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당국은 학원 성폭력 근절 방안을 천명해야


의대생 집단 성폭력 사건으로 학교 안팎으로 홍역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올해 5월 본교 경영학과 교수의 여성 도촬행위 사건이, 지난달에는 재학생이 동료 여학생을 성폭행 사건이 불거졌다. 학내의 대외이미지 추락도 문제지만 우리가 가장 중시해야 할 것은,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학원 내 성폭력이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학내 구성원들을 항시적으로 불안케 할 것이다.

우리는 과연 학교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는지 묻고 싶다. 본지가 그동안 학원 내 성폭력 대처방안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듯이, 현행 학칙으로는 성폭력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분리․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후,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분리․보호하지 못함으로써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우리는 지난 ‘H교수 사건’으로 경험한 바 있다. 또한 사후약방문식의 대책들이 진정 실효성을 갖고 있는지 재고해야 한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이 범죄예방의 제일책이라는 사고 자체를 버려야 한다. 더불어 성폭력 사건들을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인식과 사고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학교 당국이 성폭력 근절 방안을 진정성 있게 천명하기를 바란다. 이런 행위는 학교가 성폭력 문제에 대하여 향후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알리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학교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학내 구성원들뿐 아니라 학교 당국 스스로에 구속력을 갖게 만든다. 또한 이를 위해서 학내 구성원들과 관련기구, 이를테면 학내의 반성폭력연대 같은 기구와 절차적 논의를 거쳐야 함은 당연하다. 또한 학교는 현재 구성원들, 특히 교직원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을 형식적으로만 할 것이 아니라 강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교수라는 지위를 남용해 벌어지는 성폭력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힘은 누가 뭐래도 학교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근절 방안을 모색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 논의와 관련하여 학교 당국의 전향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를 촉구하는 바이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21:3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