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본부는 1월 15일, 우건조 전 교수(생명대 식품공학과)를 ‘교원품위 위반’ 및 ‘인건비 공동관리 및 외부장학금 회수’의 이유로 해임했다. 이에 교수의회는 1월 19일, 해임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는 우 전 교수의 청원에 의거해, 청원위원회를 열어 진상조사를 시작했다. 교수의회는 학교 법인과 본교 총장 및 교무처장에게 우건조 전 교수 청원건에 대해 교수의회의 입장을 표명하고 필요한 후속조치를 요청했다. 이후 우건조 전 교수는 학교법인을 대상으로 ‘해임　징계　처분　취소’를 1월 27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청구했다.

1개월 정직 이후 해임 징계

우 전 교수의 해임징계 처분 취소 심사는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교내에선 교수의회가 우 교수의 징계처분 철회와 재심을 요청했다. 교수의회(의장=김열홍 교수)는 학교본부에 입장을 전달하면서 “학교 측의 징계는 우 교수의 과실 행위에 비해 과도하다”며 “징계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증인이 채택되지 않는 등 충분한 소명기회도 주어지지 않아 공평한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본교 교무처는 적법절차에 따른 징계처분을 철회할 수는 없고, 교원소청심사가 재심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명순구 교무처장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 징계처분 취소‘ 청구한 것 외에 법원에서 우 전 교수의 정직 1개월 징계처분에 관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부분을 공론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학교 본부는 적법 절차에 따라 사안을 처리할 것이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법원이 판단할 문제이기에 지금 논의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한 명순구 교무처장은 다자간 사실관계 확인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명순구 교무처장은 “교수의회는 어떤 사실에 근거해 입장을 표명했는지 밝히지 않았다”며 “현재 교수의회에 청원위원회 회의록 열람 및 피징계인인 우 전 교수의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는 의결 과정을 학교 측에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우건조 전 교수는 “교수의회가 방학 중에 전체 의결을 거쳤고, 청원위원회를 통해 이번 징계가 부당함을 의결한 것”이라며 “현재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처분의 정당성여부를 가리는 소송을 통해 법원의 법리적 판단을 구하고 있고, 해임 처분 취소에 대해선 교원소청심의위원회의 심사청구를 구하고 있는 상태다. 좋은 결과 있길 기대하며 사필귀정으로 대학에 정의가 구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장이 학과 교수를 윤리위에 제소
우건조 전 교수의 해임 징계처분 사유 중 하나인 ‘교원품위 위반’ 항목과 관련해 생명대 학장이 학과 교수인 우 전 교수를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문제로 양 측의 입장이 대립되고 있다. 우 전 교수를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던 박천호 생명대 학장은 우 전 교수가 해임된 사안에 대해선 교수사회의 내부적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박 학장은 “학장으로서 학생의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알게 돼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게 됐다”며 “우 전 교수의 해임은 공식적인 기구인 교원윤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학내 구성원들이 그 결정을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4년 2월 우 교수가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을 당시 교수의회 의장을 역임한 윤호규 (공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우 전 교수의 해임이 과실에 의한 교수 제소 문제로 끝나지 않고 교수사회의 불신을 야기하는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 교수는 “교수사회가 현재보다 단합돼도 모자란데, 학장이 소속 교수를 제소한 것은 생명대뿐만 아니라 대학 전체적으로 불신이 만연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며 “이는 앞으로의 대학 발전에 커다란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 교수는 “이번 우 전 교수 해임은 1600여 명의 본교 교수 모두 단순한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경우 얼마든지 해임될 수 있다는 선례”라고 말했다.

원총, 학습권 침해 문제 제기

대학원총학생회(회장=박원익, 원총) ‘새로고침’의 정책국원인 백신혜(대학원·영어영문학과) 씨가 2월 25일 학내 커뮤니티인 고파스에 ‘우 전 교수에 해임처분’에 대해 자보를 게시했다. 백 씨는 원총회장과 함께 우 전 교수의 연구실 소속이었던 한 대학원생과 면담 한 것을 토대로 사실 확인을 거쳐 자보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학교 본부는 대학원총학생회에서 게시한 자보의 내용이 사실에 의거한 것인지는 의문이며, 한 쪽 의견에만 편중해 학생사회에 또 다른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답했다.
현재 학교본부의 공식입장과 우 전 교수의 사실 설명이 대립되는 가운데 해임 처분에 대한 엇갈린 양 측의 주장은 소청심사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우 전 교수가 청구한 해임징계 처분 심사는 4월 중으로 결정이 나올 예정이다.
한편, 본교는 2013년 1월 8일 KU-KIST 융합대학원 공간 확보를 이유로 우 전 교수에게 본인 연구실과 실험실 이전 요청을 했다. 하지만 우 전 교수의 요청 거부로 1년 여 동안 양측 간 갈등이 있었고, 결국 본교는 2013년 8월 우 전 교수의 연구실과 실험실에 단전·단수 조치를 취했다. 학교 본부의 2차례 경고에도 우 전 교수가 연구실 이전을 거부하자 이 사건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우 전 교수는 결국 ‘1개월 정직‘이라는 중징계처분을 받았다. 우 전 교수는 정직된 2014년 2월, 징계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 중이다. 이후 본교는 2015년 1월 15일 ‘교원품위 위반’ 및 ‘인건비 공동관리 및 외부장학금 회수’의 이유로 우 전 교수를 해임했다.

심정윤기자 heart@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5 03: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