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현제 기자 aleph@

안암병원 미화원 복수노조 중 하나인 민주노총이 ‘반장제도 폐지’ 주장을 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울경인지부 소속 안암병원 분회(분회장=김윤희, 민총 분회)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장제도가 작업환경을 악화시킨다며 병원과 청소용역 회사 태가BM에 이를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민총 분회 조합원들은 반장이 △민주노총 조합 탈퇴 강요 △공정하지 못한 일 분배를 한다고 주장했다. 윤명순 서경지부 부지부장은 “반장이 민총 분회 노조원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했고, 이는 엄연한 부당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선전활동과 집회는 19일 안암병원 로비에서 시작돼 반장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반장제도는 2014년 11월 학교와 용역업체 간 계약에서 신설된 항목이다. 반장은 관리소장, 감독과 함께 전 구역 청소 상태를 점검하는 관리자이다. 회사는 당시 단일노조였던 민총 분회 간부 두 명을 반장으로 임명했다. 이후 회사는 반장들이 관리 일에 충실하도록 노조 간부직을 그만 둘 것을 요구했다. 반장들이 이를 받아들여 간부직에서 일반 조합원으로 물러났다. 올해 7월 두 반장을 포함한 32명이 민주노총에서 탈퇴하고, 한국철도사회산업노동조합(위원장=김현중, 한철노)에 가입했다. 그달 24일 한철노 고려대학교병원관리지부가 설립되면서 현재 안암병원의 미화노동자 노조는 복수노조로 나뉜 상태이다.

한철노는 이러한 민주노총의 주장에 대응해 성명서를 26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한철노는 ‘민주노총이 회사가 부당노동 행위를 자행하게 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철노 김대일 교섭본부장은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반장직을 박탈하면 이는 노동법에 어긋나는 부당노동 행위”라며 “민주노총의 요구대로 반장제도가 폐지된다면 한철노는 회사를 고발할 것”이라 말했다.

용역업체 태가BM 측은 반장제도를 쉽게 폐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태가BM 이종혁 이사는 “복수 노조 상황에서 한 노조의 요구만 들어주면 회사는 다른 노조에 부당행위를 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이사는 “작년 11월 민총 분회 간부들을 반장으로 임명했을 땐 아무 논란이 없었다”며 “올해 7월 반장들이 한철노에 가입하자 반장제도를 폐지하라는 것은 노조 간 갈등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asy@kuk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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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9 22:4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