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평가 평점 공개, 과연 실효성 있나

수치화 된 평점 공개, 수강 신청에도 강의 개선에도 도움 안 돼

본교는 지난 22일부터 교원 3천여명의 최근 3년치 강의 평가 결과를 포탈에 공개해 학우들이 열람할 수 있게 했다. 평가 공개 내용은 2007학년도 1학기부터 2009학년도 2학기까지 개설한 교과목을 학생들이 학기말 수강 소감 설문에서 1~5점으로 매긴 평가 점수의 평균점이다. 현재 포탈의 학적/수업→수강 관리→수강 소감 결과 조회 메뉴에서 검색을 통해 강의 평점을 조회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수강 신청에 많은 도움을 받으리라 예상했던 학우들은 대부분 실망한 표정이다. 수강 소감 작성시 많은 항목의 점수를 매겼는데도 불구하고 그 항목들의 단순 평균값만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교수의 수업 내용 충실도, 강의 계획 준수 여부, 성실도, 내용 이해도 등 많은 항목에 따라 강의를 평가했던 학우들은 5점 만점의 단순한 평점 하나가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수강 신청 시 교과목 정보를 제공하고 교수들의 강의를 질적으로 개선하려는 차원에서 강의 평가를 공개하기로 한 것’ 이라 밝혔지만 지금의 공개 방식은 이런 목적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우는 “이렇게 수강 신청 전에 강의의 성격을 파악하지도 못할 거라면 평소 학점 확인 절차에서 그 많은 수강 소감 설문은 왜 필수적으로 작성하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수강 소감 설문 세부 항목들의 부분적 평점을 각각 공개해줬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한편 숭실대의 경우 지난해 3월, 최근 3년 간 모든 강의에 대한 평점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주관적 의견을 다양한 주제(수업 방식, 과제, 피드백, 평가 기준, 만족도 등)에 따라 수집한 책자를 발행해 큰 화제를 모았다. 또 서강대의 경우 800여 명의 강의 평가 점수를 1등에서 꼴찌까지 서열화 해 교수 실명으로 공개할 뿐 아니라 강의의 질적 향상을 위해 그 결과를 교수 성과급에 반영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2010.03.08.
KUBS  이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