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선본의 후보자들 경력 검토 - <The Real> <실천가능> 단과대 학생회장, <고대공감대> 총학생회 집행부 출신

<The REAL> 조명아(문과대 09) 정후보, 김성균(사범대 09) 부후보

<The REAL> 선본의 조명아 정후보는 올해 문과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교내장학금 40억 확충운동이나 학내 비정규직 관련 규탄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성균 부후보는 역사교육과 회장을 지낸 바 있다. ‘0학점 강의’나 ‘이웃집 또토론’ 과 같이 정후보의 문대학생회 ‘서관뚫고 하이킥’ 활동 당시 긍정적 평가를 받았던 정책들이 공약에 녹아있다.

<실천가능> 김형남(정경대 09) 정후보, 송호근(경영대 09) 부후보

김형남 정후보는 올해 정경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했고 민주광장에서 3보 1배를 벌이며 40억 장학금 확충 운동에 앞장선 바 있다. 부후보 송호근 학우는 총학생회장단 출마 후보 치고는 별다른 대표자 경력이 없는 것이 특징인데, 이를 오히려 ‘보통 학우의 시선’을 가진 후보라는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천가능>선본은 김형남 정후보가 정대 학생회 시절에도 힘썼던 교육투쟁에 관한 공약들을 강조하고 있다.

<고대공감대> 황순영(정경대 10) 정후보, 배정호(생명대 07) 부후보

<고대공감대> 선본의 정후보와 부후보 모두 45대 총학생회에서 집행부로 활동했었고, 실제로 45대 총학생회의 잘한 점을 이어받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것임을 밝혔다. 황순영 정후보는 45대 총학생회 기획국장과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청춘카드, 흡연부스, 학생증 ATM수수료 무료화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배정호 부후보는 지난 총학생회에서 문화교양국장 직을 맡아 대동제와 새터, 고연전 등의 행사를 기획한 바 있다.

▼ 등록금 문제 - <The REAL>, <고대공감대> 등심위 문제점 지적, <실천가능> 학생총회로 목소리 높일 것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 대한 부분은 <The REAL> 선본과 <고대공감대> 선본이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 선본 모두 회계자료를 분석할 수 있는 학생 측 전문가 추가와 등심위에서 결정된 사항의 강제화하는 것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이번에 40억 교내장학금 확충 문제에서 증거자료로 논란이 됐던 속기록에 대한 부분 역시 염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The REAL> 선본은 속기록이 증거자료로써 신뢰도를 가질 수 있도록 등심위에 전문속기사를 입회시키자는 공약을 제시했다. <고대공감대> 역시 속기록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학교 측이 등심위 결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정부 차원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교과부에 요구하겠다는 공약 역시 두 선본 모두 제기하고 있다.

한편 <실천가능> 선본은 학우들의 의견을 모으는 장치로 ‘학생총회’를 크게 추진하고 있다. 등록금 문제 역시 등심위를 통해 조기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학생총회를 성사시켜 최종 협상을 이끌어내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44대 총학생회(후마니타스)의 비상학생총회 사례를 볼 때 과연 학생총회가 학우들의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에 관해선 선거과정 및 당선 이후 5000명 이상의 학우들을 만나 충분한 사전 의견수렴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등록금 인하 목표로는 작년 감사원이 발표한 대학의 등록금 과다책정비율 12.5%를 기준으로 한 등록금 104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실천가능> 선본의 공약은 등록금 문제에 있어선 다른 두 선본에 비해 현실적인 협상책 제시 보다는 정면으로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태도가 두드러진다.

▼ 재단 견제 시스템으로 ‘대학평의원회’ 필요성에 세 선본 모두 공감

세 선본은 재단 부패의 견제 방법으로 ‘대학평의원회’ 의 도입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The REAL>과 <실천가능> 선본은 대학평의원회 뿐만 아니라 개방이사 선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고대공감대> 선본은 대학평의원회를 건설하되 평의원회에 참여하는 학생대표자들이 회의소집권이나 감사청구권을 가질 수 있도록 일정 수 이상의 학생위원을 대학평의원회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추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다만 학교당국이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거나 성명서를 제출해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은 요즘 상황에서 과연 세 선본 모두 과연 평의원회 도입을 ‘어떻게’ 이뤄낼지에 주목해야 할 듯 하다.

