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차정규 기자 regular@kukey.com

고등학생 때부터 드라마PD를 꿈꾼 정헌수(문과대 사회09) 씨는 6편의 독립영화를 연출했다. 그리고 2014년 11월 드라마 제작PD로 방송사에 입사하며 목표를 이뤘다. “사람들은 저를 보고 두려움이 없다고 말해요. 하지만 그런 사람은 절대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목표로 삼으니 용기를 낼 수 있었죠.”

정씨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장에 직접 뛰어드는 방법을 선택했다. “방송 관련 학과가 아니라 수업에서 연출을 배울 수 없었어요. 그래서 방송사 드라마 연출부의 막내로 들어갔는데 찍고 있는 장면의 대본도 주지 않더라고요. 시키는 대로만 하니 아무것도 배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회의감을 느낀 정씨는 작게나마 직접 연출을 할 방법을 찾다가 독립영화를 찍게 됐다. 그는 아르바이트로 번 100만원을 들여 ‘소통의 자유’라는 첫 번째 영화를 연출했다.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 논리에 막혀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는 ‘진짜 소통’을 꼬집은 그의 첫 작품은 평단의 호평을 받고 ‘29초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정씨는 이후 ‘스리슬쩍’, ‘원룸’ 등의 단편 독립영화를 연출하며 경험을 다졌다.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당시의 제 생각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었어요. 지금도 자극이 필요할 때면 제가 만든 작품들을 다시 보곤 합니다.”

실전 경험을 위해 독립영화 연출이라는 길을 선택한 정 씨에게 그 과정이 순탄할 수는 없었다. “언제나 자본이 문제였어요. ‘스리슬쩍’은 달밤의 사랑을 주제로 연출하고 싶었지만 야간에 촬영하면 돈이 더 들어서 그럴 수 없었죠.”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을 묻자 그는 시나리오 공모전 수상덕에 비교적 탄탄한 자본으로 촬영한 ‘원룸’을 꼽았다. “경험이 풍부한 배우, 스텝들과 촬영할 수 있어서 좋은 작품이 나왔죠.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자본에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이에요.”

현실에 막혀 지체하는 것이 싫었다는 그에게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묻자 ‘좋아하는 일’을 목표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면 누구나 두려움을 느껴요. 하지만 정말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긴다면 두려움을 이길 용기와 설렘이 생깁니다.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세요.”

드라마 제작PD라는 첫 번째 목표를 이룬 정씨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좋은 투수는 포수가 만든다는 말이 있잖아요. 배우와 연출가 역시 비슷한 관계라고 생각해요. 배우들과 함께 연출을 고민하며 그들이 연기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PD가 될 겁니다.”

▲ 글 | 김범석 기자 conan@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9 12:5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