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18시 30분 본교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초청 강연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개최됐다. 본 강연은 본교 정경대학 학생회 [ON:政]이 주최했다. 사회는 강성덕(행정 22) 씨가 맡았다. 1부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강연이 진행됐고 2부는 사전·현장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

강연 시작에 앞서 정경대학 학생회장 장형공(행정 21) 씨는 “최근 각종 전쟁과 신냉전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전략에 대한 이낙연 전 총리님의 통찰이 기대된다”며 “이낙연 전 국무총리님의 말씀 잘 들어주시라”고 서문을 열었다.

다음은 1부 강연의 주요 내용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지난해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지난 10월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미국 단극체제의 종식과 불완전한 다극체제로의 전환’이라고 언급했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의 탈냉전의 시대가 끝나고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BRICS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국제적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과거 1990년대부터 이뤄지던 도광양회, ‘고립 속에서 힘을 기르는 전략’을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략으로 변경했다.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이후 시진핑은 ‘중국몽’을 국가적 과제로 정한 후 동아시아, 중동, 유럽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경우 ▲분단국가 ▲동맹국가 ▲반도국가 ▲통상국가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어 현재 국제정치적 해결을 위해선 위 4가지 특성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례로 과거 김대중 정부 시기 남북관계 개선과 더불어 ▲미국 ▲중국 ▲일본과의 협력을 유지하는 태도를 가졌던 것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정부의 ‘돌고래 외교’, 즉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고래들 속에서 대한민국은 돌고래로서 매력을 국제사회에 뽐내야 할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2부 간담회의 주요 내용이다.

[사전 수합 질의응답]

Q1. 정치인이 되고 싶은 학부생으로서 현재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A.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치의 테크닉을 먼저 배우려고 하지 말고 정치의 본질인 공적 문제에 관심 두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고려대학교 학생사회와 시설 등에 문제가 무엇인지 모색하는 것으로 시작해 다른 학생들과 힘을 합쳐 노력하는 과정을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과정이 바로 정치의 본질이다. 공공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해결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Q2. 정당 지도부가 독점하는 형식이 아닌 경쟁적 공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당연히 경쟁적 공천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 공직자들이 권력을 갖고자 하는 욕망을 스스로 자제하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과 같은 존재다. 이러한 위험을 줄여가는 시스템적 개선과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Q3. 여당, 야당을 가리지 않고 주요한 사회 이슈에 대해 당론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행태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A. 특정 인물에 정당이 매몰되는 사당화의 측면에서 한국의 정당들은 후퇴하고 있다. 사당화 된 정당체제 하에서 침묵하고 반기를 들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 국회법 상에서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양심에 따라 표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현장 질의응답]

Q1. 현재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반중정서가 극심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A. 반중정서를 해결하기 위해선 중국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 중국 내에서 스스로 대국이라는 인식을 갖고 주변국을 하대하는 태도가 있다. 이러한 태도는 지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청년들은 주변의 반중정서의 태도를 인지하되 중국에 대한 분석과 인식 변화를 통해 객관적인 시각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2. 강연 중 상대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중층 외교’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현재 미국은 미국과 중국 중 한 가지를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단층 외교’를 강요하는 현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A. 대응 사안에 따라 다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직접투자 요구가 있고,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은 이러한 요구에 순응했다. 이렇게 미국의 요구를 단순히 응하는 것보단 한국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수량의 유지를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일 것이다. 안보의 경우에는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두는 것이 타당하지만,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힘의 2분할이 아니라 힘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인형진·정상우 기자
dundisoft@korea.ac.kr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7 22:5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