▼ <The REAL> 민자 기숙사비 20만원 인하, <고대공감대> 19만원 기숙사 등 기숙사 관련 공약 다양

<The REAL> 선본과 <고대공감대> 선본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파격적인 기숙사비 절감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The REAL> 선본은 공사계획 변경으로 인한 37,700원과 건축적립금 사용을 통한 150,000원 인하로 총 207,300원 수준으로 민자 기숙사비를 인하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시협약 변경을 통한 37,700원의 경우 학교 측도 이번 학기에 기숙사비 재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건축적립금 사용을 통한 150,000원 인하 공약의 경우 건축적립금의 용도변경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 실현가능성에 대해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고대공감대> 선본의 ‘19만원 기숙사’ 정책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학생 주거환경개선 추진계획을 이용해 주변 대학들과 연계하여 매우 저렴한 가격의 연합 기숙사를 유치하겠다는 내용이다. <고대공감대> 선본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가 500인 규모의 연합기숙사 유치에 성공한 사례에서 착안해, 성북구 내의 더 넓은 부지를 이용해 더 큰 규모의 연합기숙사 건설을 요청할 계획임을 밝혔다. 지어지는 기숙사가 연합기숙사의 형태인 만큼 얼마나 많은 대학들과 연합하고 몇 명 규모의 기숙사가 지어지는지, 결국 정확히 몇 명의 고대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지가 이 공약의 유용성을 가를 중요한 사항이라고 볼 수 있겠다.

기숙사 통금 문제에 대한 공약들도 제시됐다. <The REAL>과 <실천가능> 선본은 폐문시간 연장을 통한 점진적인 통금 폐지를, <고대공감대> 선본은 통금제도 전면 폐지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숙사 사생회 측은 별도의 예산이 필요 없는 폐문시간 연장과 달리 통금제도 전면폐지는 그에 따른 기숙사비 인상과 예산문제에 대한 대안이 필요할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 선본별 주요 정책 - <The Real> 소통하는 총학생회, <실천가능> 교육권 투쟁, <고대공감대> 다양한 복지 정책 강조

먼저 <The REAL> 선본은 KU Union debate 등 열린 토론과 학우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KU Union debate는 옥스퍼드 대학의 Union debate와 유사한 정책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학생들이 서로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이다. 반값등록금 등 대학생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뿐만 아니라 학우들이 관심 가질 만한 문화적 이슈들까지 폭넓게 다뤄 학우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총학생회 오프라인 소식지인 ‘이웃집 또토론’과 캠퍼스 각 지역으로 총학생회가 찾아간다는 컨셉의 ‘움직이는 학생회실’ 정책 등을 통해 소통하는 학생사회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실천가능> 선본은 다른 선본들에 비해 교육권 확보 문제에 중점을 둔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기존의 수강신청 제도를 확 바꾸겠다는 공약인데, 기존의 선착순 클릭 방식에서 벗어나 모두에게 지급된 포인트 양을 각자 원하는 과목에 베팅하는 방식을 통해 꼭 들어야 하는 과목에 더 많은 포인트를 베팅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 일부 외국대학에서 행해지고 있는 방식이라고 한다. 또한 학생 총투표를 통한 영어강의 의무 수강제도 폐지, 최악의 대형 강의 선정과 대형 강의 분반을 요구할 계획임을 밝혔다.

<고대공감대> 선본은 45대 총학생회가 복지에 강한 총학생회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다양한 복지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먼저 지난 총학생회의 사업이었던 청춘카드 혜택의 범위를 넓히고 하나은행과 협의해 교통카드 후불제 기능, 핸드폰 요금 할인 기능 등을 학생증에 추가하는 “학생증 플러스 카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기존의 딱딱한 교육투쟁 대신 재밌고 친근한 교육권리찾기 운동인 ‘에듀 위드 운동’,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교육봉사 ‘에듀 캠프’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세 선본 모두 학우들을 위해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 공약들을 전부 실현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불신이 학우들 사이에 팽배하다. 어느 선본이 당선되든 말 뿐인 공약이 아닌 학우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46대 총학생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슬 기자 (dew11@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