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KU=글 박보현 기자, 사진 김정륜 기자, 박채원 기자, SPORTS KU DB/ KBL, 점프볼, 루키, FIBA 농구월드컵 홈페이지, Google image 제공]

2019년 중국, FIBA 농구월드컵(이하 농구월드컵)이 5년 만에 개최된다. 김상식(법학87)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은 7월 25일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 출신 이승현(체교11, 고양 오리온)과 강상재(체교13, 인천 전자랜드)가 포함된 최종명단 12인을 발표했다. 이들은 8월 31일 아르헨티나와 첫 경기를 시작으로 이어 9월 2일과 4일에 각각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현 고려대 주장 박정현(체교16, C)은 아쉽게 최종명단에서는 탈락했지만, 예비 15인 명단에 들어 이승현, 강상재와 함께 2019 농구월드컵 대비 윌리엄 존스컵(이하 존스컵)에 출전했다. 존스컵부터 농구월드컵으로 이어지는 세계무대와 이를 누비는 고려대 출신 국가대표 선수들을 살펴보자.

# 제41회 윌리엄 존스컵
  윌리엄 존스컵은 매년 대만에서 개최되는 국제 농구 대회로 1977년부터 시작됐다. 2019년 제41회 윌리엄 존스컵은 7월 12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다. 한국은 차례로 요르단, 대만B, 이란, 인도네시아. 캐나다, 일본, 대만A를 상대했다. 존스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예비 15인 체제로 구성됐으며, 센터 라건아, 김종규, 이승현, 강상재, 박정현/ 포워드 안영준, 양홍석, 전준범, 임동섭, 송교창/ 가드 김선형, 이대성, 최준용, 이정현, 허훈이 나섰다. 존스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7승 1패를 기록하며 준우승을 달성했다. 총 8경기 중 특히 고려대 출신 국가대표 선수들이 활약했던 2경기를 알아봤다.

윌리엄 존스컵 결과
7월 12일 대한민국VS요르단 69-64 승
7월 13일 대한민국VS대만B 66-60 승
7월 14일 대한민국VS이란 83-79 승
7월 15일 대한민국VS인도네시아 117-55 승
7월 16일 대한민국VS필리핀 82-89 패
7월 18일 대한민국VS캐나다 101-79 승
7월 19일 대한민국VS일본 83-81 승
7월 21일 대한민국VS대만A 70-64 승

7월 12일 대한민국VS요르단(69-64대한민국 승): 엎치락뒤치락, 역전과 재역전의 시나리오!
  김상식호의 존스컵 첫 경기는 역전과 재역전의 반복이었다. 1쿼터 중반 요르단은 무서운 기세로 쫒아왔지만 한국은 전준범(상무), 이정현(전주 KCC), 이승현의 3점슛이 터지며 리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공격에서 잦은 턴오버와 수비에서도 불안감을 노출하며 20-17,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킨 채 1쿼터를 마쳤다.
  한국은 요르단에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이승현이 골밑득점과 미드레인지 점퍼 등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2쿼터는 접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이 균형은 3쿼터 요르단이 분위기를 타며 깨지기 시작했다. 요르단은 공격을 몰아치며 37-46, 9점 차까지 점수 차이를 벌였다. 그러나 다시 한번 두목호랑이 이승현이 해결사로 나서며 팀 분위기를 가져왔다.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며 어느덧 4쿼터 60-60의 스코어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균형을 깬 팀은 한국이었다. 김종규(원주 DB)의 덩크와 이정현의 3점포, 이승현의 레이업 쐐기 득점까지, 한국은 몰아치듯 득점했다. 이승현의 뛰어난 활약 속에 엎치락뒤치락 팽팽했던 경기는 69-64,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났다.

