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교육'원'이 '실'로

기존 독립 기구로 존재하던 교양교육원이 교양교육실로 개편돼 교무처 산하 조직이 된다. 7월 23일 임시 교무위원회에서 폐지안이 확정된 이후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재 세부 시행 사항을 조정 중이다. 미래전략실 전략기획팀 이상경 부장은 “소속과 명칭만 바뀔 뿐 직원, 업무, 기능 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교원 중 교양교육실장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양교육원장은 교무처장이 임시로 겸임하고 있다.

학교 당국은 개편의 이유로 기존의 교양교육원 독립 체제 내에서 교무처, 교수와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교양수업과 전공수업 간 학문적 통섭의 장애도 지적했다. 이상경 부장은 “개편으로 운영이 원활해지고 전공·교양 수업 간 융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교양교육실장은 기존 교양교육원장이 가졌던 교무위원의 지위를 갖지 못해 교양교육 업무 결정의 독자성과 업무의 추진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또한 2009년 ‘교양교육의 전문성 강화’라는 목표를 내걸고 교무처에서 독립한 교양교육원을 너무 쉽게 폐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교양교육원은 설립 이후 교양 수업의 기획, 설계, 수강, 평가 등 전반적 내용을 관장하며 교양 수업의 다양화, 고급화에 기여했다. 특히 아랍어, 힌디어, 스와힐리어 등 9개의 소수어 강좌를 개설해 글로벌 역량 강화에 힘썼다. 3월에는 산학연계 인턴십 교양과목을 신설해 소속 단과대에 인턴십 과목이 없던 학생들도 인턴 활동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했다.

경북대와 건국대의 경우 교양교육원 독자 기구 체제를 유지하면서 본교 교양교육원이 지적 받아온 행정 상 소통, 학제 간 융합의 문제를 극복했다. 경북대 기초교육원은 2007년 설립 후 교무처와의 소통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교양과정 개편 위원회와 교무처 주관 교육과정 개편 위원회를 긴밀히 연계하고 교무부총장이 기초교육원 부원장을 겸임하도록 해 문제를 해결했다. 경북대학교 기초교육원 이구탁 실장은 “교양업무 담당 기관과 교무처의 소통 문제는 운영상의 노력으로 극복 가능하다”고 말했다. 학부 교양교육을 전담하는 건국대 글로컬 소통·통섭교육원은 학문적 복합 소양을 높이는 ‘통섭교양’을 신설해 교양과목 안에 다양한 전공과목 학제를 포함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본교는 교양교육원 독자체제보다 교무처와 연동되는 편이 더욱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평가팀 정장헌 과장은 “본부 부처와 업무가 관련된 기관을 최대한 집약시키는 것이 본교의 방향”이라며 “교양교육원 폐지 역시 그 틀 안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임홍빈(문과대 철학과) 교수가 해외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임시 교무위원회에서 교양교육원 폐지안이 확정돼 사실상 임 교수의 경질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학교 측은 폐지안이 작년부터 장기적으로 논의된 사안이며 처장회의, 교무위원회 등 많은 회의를 거쳐 결정돼 경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규희 기자 gyu@kukey.com

기사원문 고대신문 9월 10일 자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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