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KU 시네마트랩에서 '조류인간'에 출현한 소이 씨가 관객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 | 본인 제공

가수 겸 배우 소이(본명 김소연, 중어중문학과 98학번) 씨가 영화 ‘조류인간’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를 보인 그녀는 영화를 촬영하며 산에 고립됐던 일조차 즐거웠다고 말한다. “어느 날은 초량산에서 촬영을 하는데 30분에 눈이 10cm씩 쌓였어요. 그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스케줄은 있는데 차를 못 움직이니까 다들 힘들어하고 있는데 저만 ‘아, 낭만적이야’ 하면서 동영상을 찍고 그랬어요(웃음)”

영화 ‘조류인간’은 신연식 감독의 작품으로, 소이 씨는 주인공 ‘소연’ 역할을 맡았다. “소연은 몸은 인간이지만 정체성은 새인 캐릭터에요. 두 가지 자아에 혼란을 느끼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여행을 떠나죠” 소이 씨는 본인이 ‘소연’과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소연이라는 캐릭터가 저와 닮아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어요. 제가 꿈꾸는 이상향과 현실의 나 사이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이 ‘조류인간’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임에도 조금 더 편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소이 씨는 영화 ‘조류인간’이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꿈을 찾는 시기의 사람들이 보기 좋은 영화라 말했다. “시야를 넓혀주는 영화예요.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에 대한 질문, 정체성과 꿈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죠. 이를 통해 꿈을 이루지 못해도 꿈을 향해 가는 발걸음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희망을 주기도 하고요.”

똑 부러지게 영화를 설명하는 그녀는 대중들에게 소위 ‘엄친딸’ 이미지로 남는다. 좋은 집안 환경과 고려대 출신이라는 타이틀, 그리고 다양한 방면에서의 연예계 활동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찌질하다’고 표현한다.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와 제 모습은 정말 차이가 있어요. 보이는 건 항상 밝고 똘똘한 이미지인데 저는 그렇지 않거든요. 제 실제 모습은 지극히 어둡고, 바보 같고, 맨날 찌질함에 절어 있죠. 학교 다닐 땐 도서관에서 캔 음료 하나 들고 밤새워 공부해도 학점이 잘 나오지 않아 괴로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소이 씨는 ‘고대 영화인 교우회’의 일원이기도 하다. 본교 출신 영화계 사람들이 포함된 이 모임에는 영화 ‘변호인’을 제작한 최재원 대표가 회장으로 있으며 윤제균 감독, 오동진 영화평론가 등이 속해있다. 그녀는 영화를 사랑하는 후배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11일 오후 7시에 KU시네마 트랩에서 ‘관객과의 인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재학생 중에 영화인을 꿈꾸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예요. 그런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관객과의 대화를 개최했어요. 앞서 그 길을 걸어간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요” 소이 씨는 후배들을 위한 작은 이벤트도 준비 중이라 귀띔했다. “20명 정도가 단체로 영화를 관람했다는 인증사진을 저나 제작사 트위터에 올리면 직접 찾아가서 노래를 불러주는 이벤트를 할 예정이에요(웃음).”

마지막으로 소이 씨는 후배들에게 꿈을 꾸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했다. “저도 졸업을 앞둔 24살까지도 진로를 두고 혼란을 겪었어요. 연예인을 계속해야 하는지 확신도 없었고, 계속 준비해오던 라디오 PD 시험에도 번번이 떨어졌죠. 하지만 결국 배우가 됐고, 연기하며 점점 ‘표현하는 사람’이란 제 정체성을 찾아갔어요. 후배들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주변 환경이나 현실이 자신을 가로막을 때도 있지만 좌절하지 말고 꿈을 포기하지 않길 바랍니다.”

윤진아 기자 jjina@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2 13: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