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기영 소설가가 '망각에 대한 저항'을 낭독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기 위해 작가와 시민들이 여는 여섯 번째 ‘304 낭독회’가 2월 28일 오후 4시 16분에 안암생활도서관(관장=곽승찬, 안암생도)에서 열렸다. ‘듣고 싶은 말’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낭독회에는 시인과 작가, 시민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낭독회에선 11명의 낭독자가 각각 시와 글, 노래를 통해 세월호 사건을 추모했다. ‘여기는 어디일까?’라는 글을 낭독한 윤성희 소설가는 “4월 16일 배가 가라앉던 그 순간에, ‘그러게’ 라는 말을 했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무심함에 대한 부끄러움을 진솔하게 고백했다. ‘슬픔을 갱신하며’를 낭독한 시인이자 교사인 이범근 씨는 “(자신에게)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들의 목숨은 슬픔이나, 관념이 아닌, 한참을 걸어 10개의 반을 다 지나도록 텅 비어있는 교실, 그리고 그 길을 걷는 1분 20초라는 시간, 그런 실체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망각에 대한 저항’을 낭독한 변기현 소설가는 “세월호 참사는 언어절(言語絶)의 사건이었다”며 “말로 표현하기도 힘들고 머리로 이해하기도 힘든 대참사”라고 말했다. 또한 “세월호를 잊는다는 것은 그와 비슷한 대형사고·사건이 다시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하며 세월호 사건이 잊히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몽타주’라는 시를 낭독한 임경섭 시인은 낭독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낭독회에서 ‘봄이 지나가버린 날들 밖에서’라는 시를 낭독한 고등학생 마건호(남·19)군은 “인터넷에서 304 낭독회에서 함께 슬퍼하면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잘 보내고 싶어서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두 번째로 낭독회에 참여했다는 강혜빈(여·23)씨는 “처음 낭독회에 왔을 때 마음이 무거워 이번에도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위로라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참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304 낭독회는 2014년 9월 20일부터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린다.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려는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communavec@gmail.com으로 문의하면 누구나 낭독자로 참여 가능하다.

글·사진 | 윤진아 기자 jjina@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2 17:0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