7월 19일 대한민국VS일본(83-81 대한민국 승): 치열했던 한일전, 해결사 강상재와 역시 이승현!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고 했다. 농구 한일전 역시 한국의 승리였다. 1쿼터, 일본이 득점을 계속해서 올리는 동안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의 잦은 턴오버는 일본에 득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라건아(울산 현대모비스)와 허훈(부산 KT)의 1쿼터 막판 득점과 2쿼터 이대성(울산 현대모비스)과 강상재의 호흡으로 한국은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강상재의 외곽포, 이대성과 허훈의 레이업 득점으로 점수 차가 12점 차까지 벌어지며 한국이 크게 앞서나갔다.
  3쿼터 초반의 흐름은 일본이 가져갔다. 다행히 강상재의 3점과 연이은 미드레인지 점퍼 득점으로 간신히 리드를 유지했다. 이승현은 이정현과 호흡을 맞추며 득점 지원에 가담했고, 수비에서도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참여하며 궂은일을 맡아 팀의 리드를 지탱했다. 허훈의 득점으로 11점 차를 유지한 채 마무리 한 3쿼터의 분위기는 4쿼터 초반까지 이어졌다. 이승현은 외곽슛을 터트리고 묵직한 돌파로 스텝백도 성공하며 단연 돋보였다.
  그러나 일본은 이에 맞서 몰아치듯 득점해 78-73까지 쫓아오면서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위기 상황은 강상재의 미드레인지 점퍼와 이승현의 골밑 득점으로 돌파했다. 두 고려대 출신 선수의 활약으로 손에 땀을 쥐는 한일전은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 2군을 상대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 2019 FIBA 농구월드컵
  2019 FIBA 농구월드컵은 2014년 스페인 농구월드컵에 이어 5년 만에 개최된다. 기존대로라면 2018년에 개최되는 것이 맞지만, 2018년에 평창 동계올림픽과 FIFA 러시아 월드컵이 개최돼 관심이 분산될 것을 고려한 결과이다. 농구월드컵이라는 명칭은 2010년까지의 세계 선수권 대회가 2014년 스페인 농구월드컵 때부터 변경된 것이며 8월 31일부터 9월 15일까지 중국에서 진행되며 총 32개국이 참여한다.
  다음은 농구월드컵 본선 조 편성이다. 각 조의 2위까지 조별 2라운드에 진출하며 2라운드에서 2위까지 8강에 진출하게 된다.

GROUP A: 폴란드 코트디부아르 베네수엘라 중국
GROUP B: 러시아 아르헨티나 한국 나이지리아
GROUP C: 스페인 이란 푸에르토리코 튀니지
GROUP D: 앙골라 필리핀 이탈리아 세르비아
GROUP E: 터키 체코 미국 일본
GROUP F: 그리스 뉴질랜드 브라질 몬테네그로
GROUP G: 도미니카공화국 프랑스 독일 요르단
GROUP H: 캐나다 세네갈 리투아니아 호주

  한국은 그룹B에 포함되어 러시아,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같은 조를 이뤘다. 이 나라들은 각각 FIBA 랭킹 10위, 5위, 33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32위로 쉽지 않은 그룹 스테이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FIBA 랭킹 5위에 이르는 남미 전통 강호로 루이스 스콜라, 파트리시오 가리노, 니콜라스 브루시노 등이 출전한다. 아메리카 지역 예선 1차 조1위, 2차에선 미국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 2012 런던 올림픽 4위를 하는 등 지속적인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역시 FIBA 랭킹 10위로 과거 소비에트연방 시절부터 세계적인 강팀이다. 유럽 지역 예선 1차 조2위 2차 조2위를 기록하였으며, 2012 올림픽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알렉세이 쉐베드, 조엘 볼롬보이 등 강력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FIBA 랭킹 33위로 한국보다 한 단계 낮지만 아이크 디오구, 알 파로크 아미뉴 등 NBA 출신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알 파로크 아미뉴의 월드컵 출전여부는 불분명 하지만 조시 오코기, 엑페 우도 등 NBA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합류하여 위협적인 엔트리를 구축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 예선 1차 조1위, 2차 조1위로 본선에 진출한 아프리카 독보적 전통 강호이다. 실질 전력은 한국보다 강하다고 평가된다.

한국 국가대표팀은 16년 만에 출전한 지난 2014 스페인 월드컵에서 0승 5패로 24개국 중 23위를 기록했으며, 올림픽은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이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한국 대표팀의 목표는 단 1승부터 시작이다. 김상식 감독은 나이지리아 상대 1승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점수 차가 많이 나더라도 위축되지 않고 빠른 플레이의 한국 농구를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를 위해 강압적인 디펜스로 상대의 공격 시간을 줄이고, 공격에서는 지속적으로 속공을 시도하며 찬스를 놓치지 않는 화끈한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에 나설 최종 엔트리는 센터 라건아, 강상재, 김종규, 이승현/포워드 양희종, 이정현, 정효근, 최준용 /가드 김선형, 이대성, 박찬희, 허훈 12명이다.

