원총)는 안암 학부총학생회와 함께 교수의회와 동조하여 줄곧 대학평의원회를 보이콧했습니다(작년 10월 20일). 학생들이 꾸준히 요구했던 평의원회 개최를 보이콧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민주적 자치기구여야 할 대학평의원회에서 기본적인 자치의 원칙마저 훼손되었기 때문입니다. 염재호 총장의 취임 이후 교수평의원의 추천을 자치기구인 교수의회에서 자치적으로 할 수 있도록 대학본부가 한 발 양보함에 따라 지난 3월 27일 평의원회에 고대원총도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총장과 이하 처장단의 독선적인 태도와 달리, 이제라도 고려대학교가 ‘구성원의 자치에 맡겨 평의원회를 구성한다’는 상식을 지키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뒤늦게나마 대학평의원회가 공식적으로 개최된 것을 환영합니다.

3. 여전히 비민주적인 대학평의원회 구성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지난 27대 ‘서로-이음’ 고대원총을 비롯하여 저희 총학생회는 ① 학생 평의원(세종캠퍼스) 수를 늘리고 균등한 비율로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할 것과(현재는 교수5, 학생2, 직원2, 동문2, 대학발전기여자2) ② 비정규직 노동자와 강사가 대학평의원회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의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는 강사들과, 학교의 시설미화 경비업무에 땀 흘리는 노동자의 대표자가 없는 평의원회는 결코 온전한 대표성도, 민주성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후에도 대학평의원회 구조개선을 요구하고 그 방안에 대한 원우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4. 대학구성원들이 원하는 개방형이사가 선출되어야!

  나아가 이번 첫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는 ‘개방형 이사’ 추천위원회 후보를 선출하였습니다. 개방형 이사라 함은 “사학운영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실현하기 위하여” 사립재단 이사회에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2013년 정진후 의원실이 국감자료에서 밝혔듯이 실제로는 49%의 사립대학 개방이사 자리들이 사립대학교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잠식당한 실정입니다. 사립대학 관계자 사이에서 개방이사 자리를 돌려막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역시 ‘형식에 불과한’ 대학평의원회의 폐단입니다. 밀실에서 야합하여 개방이사를 선출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재정과 학칙을 비롯한 학교운영 전반을 ‘보통 대학구성원’의 시선에서 감시할 수 있는 개방이사가 선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보다 내실 있는 대학평의원회 운영방안을 원우의 의견수렴을 통해 모색하겠습니다. 아울러 이 문제에 관해 안암총학생회를 비롯하여 대학구성원 전반과 보다 폭넓은 연대를 모색하겠습니다.

제28대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새로고침’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5 11:2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