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일 제45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고대공감대> 선본이 42.84%의 득표율로 타 선본을 여유롭게 제치고 당선됐다. 45대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출범한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지나온 절반을 되짚어보고 남은 기간 동안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았다. 김형남 정경대 학생회장, 손우진 미디어학부 학생회장, 신강산 회칙개정특별위원회 위원, 조명아 문과대 학생회장이 간담회에 참여했으며 김중혁 공과대 학생회장과 이상윤 정통대 학생회장은 서면으로 답변했다. 더불어 일반 학우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지난 4일부터 5일간 재학생 277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반적인 평가, “단과대 간 중립 유지, 참신한 사업은 긍정적이지만 오프라인 소통은 부정적”

손우진(미디어) : 공약 이행 정도를 점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이번 총학의 특징은 다양한 세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이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운동권과 비운동권 모두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정치적 중립이 독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운동권은 사회참여가 부족하다고, 비운동권은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고 총학을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명아(문대) : 여러 가지 참신한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온라인 소통은 활발했던 반면 오프라인 소통은 부실했던 점이 아쉽다. 특히 교육권리찾기실천단 활동 때 총학에 실망스러운 점이 많았다. 모두 학우들의 이익과 연결되는 활동인데 총학 차원에서 직접 발로 뛰며 활동하지 않은 면이 있다.

김형남(정대) : 비운동권이지만 사회 문제에 참여하려고 노력한 점, 노련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참신한 사업은 좋았다. 하지만 단과대를 통합해서 추진하는 일 같이 크게 벌린 일들을 벌려만 놓고 매듭짓지 못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또한 온라인 소통은 활발했지만 그 외에 단과대, 과/반 학생회들과의 소통에서 무성의함을 보였다.

신강산(회특위) : 학우들에게 총학 홍보하기, 단과대 사이에서 중립 유지하기는 잘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성과를 알리는 데는 굉장히 집중한 반면 과/반학생회들과의 소통에서는 미흡했던 것 같다. 단과대들은 묻히고 총학만 주목을 받았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김중혁(공대) : 고려대학교 학생들을 위해 꾸준히 일했고, 학생들의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좋았다. 또한 과거의 비운동권 총학생회와는 달리, 디도스 사태 진실규명이나 한미 FTA 날치기 통과와 같은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망설이지 않고 고려대학교 학우들의 전반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었던 점이 좋았다. 반면 활발했던 온라인 소통과 달리 오프라인 소통은 미비했다.

이상윤(정통대) :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정책에 힘써왔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슈에 대해서 중립적으로 고대만의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학기 45대 총학생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보통이다’ 49.82%, ‘잘하고 있다’ 37.55%로 대체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반면에 총학생회의 활동을 아는지 묻는 질문에서는 활동 자체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한 학우들의 비율이 45.45%, ‘보통이다’ 30.18%로 나타나 홍보 부문이나 학우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있어 취약점을 드러냈다.

등록금 협상, “노력은 인정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우선 총학이 임기를 맞아 제일 먼저 실시한 사업은 겨울방학 때 진행된 등록금 협상이다. 총학은 7차에 걸친 등록금심위위원회(이하 등심위)를 통해 등록금 2% 인하와 면학장학금 40억 이상 확충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패널들은 노력은 인정하지만 협상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일반 학우들 역시 지난 학기 총학생회의 활동 중 가장 미흡했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등록금 문제라고 응답한 학우들이 40.43%로 가장 많았다.

김형남(정대) : 직접 등심위에 참여했었는데 총학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등심위에 참여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한 등심위 내내 학교의 시나리오대로 일이 흘러간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요구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조명아(문대) : 그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로 보아 등록금 2% 인하라는 결과는 그다지 큰 성과가 아니다. 우리학교의 등록금 협상 결과가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이런 결과가 더욱 아쉽다.

김중혁(공대) : 보다 많은 성과를 기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일단 인하를 한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이공계 및 예체능계 전반적인 차등책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의견표명이 없어 아쉬웠다.

교육투쟁 “새로운 시도는 의미 있었지만 의지가 부족했다”

총학은 예년과 같이 3월에 교육투쟁을 진행했다. 주요 안건으로는 등록금 인상, 교육환경 개선, 시간강사와 미화노동자 문제 등이 있었다. 이에 대해 패널들은 공통적으로 “단과대와 연계하려고 했던 시도는 좋았지만 교육 투쟁을 추진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했다. 특히 이공계 쪽 학우들의 참여 유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형남(정대) : 총학이 실제로 교육투쟁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같은 중운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는 부분이다.

손우진(미디어) : 단과대와 연합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시도는 계승할 만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해결의 노력과 의지가 부족했다. 또한 이사장 퇴진 같은 성과에 총학이 큰 기여를 한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신강산(회특위) : 총학에서 새로운 시도는 많이 하지만 추진력이 조금 부족하다. 비운동권 총학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김중혁(공대) : 이전의 비운동권 총학의 형식적인 교육투쟁과 달리, 직접 이사장실 점거에 나서는 등 먼저 행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요구가 포함되다 보니 끝맺음이 잘 안된 요구사항들도 더러 있었고, 좀 더 많은 학우들이 교육투쟁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학생복지 “가시적인 성과 매우 뚜렷”

총학은 1학기에만 청춘카드 발급, 안암택리지와 대동복지도 발간, 대동제 개최, 부재자투표 성사, 열람실 개선 등의 성과를 이뤘고 2학기에는 흡연부스 설치, 하나은행 ATM 수수료 무료화, 장학금 확충 등의 복지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간담회에 참여한 모든 패널들은 이번 총학이 학생복지에 많은 열의를 보이고 있음에 동의했다. 1학기 총학의 활동 중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에서 ‘청춘카드 발급’이 27.8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사업들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학기 총학생회의 활동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의견이 20.82%를 차지해 사업 홍보 부문에 있어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손우진(미디어) : 학생 복지 분야에서 굉장히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다. 하지만 복지 정책이 일반 학우들에게 홍보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신강산(회특위) : 2008년 고대공감대와 달리 이번 총학은 복지정책을 열심히 추진하면서도 다른 단체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던 점이 훌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