# 이승현, 강상재 그리고 박정현의 세계무대 이야기
  이승현, 강상재, 박정현은 국가대표 예비 15인 체제로 존스컵에 출전했다. 이승현은 존스컵에서 국가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두목 호랑이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강상재 역시 스트레치 빅맨다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위기의 순간에 팀을 구했다. 박정현은 프로 선수들 사이 유일한 대학선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며 국제대회를 경험했다. 그중 이승현과 강상재는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로 선발됐다.  

<국가대표 두 선수의 스카우팅 리포트>
  이승현은 힘, 센스, 슛을 고루 갖춘 명실상부 한국 농구를 책임지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뛰어난 수비능력과 힘을 가지고 내외곽 공격력까지 갖추며 팀의 궂은일을 도맡아왔다. 이번 존스컵에서도 대표팀의 공수를 책임지며 ‘국가대표 이승현’을 농구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이승현은 존스컵에서 인도네시아, 캐나다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 20분 이상 출전했으며 부상 없이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앞서 살펴본 요르단전과 일본전에서 각각 15점 4리바운드, 16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뛰어난 슈팅력으로 스스로 득점도 만들고, 타고난 힘을 활용한 궂은일에도 마다하지 않으며 동료와의 지능적인 플레이에도 일가견 있는 그는 이번 농구월드컵의 핵심 멤버로서 활약할 예정이다. 존스컵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여실히 드러났으며, 대회 내내 그는 단연 돋보이는 선수였다. 국제무대에서도 힘으로 무장한 흔들림 없는 수비와 그만의 센스가 돋보이는 플레이를 기대해보자.

  강상재는 소속팀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끈 화려했던 시즌을 마무리하고 국가대표에 선발돼 존스컵을 치렀다. 내외곽에서 고루 강한 공격력에 힘이 더해진 그는 존스컵 인도네시아전, 캐나다전, 일본전 이상 세 경기에서 20분 이상 출전하며 적절한 외곽슛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존스컵에서 가치를 증명한 그는 이승현과 함께 농구월드컵 최종 엔트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큰 키와 힘이 뒷받침된 그의 장점을 살려 내외곽을 오가는 공격이 기대된다. 최종 엔트리에 슈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어 강상재의 손끝은 중요한 대표팀의 공격루트가 될 수 있다. 아직 이승현처럼 국제무대의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강상재의 태극마크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강상재가 국가대표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갖고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박정현의 국가대표 후 이야기>
존스컵에서 총 두 경기(13일 대만B전, 15일 인도네시아전)에 출전한 박정현은 20분을 출전한 인도네시아전에서 11점 5리바운드의 활약을 하였다. 그러나 아쉽게 농구월드컵에 참여하지 못하고 고려대로 돌아와 9월 정기전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경험은 선수 본인에게는 물론 남은 고려대의 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든든한 주장 박정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 유일한 대학선수로 선발되어 프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존스컵에 출전했다. 느낀 점과 배운 점은 무엇인가?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선발되어 너무 설레고 영광스러웠다. 잘하는 형들이랑 같이 훈련하다 보니 농구뿐만 아니라 농구 외적인 부분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많은 시합을 뛰지는 못했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프로는 다르다고 느꼈다. 또, 몸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존스컵에서 인상 깊었던 경기를 꼽자면?
어느 한 경기를 꼽을 수 없다. 나로서는 모든 경기가 다 배울 수 있는 기회이자 좋은 경험들이었다.

*아쉽게 최종명단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현재 심경과 앞으로의 각오는?
최종명단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앞으로 더 잘하면 미래에 들어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훈련에 임할 것이다. 슬프다기보단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뿐이다.

*농구월드컵에 출전하는 선배 이승현과 강상재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
승현이형과 상재형 덕분에 대표팀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다. 형들이 부상 없이 잘 마치고 왔으면 좋겠다. 화이팅!

대표팀은 농구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서 리투아니아, 체코, 앙골라를 상대로 친선경기를 치렀다. 1승 2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리투아니아와 체코를 상대로는 패배하였지만, 앙골라를 상대로 91-76 승리를 거두어 농구월드컵에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고려대를 이끌었던 이승현과 강상재는 어느덧 국가대표의 주축이 되어 한국 농구를 이끌고 있다. 존스컵에서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맺은 이들, 그들이 농구월드컵에서 써 내려갈 역사도 주목된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6 15: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