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챌린지’의 ‘FC안양’엔 2012년 고려대 축구부의 주장과 부주장을 맡았던 정재용(체육교육과 09학번) 선수와 가솔현(체육교육과 09학번)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가솔현 선수와 정재용 선수는 각각 FC안양이 지녔던 ‘2013년 신규 창단구단 신인 우선지명권’ 중 1순위와 2순위로 지목돼 팀에 입단했다. 입단 후 다섯 경기에서 무난한 활약으로 주전 자리를 꿰찬 정재용 선수와 가솔현 선수를 만났다.

큰 기대를 받으며 비교적 쉽게 주전 경쟁을 꿰찬 그들에게도 ‘신입 사원’으로서의 고충은 있었다. 대학 시절 상대 수비를 뚫는 공격에 집중하다 프로 데뷔 후엔 주로 수비 위주로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입단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팀의 중요 전력으로서 라이벌전에 임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 첫 직장의 막내가 됐다. FC안양 생활 중 어려운 점은 없나
가솔현｜“운 좋게 데뷔전에서 득점을 한 후 갑작스레 커진 기대감에 부담을 느꼈다. 다섯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겸손했던 초심을 잃으며 흔들렸고 지난 경기에선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도 겪었다”
정재용｜“경기력이 저조할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 겪는 실수가 2~3년 후엔 실력으로 바뀔 것이라 믿기에 지금 당장 보이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데 전념하고 있다”

- 대학 무대 강팀인 고려대에서 K리그 챌린지 중위권 전력인 FC안양으로 팀을 옮겼다
가솔현｜“대학 시절엔 중앙수비수임에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많이 했다. 하지만 프로 팀에선 포지션 본연의 역할인 수비에만 전념한다. 프로는 아마추어보다 수비를 더욱 중요시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

- 대학 무대 동년배 중 ‘K리그 클래식’에서 맹활약 중인 선수들이 있다
정재용｜“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석현 선수를 보며 선수는 역시 팀을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석현 선수가 K리그 클래식에서 통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해 볼만 하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 한국 프로 축구 사상 가장 유서 깊은 라이벌전인 FC안양과 수원 삼성 블루윙스의 ‘지지대 더비’가 8일 열린다
가솔현｜“대학 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인 고연전을 4차례 경험했다. 라이벌 전에 대한 압박감은 적응이 돼 있어 프로 무대라고 해도 제 기량을 펼칠 자신이 있다”
정재용｜“프로에서 이렇게 큰 라이벌전을 경험할 수 있어 기쁜 마음이 앞선다. 팬들은 전력 상 FC안양의 열세를 예상하지만 만약 출전한다면 결코 출전했단 사실에만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정재용 선수와 가솔현 선수는 각각 주장과 부주장으로서 2012년 고려대 축구부를 이끌었다. 정기전 4연승을 이끈 황금학번으로 평가 받는 두 선수에게 고려대는 어떤 의미일까.

- 대학 4년은 운동선수에겐 짧지 않은 시간이다. 본교를 거친 것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줬다고 보나
가솔현｜“저학년 때 가혹한 숙소 생활을 겪은 것을 제외하면 고려대에 입학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 프로에 입단한 지금 생각해보면 서동원 감독에게 기술적·심리적으로 다른 대학생 또래 선수가 배우기 힘든 선진 축구를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훈련을 하다보면 프로에 와서 배워야 할 법한 것들을 이미 대학 시절에 많이 지도받고 왔단 걸 깨달을 때가 있다”

- 4번의 정기전 준비 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가솔현｜“2012년 정기전 직전 열린 ‘추계연맹전 8강전’에서 연세대에게 0-4로 대패했다. 무거웠던 분위기에서 코치님은 기존 정기전과 같은 타이트한 일정표를 나눠주었다. 이에 감독님이 스케줄표를 던지면서 정재용 선수에게 알아서 스케줄을 짜오라고 지시했고, 일주일 정도 영화 감상,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푼 후 정기전에 임했다”
정재용｜“2012년 정기전 당시 연세대에 비해 준비가 허술하단 사실을 알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당시 4학년끼리 미팅을 가졌고,2010년 정기전 당시 매일 아침 훈련 시작할 때 전 선수가 모여 파이팅을 외쳤던 의식을 재현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정기전을 앞둔 2주 동안 매일 선수 전원이 파이팅을 외치고 훈련에 임했다”

- ‘U리그’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정재용｜“3학년인 11학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4학년의 뒤를 받치고, 경험이 부족한 저학년을 이끄는 축구부의 실질적인 가교이기 때문이다. 현재 축구부 선수들은 ‘우리는 고려대 축구부인데 왜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지‘란 생각에 좀처럼 능력 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럴 때일수록 모든 선수들이 동료 선수의 실수를 덮어버릴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가솔현｜“축구는 한 경기 망쳤다고 일희일비하면 다음 경기에서 바로 무너지는 종목이다. 고학년에겐 ‘급하게 하지 말라’는 조언을, 저학년에겐 지독한 부진도 좋은 경험이란 말을 해주고 싶다. 남 탓은 금물이고 부진하다고 초심을 잃어서도 안 된다. 또한 2학년인 12학번의 역할이 중요하다. 축구부 내부 사정과 리그 경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서도 가장 혼란스러워 할 1학년들과 가까운 학년이기 때문이다”

글, 사진∣ 문채석 기자 hot@kukey.com
기사원문 1722호(5월 6일자)
http://www.kukey.com/news/articleView.html?idxno=19137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9 07:5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