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정기 고연전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정기 고연전에 가까워질수록 이를 기다리는 학우들의 설렘도 점점 커져간다. 학우들의 설렘이 최고조에 이르는 정기 고연전의 개막은 언제나 야구와 함께해왔다. 정기 고연전 첫 날 첫 경기, 고연전의 다섯 경기 중 첫 번째 경기다. 수만 학우와 동문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우리학교 야구부 선수들, 그 훈련의 현장인 고려대학교 송추 야구장을 찾았다.

훈련, 또 훈련... 쉴 틈이 없다

오후 3시, 역시나 훈련이 한창이다. 아무리 날씨가 선선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한낮의 햇볕은 뜨겁다. 서있기만 해도 땀이 맺혀 흐르지만, 선수들의 훈련은 계속된다. 큰 야구장 한쪽에서는 펑고를 치며 수비훈련을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프리배팅 연습이 진행된다. 그리고 각자의 순서가 끝나면 다른 한쪽으로 물러나 서로 공을 던지고 잡아준다. 좀처럼 쉬지 않는다.

훈련은 매일 일찍부터 시작된다. 아침 일곱 시 반에 기상해 밤늦게는 열한 시에서 열두 시까지 훈련을 지속할 때도 있다. 야구부 김광우 코치(영문 98)의 말을 빌리면,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한다”고 보면 된다. 추석 연휴도 자연스레 반납했다. 추석 당일인 목요일 외에는 쉬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그 날 앞뒤로는 프로구단인 LG, 한화의 2군과 연습경기도 예정되어 있다. 연세대학교의 빠른 공을 상대하기 위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김광우 코치는 “실전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의 실정은 모른 채 아군의 전력만 알고 싸운다면 승패의 확률은 반반' -손자(孫子)병법

 
연세대학교 야구부의 최대 강점은 ‘투수력’에 있다. 팀 방어율이 무려 2.04에 달한다. 지난 2013 춘계리그 비정기 고연전에서 선발투수로 출전한 이인복(연세대 10, P)선수가 실제로 보여준 이닝 소화 능력과(당시 7이닝 소화), 탈삼진 능력(10탈삼진), 147km/h라는 빠른 구속이 이 를 대변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현재 연세대 야구부는 박상옥(연세대 10, P)선수와 박상원(연세대 13, P)선수로 0점대 방어율 투수를 두 명(각각 방어율 0.98, 0.90)이나 갖추고 있다.

그렇다고 아군의 전력 역시 좋은 상황이라 볼 수도 없다. 올해 우리학교 야구부가 참여한 모든 대회를 살펴보면 8강 이상의 성적을 낸 대회가 전무하고, 예선에서 탈락한 대회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0.250이라는 타율에 OPS(장타율+출루율)가 0.784에 달하는 호타준족 문상철(사체 10, IF)선수의 활약과 작년 정기 고연전의 히어로 김주한(체교 12, P)선수의 존재는 희망적이다.

앞서 봤듯이 전반적인 우리학교 야구부의 상황을 무작정 낙관적으로 보긴 어려우나,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 실제로 작년 우리학교 야구부 역시 정기 고연전 직전까지 여러 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다 막판 페이스가 올라와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 우승을 일궈냈고, 그 분위기로 정기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올해 역시 작년과 페이스가 비슷하다. 얼마 전 우리학교 야구부는 지난 달 31일 비정기 고연전에서도 승리를 거둬 선수들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해 이번 정기 고연전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 춘계 리그 때 안타깝게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조윤성(체교 10, OF)선수는 2루타를 1회와 10회에서 총 두개를 치며 승리를 거두는데 톡톡히 제 역할을 해냈다. 부상당한 김주한 선수를 대신해 마운드에 섰던 이희웅(체교 10, P)선수와 이규섭(체교 11, P)선수도 각각 5이닝 8이닝을 든든하게 소화해냈다.

 또한 김광우 코치는 당시 승리 요인으로 우리학교의 탄탄한 수비력을 꼽았다. 그는 “연세대학교 타자들의 특성을 분석해 맞춤식 수비훈련에 힘쓰고 있고, 선수들의 수비 시프트나 작전 상황에 관련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정기전 승리의 열쇠는 크게 상대 투수 공략과 수비력에 있기에, 이에 대한 확실히 대비한다면 정기전에서의 승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승리하겠다” - 황석호(체교 10, 주장)

선수들은 이렇게 계속되는 훈련 속에서도 지칠 줄을 모른다. 특히 이번에 처음 고연전을 경험하는 13학번 선수들에 대한 기대도 가져봄직 하다. 13학번 중 윤광식(체교 13), 김병석(체교 13)선수는 이번 고연전의 히든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윤광식 선수는 공격적인 직구가, 김병석 선수는 강한 힘과 빠른 배트 스피드가 각각 강점으로 꼽힌다. 김광우 코치는 “13학번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되며, 고연전 선발 출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며 이들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졸업을 앞둔 4학년들이 마지막 정기전에 임하는 각오 역시 남다르다. 벌써 4년째 정기전에 출전하고 있는 문상철 선수는 “지금까지 경험한 정기전 전적이 1승 1무 1패로 비기고 있다”며 “마지막 고연전에서 꼭 이기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문상철 선수는 올해 KT위즈의 특별 지명을 받아 프로 구단에 진출한 바 있다. 올 시즌에 주력 투수로 팀에 큰 역할을 한 이희웅(체교 10, P)선수도 “최근 3년간 비정기전까지 합친 전적 역시 3승 1무 3패로 비기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려대 야구 연승의 역사는 다시 시작 될 것!
 

이처럼 현재까지 우리학교와 연세대 야구부의 전적은 막상막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3월과 8월에 각각 있었던 비정기 고연전에서도 1승 1패를 기록했다. 3월의 패배는 타산지석으로, 8월의 승리는 9월에 다시 한 번 이루어야 할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 지난해 우리는 꾸준한 노력 끝에 마침내 정기 고연전에서 3년만에 승리를 거머쥐며 고연전의 전통을 바로 세웠다. 그 후 다시 묵묵하고 우직하게 준비한 지 어느새 일 년이 됐다. 올해부터 고려대학교 야구 연승의 역사는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지용 기자, 배기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