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경찰과 국가정보원이 본교생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사고 있다. 안암총학생회장을 비롯해 학내 언론 소속 학생도 조회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권 들어 통신자료에 광범위한 사찰과 조회가 일어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문서 56만 27건, 전화번호 590만 1664건의 통신자료가 제공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3월 30일 언론인 97명의 통신자료가 197차례 조회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기통신사업법 관련조항에선 수사기관에서 특정한 조건아래 영장 없이도 통신자료를 열람하고 수집하도록 하고 있다. 통신자료에는 휴대전화 등 통신 가입자의 이름·주민번호·주소·전화번호·가입 및 해지일 등과 같은 개인정보가 담겨있다. 통신자료 조회를 당한 본교생들은 수사 대상자들도 아니고, 국가안보에 해를 끼친다고 보기도 어려운 사람들이다. 결국 정부기관이 개인을 사찰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이 법을 남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기관의 광범위한 통신사찰이라는 불안감 속에서 자신의 통신자료 조회 내역을 요청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번 달 SK텔레콤은 통신자료 기록을 조회하고자 하는 요청이 5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국가안전과 사회안정을 가져와야 할 사법기관이 사회적인 불안을 낳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관에서 본교생의 통신자료 제공 사실에 대해 그 법적인 근거를 떳떳히 밝혀야 한다. 하지만 현 수사기관의 행보를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은 드물어 보인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나서서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낮다며 수집 이유를 밝히지 않겠다”고 말하는 현실이니 말이다.


사법기관에서 통신자료 조회는 초동수사의 기본자료라서 필수적이라고 답변하지만, 이러한 형태가 국민의 의심과 불신을 사게 된 것은 수사기관에서 자초한 일이다. 공권력을 동원하여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우리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 부터 고민해야 한다. 퇴행하는 우리의 일상속, 민주주의가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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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9 11: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