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기간부터 당선 이후까지 5000명의 학생들을 직접 만나겠다는 ‘실천가능’ 선본의 김형남(정경대 정외09) 정후보와 송호근(경영대 경영08) 부후보를 만났다. ‘실천가능’ 선본은 “발로 뛰는 변화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많은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출마계기는 무엇인가
“올해 학내에는 큰 사건이 많았는데 실제로 속 시원히 해결된 것은 없었다. 지난 3년의 총학생회는 앞장서서 학우들의 목소리를 한 곳에 모으는 것에 미흡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이다. 이를 바로 잡고 학우들에게 신뢰를 받는 총학생회의 움직임을 만들어보려 한다”

- 제 45대 안암총학생회를 평가한다면
“올해 안암총학이 여러 학내사업을 깔끔하게 잘 처리한 것은 맞다. 하지만 소통 측면에선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농활이나 새내기배움터 등 단과대 차원에서 이뤄지는 사안에서 단과대 학생회와 총학생회 간에 잡음이 많았다. 또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단과대 별로 문제를 가지고 와서 보고했을 때에 총학생회가 무관심한 반응을 많이 보였다. 일을 잘 하는 것과 소통을 잘하는 것은 별개의 것이다”

- 세 개의 선본이 모두 ‘대학평의원회’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다른 선본과의 차별화가 있나
“대학평의원회의 운영은 학교의 정관에 따라 실시하면 되기 때문에 세 선본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학평의원회를 설치하지 않으려는 학교를 설득하는 데에 있다. 재단은 설립 이래로 감사원에 재단 회계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 어떤 곪은 문제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재단 감사 청구운동 등을 통해 재단 비리를 낱낱이 파헤치면 ‘이대로 재단 운영을 놔두면 안 되겠다’는 공감대가 퍼질 것이다. 그에 따른 학우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을 때 학교도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려 할 것이다”

- 재단문제, 등록금 문제, 학사제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내년 3월 학생총회 성사를 공약했다. 총회 요구내용 모두를 학교가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의결안 제출외의 다른 요구방법이 있나
“재단 문제는 법적, 정치적 문제가 얽혀 있어 학교 밖으로 외칠 필요가 있다. 19대 국회는 청년들의 고민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였다. 따라서 재단 비리를 해결하려는 다른 대학 학생들과 연대해 법적, 정치적 장치로 학교를 압박할 수 있다. 또한 학내 모든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교수노조나 직원노조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도 함께 하도록 하겠다”

- 조기수강신청제도는 실효성이 없어 폐지된 바 있다. 다시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듣고 싶은 강의를 모두 듣는 것은 학생들의 권리이기 때문에 사전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가 재정과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해선 안 된다. 조기수강신청제도가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시행해야 한다”

- 학교가 조기수강신청제도 시행 불가에 대해 구체적 이유를 제시한다면 어떻게 할 예정인가
“수강신청에 포인트 할당제를 실시하겠다. 학생들에게 포인트를 할당해 강의에 포인트를 높게 제시한 순으로 수강생을 받는 형식이다. 현재의 수강방식은 단순히 운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희소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더 원하는 사람이 얻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시스템을 구상했다”

- 학생들의 영어 실력 상승을 위한 영어 강좌를 요구를 하고 있다
“입학 때부터 영어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영어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버겁다. 영어강의를 제대로 수강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 학교는 국제어학원에 토익강좌 개설이나 호롱이 영어학교만을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학부생이 필요로 하는 어학에 대한 요구, 학문적 영어를 습득할 무료강좌를 개설해야 한다”

- 교양교육시스템을 새롭게 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Academic English’와 ‘사고와 표현’ 강의의 개선을 주장했다
“필수교양 강의는 반드시 함양해야 하는 무언가를 담아야한다. 그런데 Academic English나 사고와 표현에는 철학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교수의 재량에 따라 수업이 천차만별이다. 필수교양인 만큼 어느 정도의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 Academic English는 단과대별 특수성을 갖추되 그 안에서 보편적 가이드라인을 가지도록 하겠다. 수강생이 본인의 전공을 공부하고 영어강의를 듣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1학년 때 수강하는 사고와 표현은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와 같이 자신의 자아와 진로에 대한 탐색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 생활협동조합(생협) 건설을 공약했다. 이미 여러 차례의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학우들이 ‘이게 실행되면 나에게 좋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바로 시행될 수 있다. 일단 생협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정경대에서는 반값장터를 시행했다. 학생들의 호응이 좋아 3시간 만에 모든 물건이 동났다. 생산지에서 물건을 바로 사와서 유통과정을 생략하니 가격이 싸지고 학생들이 잘 사갔다. 매달 이런 행사를 시행하면 생협에 대한 요구가 점차 더 생길 것이다. 공감대를 형성하면 학교에 대한 요구도 점점 커지고 학교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 복지공약이 많지 않은데
“학생 개별 사항도 중요하지만 단과대 별로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여러 학우들을 만나며 단과대 특성을 살린 복지공약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홍보관의 24시간 개방’ 등은 해당 단과대 학생이 아니면 모를 고충이다. 굳이 공약을 넣지 않은 것은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함이지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입장표명만으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앉아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발로 뛰는 실천을 보여주고 학우들의 목소리를 모아낼 것이다. 학우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것들을 바꿔 나가겠다. 1년 지난 뒤 기억에 남는 것이 ‘뭐가 편했다’만이어선 안 된다. 올해가 있으면 내년에 더 큰 발전이 있고 그 후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이 총학생회의 바람직한 방향이다”

우다현 기자 wdh@kukey.com
기사원문 고대신문 11월 26일자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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