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그 무서움

 최근까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1996년 3월 영국의 보건부장관이 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프리온 단백질의 화학구조가 야곱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받아들여 광우병이 인간에게 감염될 가능성을 인정함으로써 세계의 육류업계는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보통 척추와 뇌, 내장 부분을 제거한 20개월 연령 이하의 수입 소고기는 안전하다고 한다. 미국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소고기 소비량의 90%이상이 20개월 이하의 어린 소이다. 전면개방이 허용된다면 미국에서는 잘 소비되지 않는 30개월 이상의 광우병 위험소가 싼 값에 수입된다.

  우리가 즐겨먹는 곰탕과 같은 온갖 탕류에 사용되는 부위가 주로 광우병을 유발하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의 서식처이다. 프리온 단백질은 소독해도 죽지 않으며 섭씨 600도까지 가열해도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인간광우병의 전염인자인 변형 프리온은 대게 10~40년간의 잠복기간이 있으며, 수혈, 장기이식 등으로도 전염된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인간광우병으로 판명된 사망자만도 180여명에 이르며, 지난 4월 8일 미국에서는 또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발병되면 처음에는 치매에 걸린 사람처럼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을 호소하다가 평형감각을 잃고 발병 후, 1년 6개월 안에 사망한다.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세계가 경고하고 있으며, 뉴욕타임즈에서는 30개월 연령 이상의 소고기 섭취는 금하라는 예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4천 5백만의 건강을 담보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현재 유럽에서는 30개월 이상의 소에 대해서는 이상행동 여부에 관계없이 광우병 전수검사를 시행하고 식용으로 쓰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일본은 아예 식용으로 사용되는 모든 소고기에 대해서 광우병 전수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도 20개월 이하의 뼈 없는 살코기에 한정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나라는 그 동안 수입 소고기에 실시하던 전수조사를 포기하고 3% 이내의 샘플 조사만 실시하는 것으로 협상을 하였다. 대신 식당면적 일정 이상의 음식점에 대해 원산지표시 조사를 강화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는 전체 식당의 40%에 불과하며, 학교-군대 급식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모두가 광우병의 위험을 받고 있다. 광우병 위험성을 가진, 미국산 소고기에 대해서 전면개방을 허용하는 나라는 한국이 최초가 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해서 쉽게 허용한 사례는 없다. 한미 소고기 협상은 그 어느 때보다 굴욕적이고 무능한 정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누가 보아도 부당하고 납득할 수 없는 협상이다. 전 세계가 인류역사상 에이즈보다 더 무서운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하였다고 긴장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4천 5백만 국민의 건강이 배팅되었다. 무엇을 얻기 위해, 도대체 얼마나 큰 것을 얻기 위해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협상을 하였는가. 그 무엇을 얻는다 하여도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 협상은 있을 수 없다. 어떠한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이번 한미소고기협상에서는 국민의 건강이 최우선시 되었어야 할 것이다.

고려대학교 제41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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