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색, 주황색, 그리고 초록색 커리까지. 흔히 볼 수 있는 노란색 카레와는 색깔부터가 다르다. 알록달록한 색깔이 눈을 사로잡고, 강렬한 커리 향이 코에 들어오는 이 곳.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학교에 놀러온 친구와 같이 가기 좋은 식당’으로 정평이 나있다. 인도커리 전문점 ‘오샬(otsal)’은 참살이길 초입에서 8년 째 영업 중이다.

여러 향신료를 배합해 끓인 커리는 밀가루를 기본으로 하는 카레와는 다르다. 커리는 사용하는 향신료와 배합하는 정도에 따라 수 많은 맛이 나올 수 있다. 오샬의 모든 향신료는 이태원에 있는 도매업체와 인도 직수입업체에서 구매한다. 커리에 들어가는 향신료는 30여 가지, 각각의 조합과 향신료를 달리해 19가지 커리가 만들어진다.

살몬 스테이크 커리, 끼마 빈달루, 치킨 파코다 커리는 오샬 만의 특별한 메뉴들이다. 살몬 스테이크 커리는 레몬 마살라 커리에 훈제연어 스테이크를 넣은 생선 커리다. 끼마 빈달루는 쇠고기를 커리에 다져 넣어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새콤달콤한 첫 맛과 매콤한 끝 맛이 특징이다. 치킨 파코다 커리는 닭고기로 만든 미트볼을 커리 위에 얹어 식감이 좋다.

커리 위엔 고추와 양파, 고수가 고명으로 올라간다. 강황을 넣어 만든 밥은 먹고 싶은 만큼 주문할 수 있다. 추가로 난을 주문해 커리에 찍어먹으면 밥을 비벼 먹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난은 바삭한 식감에 화덕 열기가 배인 구수한 냄새가 난다. 손으로 찢어먹는 난은 식은 뒤에도 푹신한 감촉이 느껴진다. 같이 나오는 피클과 무절임은 강한 향신료 맛을 잡아준다.

“식당을 찾는 무슬림 학생들을 위한거죠.” 사장 이영섭(남・39)씨는 개업 초부터 할랄 푸드를 사용해왔다. 할랄푸드는 일반적으로 도축한 고기보다 조금 더 비싸다. 소와 양은 모두 할랄푸드지만 닭은 일부 물량만 할랄푸드로 제공된다.

가게 입구는 인도 느낌이 물씬 나는 장식품으로 가득하다. 벽 한 쪽 아기자기하게 나열된 카메라와 촛농을 녹여 장식한 촛대, 천장에는 모자이크 형식의 알록달록한 전등이 달려 있다. 와인색은 가게의 주된 컬러다. 인도음식 전문점이지만 인도 느낌과 유로피안 스타일이 적절히 가미돼 있다. 창문 밑에 놓인 물 담배와 램프 역시 직접 인테리어 한 소품이다.

이 사장은 인도 커리를 낯설어 하는 손님들을 위해 피자와 스파게티를 메뉴에 도입했다. “손님이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쉬운 음식을 만드는 것이 제 신념이에요.” 프랑스 음식을 요리하던 셰프 시절부터 지켜온 음식철학이다. 향신료와 어우러져 저마다의 개성을 빚는 카레처럼 익숙하지만 낯선 맛으로 오늘도 고대생을 유혹중이다.

장지희 기자  doby@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3 00:4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