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고려대학교 총장선거에 대한 원우 여러분의 의견을 묻습니다!>

1. 대학사회의 고민이 반영된 총장후보 공약

  이번에 출마한 총장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총장권한의 이양, 행정의 이원화(총장 직속의 별도의 전략적 행정체계 마련) 및 분권화(단과대 독립채산제 추진 등), 재정확충을 통한 현행 50%에 달하는 등록금 의존율 감소를 약속하였습니다. 한편 고려대 대학원생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연구공간의 확장, 기숙사 및 보육시설 설립도 거의 공통적으로 포함되었습니다. 학부생 입장을 반영한 ‘교양교육 강화’, ‘영강제도 개선’, ‘학생회관 리모델’링 및 ‘자치공간 확충’이라는 공약도 눈에 띄었습니다.

  특기할만한 것은 상당수 총장후보가 공통적으로 외부기관의 평가에 연연해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이는 지난 47대 고려대학교 안암총학생회의 중앙일보 대학평가거부운동의 반영이라 생각됩니다. 90년대 이래 ‘CEO 총장 모델’을 극복한다는 염재호 후보의 언급, 언론사 대학평가를 거부하겠다는 장동식 후보의 언급, 대학교육협의회 등 국가기관 평가를 수용하겠다는 최현철 후보의 언급이 그 실례입니다. 더불어 최광식 후보는 “현재 한국 대학은 시장논리나 일개 언론사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 현실입니다. 먼저 고대를 포함한 대학이 자기 쥠을 제대로 잡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자성해야 합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교수사회에서도 지난 대학사회에 대한 반성이 있었음을 방증합니다.

  또한 11월 초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가 발표한 ‘총장후보 정책제안’의 일부가 반영된 것은 유의미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총장추천위원회에서 세 표를 행사하므로 총장선거 후보들의 공약을 원우들 앞에 공개하고, 원우의 의견을 묻고자 합니다. (구글닥스 참여하기 : http://goo.gl/forms/A32CUXYwXA)

(지난 총장선거 정책제안 : http://www.koreapas.com/bbs/view.php?id=saad&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777)

2. 한계를 보인 총장후보 공약

  그 이전에 우선 총장선거와 공약의 한계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법인이 대학재정을 책임져야 한다!

  대부분의 총장후보는 기부금 모금과 대형 연구프로젝트 수주 그리고 수익사업 창출을 통해 재정부족 해소하겠다고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재단이 적립한 수천억의 적립금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재단이 교육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서, 총장이 재단으로부터의 독립적인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는 게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연구프로젝트 유치와 수익사업은 자본에 대한 학문의 종속을 심화시키고, 대학원생들을 학문을 위한 연구가 아닌 이윤을 위한 연구에 동원되는 하청노동자로 전락시킬 위험성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 같은 재정확충은 불가피하다 해도, 현재 교비회계의 5%도 안 되는 법인전입금을 늘려나갈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럼에도 법인은 11월 10일 1차 총장추천위원회 모임에서 “각 후보들은 재정확충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 바 있습니다. 재정확충 방안을 내놓아야 할 책임당사자는 고려대학교를 소유한 고려대학교중앙학원 재단법인입니다.

교수사회는 여전히 강사문제에 무관심하다.

  또한 이번 총장공약에서는 김영곤 강사를 비롯한 비정규직 시간강사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염재호 후보의 경우 교양교육실을 교양교육원으로의 격상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다수 후보들이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전임교원 확충을 약속했습니다. 이는 대형강의를 해소하고 강의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겠지만, 현재 교양교육의 절반을 담당하는 시간강사 및 비정규 강사의 지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입니다. 김영곤 해고강사 문제를 해결하고 강사료와 강사처우를 개선해야 하며 강사의 지위를 강화하지 않는 한,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는 고려대학교의 발전은 요원하다 할 것입니다.

학내갈등을 직시해야 한다!

  김영곤 해고강사의 싸움은 물론이고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대학평의원회를 둘러싼 학내갈등과 파행적인 등록금심의위원회에 대한 해법이 없었습니다. 이는 법인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현행 총장선거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등록금심의위원회는 학생과 학교 인사가 동수로 구성되어 있지 않으며, 대학평의원회도 완전히 자치적으로 학생, 직원, 교수들이 평의원을 선출하지 못합니다. 또한 대학평의원회에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강사가 배제되어 있습니다. 다음 총장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3. 각 후보의 대학원 공약

  총장후보들의 대학원생 관련 정책은 주로 ‘우수 대학원생 유치방안’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이미 유치한 대학원생 처우개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의 여부입니다. 이미 상기했듯이 기숙사 및 장학금 확충, 연구공간 확충(SK 인문미래관, 제2정경관, 미래공학관, 하나과학관)은 거의 공통된 공약입니다. 따라서 특별히 대학원생에게 해당되지 않거나,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목표치가 명시되지 않은 대학원생 관련 공약은 언급에서 제외하고, 투표에서도 참고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염재호

  염재호 교수님은 행정적 방법론에 있어서 구체적인 공약을 다수 반영하였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인권센터 설립을 환영합니다. 다만 인권센터의 위상은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다산(사회과학), 뉴튼(자연계), 인문르네상스(인문계)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공간 추가확충.
- “학부 및 대학원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이 전국 최구 수준을 유지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
- 대학원생을 위한 전용기숙사(개운산)와 KU 대학원 클럽 설립 : 기숙사의 위치는 개운산 근린공원, 기혼 대학원생이 가족과 함께 생활 가능하도록 함. 대학원 클럽은 공항의 비즈니스 라우지 수준으로 설치하여 운영하겠다.
- 교직원 및 대학원생들의 어린 자녀를 위하여 어린이집과 유치원 기능을 하는 가칭 고대 어린이집을 설립하겠다.
- 인권센터의 설립 : 학내 인권침해에 대한 인권상담, 조사기능, 인권교육 및 인권연구의 세 영역을 포함.
- 이과대학의 각 학과에 배정되는 기초과학 교양 관련 수학, 물리학, 화학, 지구환경과학 과목의 대학원생 조교수를 늘리고, 실험실습 조교의 등록금 대비 실습수가를 현실화겠다.
- 이공계 대학원생의 연구지원 테크니션 시스템 강화하겠다.


