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등록금 정국’ 속에서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앞둔 각 정당들도 등록금 문제에 대해 각기 다른 제안을 내 놓고 있다. 각 정당들도 등록금 부담 문제의 심각성은 공유하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The HOANS가 이렇게 천차만별인 각 정당의 등록금 정책을 비교해 보았다.

    소위 ‘등록금 정국’ 속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계속해서 입장을 바꾸고 있다. 지난 5월 22일 ‘무상 혹은 반값, 최소한 반값의 등록금을 만들겠다’는 이야기에서 ‘반값이 아니라 등록금의 부담을 완화시키는 것(5월 24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등록금 인하(5월 25일)’로 입장이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등록금 이슈를 한나라당에 선점당한 야당은 이에 밀리지 않기 위해 보다 강력한 지원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학생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등록금 경감의 대상을 평균 B학점 이상인 학생으로만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자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각 정당이 말하는 ‘반값 등록금’의 의미


    반값 등록금에 대해 한나라당은 소득구간별로 적어도 하위 50%까지는 장학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2조원 정도의 예산으로 만든 국가장학금을 통해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여당은 이러한 새로운 지원 계획이 교내 장학금과 취업 후 등록금 상환 제도(ICL)등 기존의 제도와 맞물리게 되어 학생들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의 정책은 결코 반값 등록금 정책이 아니라고 비판하면서 명목 등록금 인상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반값 등록금 상한제 도입법, ICL 제도 개선법, 교육재정 확대법, 지방교육재정 확대법, 장학금 확대법 등의 제도를 내놓은 상황이다. 여당은 특히 B학점 이상 학생을 지원 대상으로 하는 야당의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 ‘일을 하면서 학업을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이처럼 각 정당 간의 신경전이 팽팽한 가운데 반값 등록금 문제는 당사자인 학생들 간에도 입장이 다른 상황이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과연 반값 등록금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의 문제다.

    이 모(정외 10) 씨는 “반값 등록금이 되면 물론 좋긴 하겠지만 정말로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공약(空約)만을 내세우는 또 다른 포퓰리즘이 되지 않을까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실화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에 대해 야당 측은 ‘등록금 문제는 예산이 아닌 정부의 의지 문제’라며 ‘4대강 예산에 쏟아 부은 22조원의 절반만 투자해도 고등교육 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해결할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반값 등록금이 국민의 세금으로 부실대학을 배불리는 정책이며 동시에 대졸자를 폭증시켜 취업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모(경제 09) 씨는 “처음부터 부실 대학을 양산한 교육 정책의 잘못을 학생들에게 잘못 전가하는 논리인 것 같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등록금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OECD 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가장 높은 등록금을 보이고 있는 한국에서 등록금 문제가 사회 전반에서 이슈화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대학교육비를 국가재정으로 부담하는 비율을 따져볼 때 OECD 국가 평균이 69%인데 반해 한국은 21%에 그치고 있고 연간 등록금이 1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는 등록금 문제의 해결은 절실하다. 즉 반값 등록금의 실현 가능 여부를 떠나 어떠한 방식으로든 정부 차원의 등록금 부담 해결을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 정당이 등록금 문제를 두고 구체적 합의를 이루어 내지 못한 채 상호 공방만 계속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대학생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등록금 문제의 귀추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