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촌기념관에서 진행된 ‘개교 109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 행사는 모두에게 찾아온 슬픔의 무게에 다소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그 시작을 알렸다. 4년째 본교 개교기념식의 사회를 맡고 있는 김홍성(노어노문학과 88학번) KBS 아나운서는 “사랑하는 모교가 109주년 생일을 맞았다”며 “그 어떤 날보다도 기쁘게 축하하는 잔칫날이 돼야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간소하게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김재호 이사장, 김병철 총장, 주선회 교우회장 등 300여 명의 교우와 교직원이 인촌기념관을 채웠다. 김병철 총장은 기념식사 중 “올해는 본교가 1934년 송현동에서 안암동으로 이전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라며 “그 시절 선각자들이 품었던 원대한 포부를 이어받아 제3의 창학을 추진해 올해 세종시에 창조캠퍼스 부지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사는 △장기근속자 표창 △석탑강의상 시상 △Crimson Award(발전공로상) 시상 △공로상 시상 △고대가족상 시상 △모범지부, 분회 표창 △특별공로상 시상 △사회봉사상 시상 △자랑스러운 고대인상 시상 순으로 진행됐다. 가족 중 5인 이상이 고대인이거나 3대에 걸쳐 고대인인 경우 주어지는 상인 고대가족상을 수상한 김현주(중어중문학과 09학번) 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모두 고대 출신으로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가족 안에서 고려대라는 끈끈한 끈이 서로를 이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김연아(체육교육과 09학번) 교우의 자랑스러운 고대인 상 수상이었다. 김연아 교우의 등장에 시상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식장이 술렁였고 행사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카메라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역대 최연소로 자랑스러운 고대인 상을 수상하게 된 김연아 교우는 “아직 어린데 이런 큰 상을 받아도 되는지, 혹시 과거 수상자들에 누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피겨 스케이팅 생활을 은퇴하고 출발을 시작하는 데에 격려와 축복을 해주시는 것으로 여겨 앞으로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여자교우회 김혜원(사학과 72학번) 교우는 “김연아 선수를 비롯한 자랑스러운 여자 교우들을 축하하고자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북악산 기슭에 우뚝 솟은 집을 보라.’ 기념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교가를 부르는 교우들의 목소리가 인촌기념관을 가득 울렸다. 교우들은 식이 끝난 뒤에도 삼삼오오 모여 오랜 친구를 만난 회포를 풀었다. 100주년 기념식 때 얻은 목도리를 두르고 왔다는 서대남(영어영문학과 62학번) 교우는 “자랑스러운 김연아 선수를 직접 보게 되어 기쁘다”며 “오랜만에 많은 교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옆에서 같이 대화를 나누던 변창호(경영학과 62학번) 교우 또한 “119살까지 살아 150주년 기념식도 보고 가겠다”며 “친구들 모두 건강히 다음에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조아영 기자 likeit@kukey.com
사진│이수빈 기자 lion@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0 21: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