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는 콘서트

학교 밖 현장에서

토크콘서트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 개최 협약식이 8월 28일 서울 서초동 평화재단에서 열렸다.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는 평화재단과 39개 대학 학생회 공동 주관으로 방송인 김제동이 직접 대학을 찾아가는 토크콘서트다. 본교 안암캠퍼스는 10월 23일(화), 세종캠퍼스는 10월 29일(월)에 ‘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협약식이 열린 날은 태풍 볼라벤이 서울을 강타했지만 전국 39개 대학의 총학생회 혹은 단과대 학생회 대표들이 모두 모였다. 박경만 순천대 총학생회장은 “만사를 제쳐두고 가장 멀리에서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경남대학교의 한 대표는 “예전에 김제동 씨가 학교 행사에서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 게 인상 깊었다”며 “소통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노래는 매우 못 불렀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모든 학생들이 발언을 마쳤을 때 평범한 인상의 한 남자가 몸을 일으켰다. 흰색 카라티에 검은 뿔테 안경, 작지만 다부진 체격. 김제동이었다. “날씨가 안 좋은데도 먼 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특유의 말투로 말문을 연 그는 20대의 취업 그리고 연애에 관한 고민의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20대는 무조건 위로받아 마땅한 세대가 아닙니다. 20대는 생로병사 중 ‘생’만 갖고 있지 않습니까?” 20대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저마다의 힘든 일을 가지고 있다는 뼈있는 말이었다. “생각의 전환을 해 봅시다. 청춘일 때 아파야 하지 않겠어요? 그렇다면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도록 합시다. 사실 이 자리는 여러분이 저를 위로하는 자리일 수도 있어요” 그는 ‘해결’을 구하는 질문에 ‘위로’를 제시했다. “청춘 때 아픈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봐요.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각 대학 대표들의 질문 하나하나엔 김제동에 대한 기대가 응집돼 있었다. 처음엔 고민해결을 향해 있던 기대감이 점차 함께 그 고민을 나누고 아픔을 어루만지는 ‘힐링’으로 바뀌었다. 협약식 말미에 김제동은 이렇게 말했다. “저조차도 고민이 많으니 여러분께 속 시원한 해결책은 드릴 수 없어요. 다만, 저와 같이 이야기해 보는 게 어떨까요?”

결국 그는 좌중이 줄기차게 원하던 질문의 ‘정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해답’을 들은 학생들의 얼굴은 새로운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었다.

글 정태산 기자 san@kukey.com
사진 우다현 기자 wdh@kukey.com

기사원문 고대신문 9월 10일자 B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