최광식

  최광식 교수님은 이공계 대학원생 친화적 공약을 다수 반영했습니다. 특히 이공계 원우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자연계 캠퍼스의 24시간 연구실 냉난방 공급 및 도서관 개방 공약을 환영합니다. 한편 24시간 냉난방도 중요하지만 대학원생들이 과제와 프로젝트에 밤늦게까지 시달리지 않고 일찍 집에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 자연계 캠퍼스의 24시간 연구실 냉난방 공급 및 도서관 개방
- 대학원생 연구공간(합동연구실) 확충
- 현행 대학원생 연구조교 제도 개선 : 박사과정 수료생이 연구조교 장학금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여 수료생들도 연구조교로서 연구에 전념토록 지원.
- 대학원생 장학금 수혜율의 장기적 확대 추진 : 일반대학원 장학금 수혜율을 높여 학생 부담을 경감하겠다.
- ‘어린이집’ 건립(교직원, 대학원생 대상)
- 대학원생 기숙사 확보 및 자연계 전용기숙사 건립
- 자연계 실험실습 조교제도 개선을 통한 실험실습 교육의 내실화

이두희

  이두희 교수님의 공약집에는 대학원생을 위한 별도의 공약은 없었습니다. 다만 재정확보 전략이 구체적이었습니다.

장동식

  장동식 교수님은 행정조교 처우개선 및 취약한 인문사회계 대학원생 연구공간에 대한 공약을 다수 반영하였습니다. 다만 민간투자에 의한 기숙사 설립은 기숙사비 폭등을 야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 인문사회계 대학원생들을 위한 공동연구실 확보
- 정경대, 문과대 대학원생 연구공간 확충
- 샤워시설, 휴게시설 등 대학원생 이용시설 확충
- 민간투자를 통한 대학원생 전용 기숙사 건립 추진
- 실험실습 교육조교 배정 효율화 : 실험실습시간 6시간 당 1명의 교육조교 배정
- 간호대학 현행 조교 제도의 지속적 운영 : 간호대학의 특수성을 감안한 조교 운용제도 보장

최현철

- 특별히 대학원생에 해당되는 공약은 없음. 다만 언론 대학평가 거부를 명시했다는 점이 특기할만 합니다. 인문사회계 캠퍼스, 자연계 캠퍼스, 의료원 캠퍼스를 지하광장으로 연결시키는 캠퍼스 공약이 특색입니다.

박정호

  박정호 교수님은 연구 프로젝트에 종사하거나, 조교로 일하는 대학원생의 처우개선에 대한 공약 다수 반영했습니다. 특히 모호한 업무범위로 과로와 사적업무 지시를 강요받는 일부 조교의 사정을 감안하여 조교의 업무범위를 명확히 한다는 공약은 환영할만합니다. 한편 최상위 대학원생 10% 전액장학금 지원 후 연구업적 요구한다는 공약이 있었는데, 무엇으로 최상위 대학원생을 평가할지도 의문이고, 대학원생의 처우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입니다.

- 상위 대학원생 10% 전액장학금 지원 후 연구업적 요구.
- 대학원생 BK 장학금, 연구조교 장학금, 교육조교 장학금, 산학장학금, 연구기반 장학금 확충. 교외 장학금 유치를 통한 장학금 수혜율 확대.
- 대학원생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대학원 연구기금을 조성.
- 대학원생 및 기혼자 기숙사 건립 및 유아보육시설 건립.
- 행정조교, 연구조교, 수업조교의 업무 범위 기본적 가이드 라인 제공.
- 기본적인 대학원생 개인 연구공간 확보.
- 대학원생 지원방안이 계열별로 구체적.


4. 나가며 - 총추위 투표권 행사의 원칙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의 투표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학원생 및 시간강사의 처우개선. 둘째, 학생사회와의 소통. 셋째, 재단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 우선 대학원생과 강사를 대표하는 자치기구로서 대학원생과 강사의 처우개선을 우선시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대학원사회를 넘어서 학생사회의 의견과 요구에 귀 기울이고 직접 만나는 총장을 지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단에 맞서 고려대학교의 진정한 주인인 학생, 노동자, 강사를 대변하는 총장이 될 수 있는지를 묻겠습니다.
  현행 총장선거에서는 총추위원 일인당 세표를 행사합니다. 대학원 총학생회도 총추위에서 세 표 행사합니다. 원우로부터 위임받은 투표권을 정당히 행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12월 22일 총추위에서 공개질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에 관한 원우들의 질의사항과 건의사항을 구글닥스를 통해 모집합니다(http://goo.gl/forms/A32CUXYwXA). 보다 더 많은 원우들의 목소리가 총장선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6 06:4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