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3면 민주광장과 노벨광장을 달군 동아리 박람회

학생회관 5층부터 민주광장의 등나무 위까지 동아리연합회(회장=김근우, 동연) 로고가 박힌 우산들이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9개 분과의 색이 수놓아진 흰 우산들 아래로 100여 개의 동아리가 학생들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이번 동아리박람회(동박)은 ‘한번 해봐야지, 아찔하게’라는 주제로 혼자 갖고 있던 아찔한 상상을 동아리에서 함께 펼쳐보자는 취지로 열렸다. 다양한 동아리의 ‘그들만의 아찔함’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에이드 한잔 어때요?”

동연에선 학생들의 적극적인 동박 참여를 위해 ‘에이드 만들기’ 이벤트를 기획했다. 분과별 동아리 부스에 참여할 때마다 동아리는 학생들에게 스티커를 준다. 분과마다 해당하는 에이드 재료가 달라 각자 모은 에이드 재료로 에이드를 만드는 게 이벤트의 주요 핵심이다. ‘에이드 만들기’ 기획에 대해 학생들은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안수현(국제학부14) 씨는 “에이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흥미가 생겨 다른 부스에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동박에서 시선을 끄는 동아리 체험들이 여럿 있다. ‘고대농악대’ 부스는 마치 민속촌 전통 체험을 연상케 했다. 널뛰기판과 떡을 찧는 나무판이 양옆에 나란히 놓여있고, 차례로 널뛰기를 뛰며 소리를 힘껏 지르는 학생들이 보였다. ‘한국화회’에서는 직접 붓글씨로 명함을 만들어보는 체험을 통해 한국화에 대한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명함 종이 위에 온 신경을 집중해 붓으로 난을 치는 학생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행예술분과 구역은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동아리 부원들과 학생들이 함께 음악으로 공감하고 즐기는 흥겨운 움직임으로 가득 찼다. 각 부스 앰프의 울림과 음악 소리는 경쟁적으로 더욱 커졌고, 흥분된 분위기가 민주광장 전체에 번졌다. 한껏 올라간 공연 동아리 부원들의 목소리와 재빠른 몸놀림은 음악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알 수 있게 했다. 스트릿 댄스동아리 ‘KUDT’는 박력 넘치는 비보잉과 팝핀 댄스를 선보였고, 댄스스포츠 동아리 ‘불아스’에서는 남녀가 무대 위로 나와 팝송에 몸을 맡겼다.

둘째 날엔 비가 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오후 느지막한 시간까지 흐릿하지만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씨가 이어졌다. 수업이 끝난 학생들은 동박 입구에 기웃거리며 서성이다가 소책자를 받아가기도 했다. 봄비가 내리기 시작할 무렵엔 기악예술분과가 제일 먼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아노를 부스 안으로 들여와 가림막을 씌우고, 악기와 앰프를 차례로 정리했다.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른 부스들도 하나둘씩 부스로 들어와 슬슬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오은영 동연 부회장은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작년처럼 금방 접어야 되나 걱정했는데, 비가 오후 늦게 내리기 시작해 다행히 동박을 잘 마무리하고 끝냈다”고 말했다.  

애동박에 놀러 오세요

총 14개의 동아리가 참여한 애기능 동아리 박람회(애동박)는 18일, 19일 노벨광장에서 열렸다. 자연계 캠퍼스 곳곳에 설치된 애동박 홍보 포스터는 노벨광장까지 이어져 목적지까지 안내하는 지도의 역할을 했다. 노벨광장에는 파란 부스들 사이로 공룡과 햄스터 탈을 쓰고 총총 돌아다니는 애기능동아리연합회(회장=조현호, 애동연) 집행부들의 모습도 보였다.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프로그램의 빈약함을 지적받았던 예년과는 달리, 이번 애동연은 주변 상권의 도움으로 이벤트 상품을 확보하고 현수막에 색색의 풍선꾸러미를 달아 한껏 축제 분위기를 냈다. 애동연도 부스 참여 시 스티커를 발급하고 ‘행운의 다트’를 해서 상품을 주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애기능 동아리 부스엔 특색 있는 홍보방법으로 학생들과 어울리는 부스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애기능 노래패 동아리 ‘노래마당’은 신나는 음악을 튼 뒤 부스 앞에서 삼겹살을 구워 광장 내 사람들의 후각까지도 자극했다. 노벨광장에 고소한 삼겹살 냄새가 퍼지기 시작하자 학생들이 우후죽순 노래마당 부스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문현승 노래마당 회장은 삼겹살 굽기를 동아리 홍보수단으로 사용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삼겹살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한 건 재작년부터였죠. 음악을 들으며 삼겹살을 구워 먹으니 학생들도 관심 두고 부스에 많이 찾아와 자연스레 동아리 홍보도 돼요.”
애동박의 기획과 홍보를 더욱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조현호 애동연 회장은 “동연에 비해 애동연의 규모가 작긴 하지만 나름의 특색 있는 동아리들이 있어 새내기들이 동아리에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정윤기자 heart@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6 07:32:29: