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진로 중 하나인 약학대학(약대)이 여대 정원 배정으로 젠더 갈등의 중심에 섰다. 여대 약대 4곳(이화여대·숙명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의 정원은 서울권 약대 8곳 정원 573명 중 320명(55.8%)을 차지한다. 대학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권 약대에 입학한 여학생은 458명으로, 서울권 약대 전체 신입생(592명)의 77.4%였다.
여대 약대에 비판적인 이들은 여성의 고등교육 기회가 남성과 동등해졌기에 약대 정원이라는 혜택이 주어지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사범대 17학번인 남학생 B씨는 “지금껏 여성이 교육 기회를 제한받는다고 느낀 적은 없다”며 “사실 여대 설립 취지를 고려하면 이제는 여대가 반드시 있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반면 보과대 21학번인 여학생 C씨는 “사회에 진출할 때 아직 여성은 차별받고 있다”며 “성차별이 완화되기 전까지 여대가 남아 있는 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약대 정원 문제를 젠더 갈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박준성 교육부 대학규제혁신총괄과장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인력 양성 문제를 젠더 이슈로만 접근해 소모적 논쟁이 생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약사 양성 규모가 부족하다면 약대 정원 확대 등 대안을 찾는 것이 더욱 건설적인 방향”이라고 전했다.

정세연 기자 yonse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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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7:4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